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를 이끄는 사람들 ④
노인복지를 이끄는 사람들 ④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2.27 11:14
  • 호수 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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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재 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일성여중고 교장
배움기회 놓친 여성들에 문 활짝…문맹노인 의무교육 제도화 시급

▲ 이선재 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일성여중고 교장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놓친 중고령 여성들을 위해 만학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가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일성여자중고등학교가 바로 그곳. 2월 24일 양원주부학교에 이어 양원초등학교(25일), 일성여자중고등학교(26일)가 졸업식을 가졌다. 세 학교를 이끄는 수장이자 배움의 길을 잃은 중고령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전도사 이선재 교장을 만났다.

2월 25일 양원초등학교 첫 졸업식에 대한 감회는.
마치 누이동생 시집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 잘해주고, 더 열심히 가르치고 싶었는데 그만큼 했는가 반문하게 된다.

교육을 노인복지와 연결 짓는다면.
복지를 두 가지로 나뉜다면 생산적 복지와 구호적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구호적 복지라면 교육을 제공하는 일은 생산적 복지다. 우리는 흔히 복지하면 장애인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한글로 자기 이름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것도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의무교육은 우리 모두가 받을 권리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비문해인들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 노인들에게도 자기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건강하고 활기차게 노년을 보낼 수 있다. 40~70대 제2의 성장기라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 80대 이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타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은.
우리 학교가 내세우는 구호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오시오’다. 생활교육·실용·미래지향적인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21세기 고령화 사회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모든 일을 해결할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 배운 것을 당장 써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자와 영어, 컴퓨터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어는 말하기를 비롯해 팝송, 연극 대회 등을 열기도 한다. 또 수업뿐 아니라 영어, 한자, 컴퓨터 등 8개 특별활동을 비롯해 문예반, 합창반, 영어말하기 대회,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정규 수업에서 할 수 없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방과 후 특기적성을 살려 웅변대회에 나가 서울시교육감상도 수상할 정도로 실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문학에 소질 있는 학생들이 많아 재학 중 시인에 등단한 학생도 35명이나 된다.

봉사회도 조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원봉사회는 양원주부학교와 일성여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결성한 봉사모임이다. 1993년 창립돼 1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봉사회는 정기적으로 회비를 모아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및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누고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학교를 찾아온 학생이 없어 ‘문 닫는 것’이 꿈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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