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액션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액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08 15:21
  • 호수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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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부활시킨 다니엘 크레이그, 최종 출연작서 눈부신 연기

최첨단 본드카 시선 사로잡아… 이탈리아‧자메이카 등 풍광도 매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로이터 통신사 기자였던 영국인 이언 랭커스터 플레밍. 그는 모스크바 특파원 등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1953년 소설 ‘카지노 로얄’을 발표한다. 냉정하고 비정하게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추리소설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스파이를 저지하기 위한 영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큰 성공을 거뒀고 작가를 교체해가며 현재까지 꾸준히 후속작이 출간되고 있다. 1962년에는 명배우 숀 코너리(1930~2020)를 앞세운 첫 번째 영화 ‘007 살인번호’가 개봉돼 대성공을 거두고 60여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29일 이 시리즈의 25번째 작품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됐다. 

‘007’ 시리즈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며 죽어가던 ‘제임스 본드’를 살려냈다는 평을 받는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마지막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작 ‘007 스펙터’(2015)를 통해 영국 정보기관 MI6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는 그의 연인 ‘매들린’과 함께 행복한 삶을 꿈꾼다. 작품은 이런 두 사람이 이탈리아 남부의 마테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들렌의 배려로 옛 연인 ‘베스파’의 묘를 찾은 제임스 본드는 전작에서부터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힌 국제범죄 단체 ‘스펙터’의 습격을 받는다.

위기에선 탈출하지만 그는 결국 마들렌과 결별한다. 그녀가 스펙터 간부의 딸인데다가 당일 자신의 행적을 유일하게 알고 있어서 배신자로 의심한 것이다.

이후 본드는 자메이카에서 은둔한 채 5년의 세월을 보낸다. 하지만 현장을 뛰어다니는 킬러가 천직인 그의 본능은 감출 수 없었다. 조용히 지내던 그에게 옛 동료인 미국 CIA 요원 ‘펠릭스’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모종의 물건을 배달해달라는 비밀 임무를 청탁받은 본드는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지만 결국 참여하기로 한다.

쿠바에서 진행되는 이 임무는 순탄치 않았고 본드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새내기 요원 ‘팔로마’와의 공조 덕분에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그러나 확보한 물건의 정체는 상상을 넘어서는 치명적인 무기였고 본드는 이를 노린 음모에 휘말려 들게 된다. 결국 제임스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과 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새로운 악당 ‘사핀’(라미 말렉 분)과 ‘007’으로서 최후의 결전을 치룬다. 

이번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선사하는 최고의 작별인사다. 제임스 본드로 그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007팬들은 잘못된 섭외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본드로 분한 ‘007 카지노 로얄’(2006)이 개봉되자 찬사가 쏟아졌고, ‘007’ 시리즈 최대 흥행작이자 최고작으로 꼽히는 ‘007 스카이폴’(2012)을 포함해 다섯 편의 시리즈를 거치며 ‘역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우뚝 섰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중년 남성의 투박하면서도 화끈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50을 넘긴 나이에도 다니엘 크레이그는 영화 초반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이탈리아 고성지대의 돌담길을 달리고, 와이어 액션과 자동차 추격 장면을 선보인다. 1년간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가지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그는 부상 투혼도 불사하며 실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마지막 임무를 완수한다.

‘007’ 시리즈 특유의 화려한 볼거리도 넘친다. 아름다운 풍광의 이탈리아를 비롯 자메이카, 런던, 노르웨이, 패로 제도 등 수많은 나라를 종횡무진 오가며 눈을 즐겁게 한다. 제임스 본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보는 것도 큰 재미다. 전방 라이트에 첨단 기관총을 달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며 총알을 난사하는 본드카, 비행부터 잠수까지 가능한 최첨단 제트기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이번 작품은 유독 본드걸의 활약이 눈부시다. 시리즈 초반 본드걸은 단순히 섹시함을 무기로 본드의 남성성을 강조하는 한정적인 역할에만 머물렀다. 그러다 1990년대 들면서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해 때로는 조력자로 때로는 악당으로 등장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화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네 명의 본드걸이 등장해 연인으로 후계자로, 조력자로서 본드를 지원하면서도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며 극의 또다른 축을 담당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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