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몸 걱정 할수록 짧아지는 수명”
[백세시대 / 세상읽기] “몸 걱정 할수록 짧아지는 수명”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8.27 14:00
  • 호수 7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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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기자는 최근 경미한 교통사고를 당해 정형외과에서 허리 부위 엑스레이를 찍었다. 의사가 기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가리키며 “뼈에 이상은 없지만 의사생활하면서 뼈 상태가 이렇게까지 안 좋은 건 처음 본다”며 “여든 나이의 뼈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기자의 나이는 60대 중반이다. 

기자는 이후로 “내 몸을 떠받치고 있는 뼈가 그렇게 부실하다니 혹시라도 넘어지면 온몸이 부서지는 건가, 무얼 먹어야 뼈가 단단해질까”라며 걱정을 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근심은 기우(杞憂)라는 걸 깨달았다. 일본의 한 의사 말 때문이다. 마쓰모토 미쓰마사(78) 간토 의료클리닉 원장은 홋카이도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40여년 의사 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는 “뼈가 약해지는 건 노화 또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현상으로 ~증을 붙여야할 병이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머리가 허옇게 세는 것도 ‘백혈증’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골다공증은 전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치료할 필요도 거의 없다. 그리고 치료를 해도 눈에 띄게 탁월한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즉 약물을 써서 뼈가 굉장히 튼튼해졌다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골다공증을 병으로 둔갑시킨 이는 누구인가. 마쓰모토는 “제약회사와 그 선봉에 선 언론이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일들을 했다”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첫째가 운동이고, 두 번째는 식사”라고 말했다. 

운동은 약간 무거운 물건을 들고 걷는 것이다. 뼈에 부담을 줌으로써 탈회(脫灰·뼈에서 무기질에 빠져나가 뼈의 결정구조가 약해짐)를 막는다. 식사의 경우 우유가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소나 코끼리는 우유를 먹지 않지만 뼈가 튼튼하다. 브로콜리, 무 잎, 된장, 청국장, 작은 생선, 멸치, 말린 치어 등이 뼈에 좋은 음식이다.

마쓰모토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서도 놀라운 사실을 밝혔다. 그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인 220mg/dl을 훨씬 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20여 년 전부터 콜레스테롤 수치를 이상하리만치 신경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220이 너무 높다며 불안해하는 것이다. 서구인의 기준치(220)를 적용하는 것은 비정상이다. 400이나 500쯤 되면 몸에 해롭다고 해도 되지만 250이나 300 정도를 가지고 악당 취급하는 걸 보면 콜레스테롤이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약? 그런 건 처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다. 몸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초를 이룬다. 혈관을 강화하고 신경을 형성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뇌졸중에 걸리기 쉽다는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일본인의 뇌졸중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에게서 발생했다. 낮은 영양상태의 저콜레스테롤 때문에 혈압이 약해지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악성질환(암)에 걸린 사람을 보면 대부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 

마쓰모토가 하는 다음의 말을 늘 상기하며 살아가는 게 정신·육체적 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몸에 대해 무서우리만치 걱정한다. 콜레스테롤이 조금 많은 것뿐인데 기겁을 하거나 혈압이 조금 높은 것뿐인데 호들갑을 떨고 열이 조금만 나도 해열제를 찾고 식욕이 조금이라도 떨어질라치면 내 몸 어딘가에 암이라도 숨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불안에 휩싸인다. 하지만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강한 존재다. 그리고 아무리 아등바등해봐야 수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아니 그럼으로써 오히려 수명이 더 짧아진다. 그러니 좀 더 당당하게 살자.” 이 글은 ‘건강검진의 거짓말’(마쓰모토 미쓰마사·에디터)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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