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고전의 향기 [156]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야
마음을 여는 고전의 향기 [156]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야
  • 함영대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부교수
  • 승인 2021.09.10 13:35
  • 호수 78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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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학문의 길은 다른 길이 없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물어야 한다.

學問之道無他. 有不識, 

학문지도무타, 유불식,

執塗之人而問之, 可也. 

 집도지인이문지, 가야.

-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연암집(燕巖集)』권7 별집 「북학의서(北學議序)」


1781년(정조5)에 연암 박지원은 초정 박제가의 『북학의』에 서문을 써 주면서 그 첫마디를 이렇게 시작했다. 박제가는 1778년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다녀왔다. 『북학의』는 그 견문의 기록이다. 박제가의 중국 전략보고서인 셈이다. 박지원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780년에 중국을 다녀왔다. 그의 『열하일기』는 이후 대표적인 연행록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두 사람은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것에 의기투합했다. 눈오는 날이나 비 오는 날에도, 술을 먹는 날에도, 등잔불이 다할 때까지도 그칠 줄 모르고 토론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연행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발전된 중국의 문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비록 이민족의 왕조인 청이라고 하더라도 배울만한 것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일치했던 두 사람의 생각은 이 첫마디에 집약되었다.

박지원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종에게도 배워야 하며 글자 하나라도 더 안다면 그에게 배워야 한다고 했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게 묻지 않는다면 평생 고루한 채로 어쩔 줄 모른 채 스스로의 지평에 갇혀 지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지원은 그런 상황을 두고 “우물안 개구리, 밭 두더지” 마냥 자기가 사는 곳을 제일이라고 여긴다고 하며, 객관적인 세계인식이 미흡하여 누추한 것을 두고 검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탄했다. 박지원의 생각에 그것은 이용후생의 기획이 빈약하고 배우고 물을 줄을 몰라 생긴 폐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순임금은 시골 농부였다가 효제의 실천을 통해 요임금의 발탁을 받아 일약 황제의 지위에 오른 사람이다. 맹자는 순이 농사짓고 질그릇 굽고 물고기 잡는 일을 하면서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기를 버리고 남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에게서 잘 배운 것이다. 공자의 제자들은 공자가 다양한 직무에 다재다능함을 찬탄했다. 공자는 자신이 젊은 시절 가난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잘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은 공자의 막일도 아마 순임금이 했던 그런 일일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순임금이나 공자같이 성스럽고 재능있는 분들도 사물의 기술을 익히고 필요한 도구를 만들자면 시간도 부족하고 지혜도 막힐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분들이 성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지원은 남들에게 잘 물어서 배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법이 훌륭하고 제도가 아름답다면 오랑캐에게라도 나아가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박지원의 눈에 청나라는 단순한 오랑캐의 나라가 아니었다. 땅은 삼대 이래 한, 당, 송, 명의 땅이며, 백성은 그런 시대의 유민이었다. 여전히 삼대 이래의 광대한 규모, 정미한 심법, 상당한 수준의 과학기술과 찬란한 문장을 지닌 옛 법을 보존한 나라였다.(하략)

함영대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부교수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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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9-11 00:54:47
은나라 왕족들의 여러 제사에 익숙하게 노출되어, 이후, 자연스럽게 절대자를 추구하고, 성인 天子에 대해 탐구하시며,모르는 건 물어서 진리를 깨우치는 학구적 과정을 거치셨다고 여겨집니다.

윤진한 2021-09-11 00:52:44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석전대제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동아시아는 수천년 유교사회입니다. 공자님 이전의 始原유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 이전의 구약성서 시대에 해당됩니다. 하느님(天).神明,조상신 숭배가 유교의 큰 뿌리입니다. 유교는 국교로, 주변부 사상으로는 도가나, 음양가, 묵가사상등이 형성되었고, 법가사상은 이와는 다른 현실적인 사상이며, 국가의 통치에 필요한 방법이었습니다(진나라때 강성하고, 유교나 도교와 달리, 한나라때 율령이 반포되어 이후 동아시아에 유교와 별도의 성격으로 국가통치에 활용됨).@순임금은 선대天子인 요임금에게 선택받은 과정이 있었고, 공자님은 은나라 왕족의 후손으로, 어릴때부터 하느님, 天子, 神明숭배,

윤진한 2021-09-11 00:49:58
공경대부, 보통의 유학자, 일반 서민의 유교질서로 이어진 세계제국 성격의 한족나라입니다.@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윤진한 2021-09-11 00:48:44
공맹의 인의예지신, 삼강오륜및 수천년 중국 유교를 믿고 살아온 중국인들이 광의의 한족입니다. 세계사적으로 중국은 한나라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에 성립된 공자님의 유교를 믿어오면서 줄곧 하느님(天)제사, 地神제사, 산천신제사, 조상제사, 공자님제사로 이어진 나라이며, 원나라.청나라시대에도 이런 제사는 天子(세속적으로는 중국 황제)의 주관하에 유교제사와 유학교육으로 이어진 나라입니다. 유교 최고 교육기관으로는 한나라 태학, 위나라 태학, 수나라 국자감, 당나라 국자감, 송나라 국자감, 원나라 국자감, 명나라 국자감, 청나라 국자감, 국자감의 명칭을 대체한 청말기의 경사대학당(베이징대로 승계됨)으로 이어지면서 황족과 왕족, 사대부들, 그리고 평민들까지도 유교 최고대학에서 공부하고 天子(황제), 공경

윤진한 2021-09-11 00:48:05
한족이란, 굉장히 광의적인 표현입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한족은 사전적 정의로 이렇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진출한 민족이다. 2000년 기준 총인구 13억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민족집단(출처:두산백과).2021년 현재는 14억 4,421만 6,102명이 중국에 거주하는 광의의 漢族입니다. 고대의 선비족이니 뭐니 하는 민족들도 현재의 한족이며, 그 당시에도 한족에 포함되는 중국인이었습니다. 한나라시대에 성립된 漢제국의 민족이 한족에 해당됩니다. 漢나라 문화의 영향아래 살아온 한족. 황하문명의 중국에서 한자를 쓰고 하느님(天).神明숭배하며, 설날(춘절),추석(중추절).청명절.단오절과 원소절(대보름) 및 24절기, 동지, 조상제사, 공자님숭배 및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