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73]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알아두면 좋은 지식 73]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01 14:11
  • 호수 7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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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잠수함에서 발사돼 탐지가 어려운 미사일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15일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15일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15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 앞바다에서 미사일 하나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리고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최종 수중발사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이란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말한다. 잠수함에 탄도미사일을 수직발사 형태로 장착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탄도미사일은 로켓을 동력으로 날아가다 자유낙하에 의해 목표물을 명중하는 미사일을 가리키며, 항공기처럼 자체의 엔진과 날개의 양력으로 날아가는 순항미사일과는 구분된다.

다시 말해 SLBM은 바다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쏘아 올려 탐지와 추적이 어렵다. 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핵주먹’, 그리고 전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 불린다. 핵탄두 운반체 중에서도 사전 탐지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고도화된 핵무기 운반체로 평가된다. 

SLBM은 실전 배치까지 지상 사출시험, 수중 사출시험, 수중 잠수함 발사시험 등의 3단계를 거친다. 즉, 사출(射出·물속에서 바깥으로 밀어올리는 것)-점화-비행 등의 시험을 거치며,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탑재한 SLBM을 쏴 목표물에 맞히는 시험발사 이후 실전 배치된다. 물속 잠수함에서 압축공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수직으로 사출한 뒤 수면 위에서 엔진을 점화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콜드론치’ 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우리 군은 2020년 말 1단계인 지상 사출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이어 잠수함 대신 바지선을 이용해 얕은 물속에서 이뤄지는 2단계 수중 사출시험을 2021년 상반기에 마치고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최종 단계인 잠수함 시험발사까지 성공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이어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이 됐다.

국산 SLBM 개발은 2015년 북한이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대응 차원에서 추진됐다. 군은 당초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해 왔다. 

우리 군은 추가 시험발사를 비롯한 성능 검증을 진행한 후 해군의 첫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을 비롯한 중형 잠수함 9척에 SLBM을 배치할 예정이다. 중형 잠수함은 1차로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3000톤급 3척에 이어 3600톤급 3척, 4000톤급 이상 3척이 건조된다. 3000톤급은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췄고, 3600톤급은 최대 10개의 발사관을 탑재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은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북극성-4ㅅ’(수중에서 발사된다고 해서 한글 ‘시옷’을 붙인 것으로 추정), 지난 1월 ‘북극성-5ㅅ’ 등 신형 SLBM을 열병식에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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