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르신들과 공예활동을 하는 즐거움
[기고] 어르신들과 공예활동을 하는 즐거움
  • 이영순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 9988행복나누미
  • 승인 2021.09.10 14:17
  • 호수 7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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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 9988행복나누미
이영순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 9988행복나누미

지난 8월 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동막제1경로당에서는 9988행복나누미 프로그램으로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미술(공예) 프로그램 ‘어항 만들기’를 진행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면서 어르신들이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에 앞장서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본격적인 미술활동에 앞서, “플라스틱은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데, 이 환경호르몬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교란물질로 우리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설명했다.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페트병에 접착제가 붙어 있어 활용도가 적다는 점, 플라스틱을 땅에 묻게 되면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나도 썩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점도 알려드렸다.

설명을 들은 어르신들은 각자 준비해 온 페트병에 유성 펜과 아크릴물감을 이용하여 ‘페트병 어항 만들기’를 시작했다. 물에 파란색 물감을 섞어 시원한 바다를 연상할 수 있도록 채워 표현했고 겉면에 물고기, 풀, 풀꽃 등을 직접 그려 넣으니 폐품에 지나지 않던 페트병이 아주 근사한 어항으로 변모했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던 성질 괴팍한 어르신까지도 슬그머니 다가와 앉아 “이렇게 만드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TV에 올려놓으면 시원하게 보이겠네!” 하시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우리 손자에게 선물로 줘야겠다”는 어르신도 계셨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열의를 보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한 경증치매 어르신은 어두운 색깔로 물고기 형체도 못 알아보게 그려 놓고는 조금 있다가 “내 것 어디 있냐?”고 찾으신다. 그래서 미리 샘플로 만들어 놓은 것을 슬그머니 드리면서 “여기 있어요. 너무 잘 하셨네요” 라고 격려해 드렸더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그걸 보는 나는 가슴 벅차오름을 느꼈다.

이번 페트병 재활용 미술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소근육 운동, 뇌 운동, 인지활동, 치매예방, 미술심리치료로도 매우 유용하다. 계절에 따라 봄-새싹, 여름-바다, 가을-낙엽, 겨울-눈 등의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고, 레크리에이션 등 여러 놀이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는 9988행복나누미 강사로 15개 경로당 150여명의 어르신들을 위해 보다 알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서로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서로 도와가며 함께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오늘도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미소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경로당을 향하여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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