육류에서 나온 긴 기생충?… 확인해보니 혈관 조직
육류에서 나온 긴 기생충?… 확인해보니 혈관 조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8.13 15:59
  • 호수 7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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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로 혼동하기 쉬운 식품

혈관에 혈액 들어있으면 검게 보여… 근막을 비닐 등 이물질로 오인도

달걀의 붉은 반점은 대개 혈반… 이물질 발견 땐 사진 찍고 밀봉 후 신고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간혹 고기를 먹다 보면 끈같이 가늘고 길쭉한 부분이 나올 때가 있다. 이를 이물질이나 기생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혈관·근막 등으로, 축산물의 고유한 특성일 뿐이다. 

이처럼 육류·육가공품·달걀 등에서 이물질로 혼동, 오인하기 쉬운 사례와 실제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대응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육류·육가공품

보통 살코기라고 부르는 육류 부위는 ‘근육’이다. 그런데 고기는 근육 외에도 혈관, 힘줄, 근막, 지방 등의 여러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살코기를 먹다보면 이런 조직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육류에 속이 빈 원통형이나 가늘고 길쭉한 형태의 조직이 발견된다면 ‘혈관’이다. 이를 기생충이나 벌레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열한 가공품일 경우 혈관이 수축하면서 끝부분이 좁아져 기생충처럼 보일 수 있다. 양념육에는 후춧가루나 키위 씨앗 등의 양념이 들어가는데, 이를 곰팡이나 벌레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육류 혈관과 기생충은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가열한 고기의 동맥혈관 단면을 보면 중간층이 수축해 내강(혈관 내 공간)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기생충 단면이라면 외벽, 근육층, 내부장기가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육의 도축 검사 합격도장을 이물질로 오해하기도 한다. 검인(합격도장)은 식용색소를 사용하는데 한우는 적색, 육우는 녹색, 젖소와 돼지는 청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소는 어깨·등·다리 등 14곳, 돼지는 2~6곳에 검인표시를 한다.

돈가스·햄 등 가공육 제품에서는 가끔 흰색 이물질처럼 보이는 조직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살코기를 감싸주는 얇은 섬유조직인 ‘근막’이다. 보통 이를 비닐, 종이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가공육에서 발견되는 혈관은 혈액 유무에 따라 희게 보이기도 하고 검게 보이기도 한다. 혈관 안에 혈액이 들어있으면 검게 보인다. 해당 혈관과 근막 부위들은 전부 먹어도 무방하다.

◇달걀과 알가공품

달걀은 흰자(난백), 노른자(난황), 달걀껍데기(난각), 달걀껍데기와 흰자 사이의 얇은 막인 난각막으로 구성되며, 달걀이 만들어질 때 닭의 상태에 따라 혈액이나 체조직 일부가 포함되기도 한다. 

달걀을 깨트렸을 때 노른자에 달려있는 희고 구불구불한 모양을 이물질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노른자가 중심에 있도록 돕는 알끈(단백질 끈)으로 정상이다.

달걀에서 갈색이나 붉은 반점이 보이는 것을 흔하게 발견하기도 한다. 이는 ‘혈반’이나 ‘육반’으로 역시 이물질이 아니다. 혈반은 노른자가 방출될 때 파열된 난소의 작은 혈관 때문에 생긴 혈액 반점이고, 육반은 산란기관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체조직이다. 구운 달걀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갈색 또는 검은색 반점’ 또한 혈반과 육반으로, 이물질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혈반과 육반은 고온(30~40℃)에 노출되거나 스트레스, 영양소 결핍, 유전적 요인, 노계 등으로 인해 생긴다.

◇이물질 발견 시 대응 및 예방법

우선 이물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식품을 보관 또는 조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갈 수도 있는지 주위를 잘 살핀다.

또한 식품 포장지 및 구매 영수증을 함께 보관하고, 가능하면 이물질과 남은 식품의 사진을 찍어둔다. 이물질이 발견된 제품을 잘 밀봉하고, 이물질이 분실·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신고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정·불량식품 신고’(대표번호 1399)를 통해 하면 된다.

이물질로 인해 피해를 입어 피해보상의 협의를 원하는 소비자는 해당 제품의 제조회사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되며, 피해구제에 대한 상담을 원하면 ‘한국소비자원’(대표번호 1372)으로 문의하면 된다.

식품 이물질 혼입을 막기 위해선 식품 특성에 맞는 적절한 취급·보관이 중요하다. 벌레는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일부 벌레(화랑곡나방 애벌레 등)는 비닐 포장지 등을 뚫고 침입하기도 한다.

시리얼류 등 여러 번 나누어 먹는 제품은 단단히 밀봉하거나 밀폐용기에 담아 바닥에서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 단맛이 강한 제품은 개봉 후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닐로 포장한 면류, 과자, 커피 등은 밀폐용기에 보관하거나 냉장·냉동실 등에 저온 보관하고, 어둡고 습한 장소는 피해야 한다. 배달된 제품의 경우에는 포장 상자 틈새 등에 벌레가 서식하다 혼입될 수 있어 제품을 받는 즉시 포장 상자를 제거하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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