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재 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일성여중고 교장
배움기회 놓친 여성들에 문 활짝…문맹노인 의무교육 제도화 시급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놓친 중고령 여성들을 위해 만학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가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일성여자중고등학교가 바로 그곳. 2월 24일 양원주부학교에 이어 양원초등학교(25일), 일성여자중고등학교(26일)가 졸업식을 가졌다. 세 학교를 이끄는 수장이자 배움의 길을 잃은 중고령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전도사 이선재 교장을 만났다.
2월 25일 양원초등학교 첫 졸업식에 대한 감회는.
마치 누이동생 시집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 잘해주고, 더 열심히 가르치고 싶었는데 그만큼 했는가 반문하게 된다.
교육을 노인복지와 연결 짓는다면.
복지를 두 가지로 나뉜다면 생산적 복지와 구호적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구호적 복지라면 교육을 제공하는 일은 생산적 복지다. 우리는 흔히 복지하면 장애인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한글로 자기 이름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것도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의무교육은 우리 모두가 받을 권리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비문해인들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 노인들에게도 자기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건강하고 활기차게 노년을 보낼 수 있다. 40~70대 제2의 성장기라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 80대 이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타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은.
우리 학교가 내세우는 구호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오시오’다. 생활교육·실용·미래지향적인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21세기 고령화 사회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모든 일을 해결할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 배운 것을 당장 써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자와 영어, 컴퓨터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어는 말하기를 비롯해 팝송, 연극 대회 등을 열기도 한다. 또 수업뿐 아니라 영어, 한자, 컴퓨터 등 8개 특별활동을 비롯해 문예반, 합창반, 영어말하기 대회,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정규 수업에서 할 수 없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방과 후 특기적성을 살려 웅변대회에 나가 서울시교육감상도 수상할 정도로 실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문학에 소질 있는 학생들이 많아 재학 중 시인에 등단한 학생도 35명이나 된다.
봉사회도 조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원봉사회는 양원주부학교와 일성여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결성한 봉사모임이다. 1993년 창립돼 1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봉사회는 정기적으로 회비를 모아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및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누고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학교를 찾아온 학생이 없어 ‘문 닫는 것’이 꿈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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