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방역관리자 활동비 지급은 당연”…서울시 이어 경기 고양시도
“경로당 방역관리자 활동비 지급은 당연”…서울시 이어 경기 고양시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8.27 11:38
  • 호수 7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회장이 주로 맡아 다양한 역할
최근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가 경로당 방역관리자들에게 활동비를 지원하면서 타 지자체에서도 지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경로당 방역관리자인 실버보안관 어르신이 회원들의 열을 체크하는 모습.
최근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가 경로당 방역관리자들에게 활동비를 지원하면서 타 지자체에서도 지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경로당 방역관리자인 실버보안관 어르신이 회원들의 열을 체크하는 모습.

서울시, 지난 3월부터 경로당 운영비 한도 내 월 10만원 활동비 지원

고양시, ‘실버보안관’ 도입해 방역‧학대예방 등 맡겨… 월 5만원 지급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로당 회장으로 활동하는 김명직(가명) 어르신은 경로당을 소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식사가 중단돼 식재료 구입 등 일부 업무는 줄어든 대신 방역관리 업무가 대폭 증가했다. 경로당 방문 회원들의 열 체크부터 명부 작성은 물론이고 경로당 곳곳을 소독하는 일도 맡았다. 또 회원들이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 생활하는지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노동강도는 크지 않지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피로도가 큰 편이다. 김 회장은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없는 상황에서 방역관리 업무까지 늘어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근 경로당 회장들이 코로나 방역관리까지 맡아 업무가 과중된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 등이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예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방역관리에 한해 활동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경로당 방역관리자에게 방역활동비를 지급한 것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구청별로 경로당 운영비 한도 내에서 ‘코로나19 감염관리책임자 방역활동비’를 매달 10만원씩 줄 수 있도록 했다. 

각 구청에서는 면적, 인원별로 차이는 있지만 각 경로당에 매월 40만원 정도의 운영비를 지급하는데 이중 10만원을 경로당 방역관리자가 활동비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 경로당이 운영하는 기간에만 지급이 되는데 현재 서울시는 확진자 급증으로 대부분의 경로당이 문을 닫은 상태이다. 

한 노인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로당 운영비를 사용하지 못한 데다가 경로당 방역관리자의 책임이 커져서 서울시와 각 구청이 운영비 한도 내에서 활동비를 지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말 경로당 문을 다시 연 경기 고양시는 경로당별로 방역관리를 도맡는 ‘실버보안관’을 한 명씩 선정해 방역활동비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문을 닫았던 고양시는 무더위쉼터로 활용하기 위해 운영 재개를 결정했다. 단, 기존보다 방역수칙을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2차 백신 접종이 끝난 뒤 14일 지난 어르신만 이용을 할 수 있는 데다 인원도 정원의 50%만 가능하다. 시간 역시 오후 1시~5시까지로 제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책임감 있는 방역을 위해 실버보안관을 지정하고 이에 대한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했다. 

고양시는 지난 5월 추경 편성을 통해 2억원의 예산을 마련했고 경로당 운영재개에 맞춰 실버보안관을 도입했다. 현재 실버보안관 참여 인원은 558명으로 경로당 1곳당 1명씩 선정됐다. 고양시 전체 경로당은 565곳이지만 7곳은 정상 운영이 어려워 실버보안관을 선발하지 못했다. 선발은 각 경로당 추천으로 이뤄지며, 보안관들에게는 월 5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실버보안관의 주업무는 단연 방역관리다. 경로당 회장이나 총무가 주로 맡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로당은 일반 회원 중 사회 봉사활동이 가능한 어르신을 선정했다. 

실버보안관은 경로당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출입자 체온 체크, 명부 작성 등 기본적인 방역관리를 수행한다. 또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이를 즉각 보고하고 각종 시설물 관리도 맡는다.

단순 관리뿐만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도 한다. 실버보안관은 경로당 회원이어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주변 어르신들을 보다 빨리 발굴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 위험이 발생하거나 노인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노인회 지회에 바로 알려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고양시 실버보안관은 서울시와 달리 경로당이 문을 닫더라도 활동이 중단되지 않고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며 안부를 체크하는 업무로 전환된다. 이와 함께 고양시는 사고 예방, 노인 학대 예방 등의 교육도 진행해 실버보안관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실버보안관의 관리·감독은 고양시 3개 노인회 지회에서 관리한다. 실버보안관은 열 체크, 접종완료 확인, 명부 작성 확인 등 항목이 담긴 근무상황부를 매일 작성해 월 1회 지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지회에서는 수시로 경로당을 방문해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점검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실버보안관들이 현장에서 방역관리를 맡아 주면서 보다 안전한 경로당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