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 “임원·직원들에 노인회 금배지 달아줘…사기앙양·자긍심 고취”
이기수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 “임원·직원들에 노인회 금배지 달아줘…사기앙양·자긍심 고취”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8.20 13:51
  • 호수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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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청장의 노인회장 예우에 노인회 위상 올라…물질적 지원보다 가치 있어

장학회 설립해 청소년에 장학금 전달… 받기만 하는 노인이란 기존 인식 바꿔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는 열악한 환경의 ‘작은 지회’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존경받는 노인회’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이기수(75) 부산 북구지회장이다.

이 지회장은 “노인회 위상이 종전과 다르게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노인회장이 지역행사에 참석했을 때 국회의원과 상석에 나란히 앉아 가장 먼저 소개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라고 받지만 말고 어르신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장학회를 설립해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7일 부산시 북구 금곡대로에 위치한 북구지회 회관에서 이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 실태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이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부산 북구지회는 146개 경로당, 회원 5000여명이 있다.

-회원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은.

“회원 대부분이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쳤다. 우리만이 아니라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부산의 전 경로당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로당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

“지자체의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오후 시간대에만 경로당 문을 연다. 하지만 방역수칙이란 게 발열체크,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사용 후 소독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쩌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경로당 관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경로당 관리자가 바로 경로당 회장인데 80~90대 어르신들이 그런 일들을 매일 감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부산 북구는 어떤 곳인가.

“큰 공장이 없는 탓에 재정은 열악한 편이며 노인 인구는 많다. 공해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건 역으로 자연환경이 좋다는 얘기이다. 지회가 위치한 금곡동은 뒤로 금정산, 앞으로 생태공원이 낙동강 줄기 따라 이어져 노인이 살기엔 아주 좋은 곳이다.”  

-취임 3년째이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지.

“선거공약 대부분을 실현했다고 본다. 경로당 운영의 불편했던 점들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고 최선을 다했다. 그 중 하나가 운영비 정산이다. 일년에 두 번, 6월과 12월에 해오던 것을 연말에 한 번만 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것만으로도 불편이 해소됐다고 경로당에서 만족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기수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맨오른쪽이 지희순 사무국장.
이기수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맨오른쪽이 지희순 사무국장.

이 지회장은 “나이 지긋한 경로당 회장들이 수천원짜리 영수증을 일일이 챙기는 게 어렵다”며 “체크카드 내역서만 제출하면 되는 걸 굳이 영수증 첨부라는  구시대적인 정산방식을 요구해 회장님들이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아주 간단하다. 명목만 바꾸면 된다. 운영비는 사용 근거(영수증)가 있어야 하지만 ‘지원금’이라고 하면 영수증이 필요 없다. 말 그대로 지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운영비를 지원금으로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경로당에선 운영비 전용(轉用)도 바라는데.

“맞는 말이다. 아파트경로당은 냉·난방비가 조금 남고 주택인 경우는 모자란다. 한쪽에 모두 쓰는 게 아니라 70% 선에서 융통성 있게 사용하도록 해줘야 한다.” 

-또 다른 성과라면.

“경로당 운영비 인상으로 경로당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다. 구청장께서 구 발전에 기여가 클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 진심으로 잘 모신다. 과거 노인회장을 젊은 단체장들 다음으로 소개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의 어른을 먼저 인사시키는 게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건의하자 바로 배려해주었다. 그 결과 노인회를 바로 보는 시선도 그렇고 노인회 위상이 높아졌다. 물질적인 지원 이상의 가치 있고 의미있는 대접이 아닐 수 없다.”

-노인회에 대한 북구청의 협조가 잘 되는가 보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복지 중 하나가 정보의 접근성이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소식을 비롯 전국 경로당 운영과 현안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백세시대 신문을 접할 수 있게 해준 점에 대해서도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이 지회장은 노인일자리 확충도 그간의 운영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북구지회의 노인일자리는 과거 80명대에서 올해 340명으로 400%나 늘었다. 경로당도우미가 많다. 코로나 때문에 요즘은 경로당 외곽 청소를 담당한다. 취업지원센터도 활성화됐다. 양파·단감·사과 등 농산물 수확을 돕는 일로 김해부터 제주까지 요청이 들어온다고. 익숙한 사람은 하루에 10만원 벌이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지회장은 “60세 이상의 농촌일손돕기 일자리는 지역 간의 소통·교류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회원들의 건강증진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 대표적인 노인 스포츠의 하나인 파크골프가 이 지회장의 열정적인 확산 노력으로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이 지회장은 “4인이 한 팀이 돼 4홀을 돌면 2시간 정도 되며 대략  8000보를 걷는 셈이라 건강에 매우 좋다”며 “경로당 및 일반회원 등 20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제1회 실버파크골프대회를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지회 자문위원(김기태)이 기증한 전동삼륜차가 대회 부상으로 주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기수 지회장은 40년간 교육계에 헌신했다. 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경남교육청 장학사, 장학관을 지낸 뒤 마지막으로 창원 용호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했다. 경남교육삼락회 사무처장, 경남청소년문화 연합회장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 상임부회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

-교육계에 오래 몸 담았다.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장학사로 있을 당시 전교조 활동이 활발할 때였다. 그들과 소통을 통해 협조할 건 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이어갔다. 30대 후반 장학사로 ‘진주교대 출신 1호 장학사’란 칭호도 얻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퇴임 후 부산 북구의 롯데카이저 아파트경로당 회장을 우연찮게 맡았다. 북구지회 컴퓨터교실 운영을 계기로 지회로 들어와 상근부회장을 2년여 지냈다. 주위의 권유로 지회장 선거에 나가 경로당 회장님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4명의 후보 중 최다득표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지회장 직무수당을 사무실 운영비로 돌리는 등 헌신적인 자세와 노력으로 지회를 이끌어왔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사기앙양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지회 임원과 직원들에게 대한노인회 금배지를 제작해 가슴에 달아주었다”며 “일선에서 희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경로당 회장님들에 대한 활동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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