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달리며 쓰레기 줍는 ‘플로깅’을 아시나요?
가볍게 달리며 쓰레기 줍는 ‘플로깅’을 아시나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9.10 15:27
  • 호수 7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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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 가볍게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운동이 대한노인회와 기업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강동구지회가 플로깅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최근 국내에 가볍게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운동이 대한노인회와 기업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강동구지회가 플로깅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 환경보호와 운동 동시에 할 수 있어 확산

국내 기업들 잇따라 도입… 대한노인회 남양주시지회 등도 동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오는 10월부터 플로깅 대회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플로깅’ 운동을 시작한 서울 강동구지회(지회장 엄기순). 올 연말까지 매월 한 차례 진행하려 했던 이 활동은 7월과 8월 각각 코로나 확산과 무더위로 잠시 쉬어갔다. 또 이달에도 추석과 각종 행사가 겹쳐 순연됐다. 엄기순 지회장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고 환경도 보호하는 플로깅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근 플로깅 운동이 국내에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자원봉사단체 등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플로깅’(plogging)은 ‘(이삭 등을)줍다’라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 ‘조깅’의 합성어로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달리는 환경운동을 가리킨다. 국내에서는 ‘줍다’와 ‘조깅’을 합쳐 ‘줍깅’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국립국어원에서는 ‘쓰담달리기’로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플로깅은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됐다. 환경운동가인 에리크 알스트룀은 스웨덴 중부에서 살다가 수도인 스톡홀름으로 이사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거리와 공원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던 것이다. 그는 이후 한 손에 봉투를 들고 스톡홀름 시내 거리로 나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이런 활동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이후 플로깅은 SNS를 통해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선진국의 운동문화라는 입소문이 났고 순식간에 영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로 뻗어나갔다. 2018년 미국의 뉴욕, 인디애나폴리스 등에서도 대규모 플로깅 행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2018년경 ‘줍깅’이란 이름으로 상륙했다.

‘줍깅’, ‘쓰담달리기’로도 불려 

플로깅은 환경보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줍는 것을 운동의 하나로 접목한다는 특징이있다. 플로깅을 할 때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은 스쿼트 운동 자세와 비슷하게 하고 쓰레기를 줍기 힘들 정도로 조깅하는 속도를 높이지는 않는다.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은 점도 장점이다. 이로 인해 현재 플로깅은 조깅뿐 아니라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도시와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여타 대중적인 스포츠 활동과도 결합되고 있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달리기 편한 옷을 입고 쓰레기봉투와 일회용 장갑을 챙기면 끝이다. 이와 함께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기다란 집게를 챙기면 좋다. 쓰레기가 버려진 달릴 수 있는 길이라면 어디든 플로깅 활동지로 적합하다. 집과 가까운 공원·산책로·등산로뿐 아니라 휴가를 떠난 유명 관광지에서 플로깅을 즐기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 등 대규모 행사 개최 

플로깅이 인기를 끌며 환경을 보호하는 윤리경영을 앞세운 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올해 6월 이후에만 SK이노베이션 ‘산해진미(山海眞美) 플로깅’, 한빛소프트 ‘어스앤런 플로깅(Earth & Run Plogging) 챌린지’, KB손해보험 ‘KB플로깅 캠페인’ 등이 열렸다. SK이노베이션의 산해진미(山海眞美) 플로깅(Plogging)’의 경우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산(山)과 바다(海)를 지켜 참(眞) 아름다운(美) 지구를 만들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플로깅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4인 이하로 모여 플로깅 활동을 하고, 모은 폐플라스틱을 회사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렇게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어 독거노인, 발달장애아동 등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또한 플로깅은 대한노인회에도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강동구지회를 시작으로 경기 남양주시지회(지회장 윤해원), 충북 청주시상당서원구지회(지회장 권영주) 등이 플로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남양주시지회 호평동분회의 노인자원봉사클럽인 ‘늘을지킴이’의 경우 지난 5월 호평평내행정복지센터와 ‘골목길 플로깅 데이’ 행사를 진행한 후 매월 한두 차례 꾸준히 플로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늘을지킴이 회원 20여명은 지역의 주요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 4곳을 중심으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주우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정홍 분회장은 “플로깅은 회원들의 건강도 챙기고 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생활쓰레기 줄이기에 일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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