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심상찮은 물가, 2%대 급등 …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 대비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심상찮은 물가, 2%대 급등 …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 대비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0.08 13:25
  • 호수 7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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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고물가) 공포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10월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5% 올랐다. 8월(2.6%)에 비해 상승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3분기(7~9월) 기준 상승률은 2.6%로 2012년 1분기(3%)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정부(1.8%)와 한국은행(2%)의 물가관리 목표선을 넘고 있는 것이어서, 고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이 3.7% 상승했고, 석유류는 무려 22.0% 올랐다. 공업제품도 3.4% 올라 2012년 5월 이후 최대다. 서민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임대차 3법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집세는 1.7%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2.4%, 0.9% 올라 2017년 11월과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 기준으로 산출하는 물가로 농산물, 석유를 제외)는 1.9%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공서비스 요금도 불안하다. 4분기에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있는 데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공공기관의 누적손실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하반기 다른 공공요금은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버스·지하철 요금은 6년째 묶여있어 언제까지 유지될지 미지수다. 유가 상승과 승객 감소로 이중고를 겪는 업계의 고충을 마냥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2011년과 2015년 이후 동결된 철도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경기마저 침체 분위기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했다. 트리플 감소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러다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충격을 받은 건 금융시장이다. 

10월 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2% 급락한 2908.31에 마감했다. 이제 2900선까지 위협받는 상황까지 왔다. 원 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으로 세계교역 구조가 약화된 데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전력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분쟁 재개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미·중이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을 중국에 압박하는 내용의 ‘미·중 무역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발표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무역법 301조 발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친다면 경제 회복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공공요금을 동결해 물가상승을 억제하겠다고 한 정부 처방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정부는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을 완화하고, 서민 수요가 큰 품목은 집중 모니터링에 나서야 한다. 또한 일시적 공급난을 겪고 있거나 비효율적 수요·공급이 있는 품목을 찾아내 원자재 수급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위기의식을 토대로 시나리오별 중장기 대책을 포함한 경제 연착륙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시민 각자의 대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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