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안전관리자는 ‘잡부 역할’? 1년 내내 채용공고…왜
이마트 안전관리자는 ‘잡부 역할’? 1년 내내 채용공고…왜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9.2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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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관리부터 물품분류, 캐셔, 배달까지 “현타 와서 그만뒀다”
이마트 “주차관리 아닌 명절 주차장 차량 사고 방지 요청” 해명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이마트가 고용한 안전관리자에게 본래 업무가 아닌 이외의 일을 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면접에서부터 “안전 외 다른 업무도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으며 실제로 주차관리부터 물품 분류, 캐셔, 배달 업무까지 요구했다. 이마트는 명절 주차장에서의 차량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몇몇 지점에만 공문을 내려 보냈고 캐셔 등 그밖에 업무는 본사에서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본사가 아닌 해당 점포가 시켰다는 것이다.

이마트가 사업장 내 안전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안전관리자에게 안전과 관계없는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사진=신세계 채용홈페이지 캡처)
이마트가 사업장 내 안전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안전관리자에게 안전과 관계없는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사진=신세계 채용홈페이지 캡처)

“한 달 정도 근무했는데 현타 와서 퇴사했습니다. 안전관리자로 왔는데 하는 것도 없고, 창고 물품 분류 지원만 나가다보니 생각만 많아지더군요.”

최근 유통업계 1위 이마트가 사업장 내 안전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안전관리자에게 안전과 관계없는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는 추석 연휴 동안 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주차장 집중 근무가 이뤄지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점포에 내려 보냈다.

그러나 이마트 안전관리자에게 주차장 근무 외에도 그밖에 업무 수행은 이미 일상이었다고 한다. 이마트 안전관리자 경력자들은 이 업무에 대해 “잡부 역할”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안전관리자 커뮤니티에는 안전관리자 면접 내용을 묻는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더라도 이마트가 안전관리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추정할 수 있다. “안전 외 다른 업무도 가능한가요?”부터 “명절 때 12시간 힘쓰는 일 가능하세요?”, “쇼핑카트 한 번에 몇 개나 나를 수 있나요?”, “상품진열 및 상품배달 경험 있으신가요?” 등 안전업무와는 거리가 있는 질문 내용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청년들은 어렵게 들어와 짧게 근무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경력자들은 “1년 내내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안전관리자를 상시 채용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주는 안전관리자에게 해당 업무만을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 본래 안전관리자는 근로자 부상이나 질병에 대한 위험성 평가, 사업장 순회점검, 산재발생 원인 조사 등을 담당한다. 300인 미만 점포의 경우에는 안전관리자에게 다른 일을 겸직시킬 수는 있지만 안전 관련성이 적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는 이번 명절 주차장 업무 관련 공문에 대해 “미연의 사고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안전을 위한 업무 지시였다는 것이다.

안전관리자 커뮤니티에는 안전관리자 면접 내용을 묻는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더라도 이마트가 안전관리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추정할 수 있다.(사진=안전관리자 커뮤니티 캡처)
안전관리자 커뮤니티에는 안전관리자 면접 내용을 묻는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더라도 이마트가 안전관리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추정할 수 있다.(사진=안전관리자 커뮤니티 캡처)

이마트 관계자는 27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명절 연휴 기간에 차량이 많이 몰려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통제 및 주차장 안내를 요청했던 것”이라면서 “명절 사고 빈번했던 몇 개 지점에만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단순 알바 업무와는 다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캐셔, 배달 등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서는 “본사가 지시를 내린 적은 없고 점포에서 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마트 본사는 그동안 민원이 없었기 때문에 안전관리자의 고충에 대해 처음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 안전관리자를 배치하고 있다. 배치 의무가 없는 50인 미만 점포부터 그 이상의 직원이 고용돼 있는 대형점포에까지 안전관리자가 배치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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