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 대한노인회 경기 시흥시지회장 “어르신들 의식 긍정적으로 변해야 경로당도 활성화 돼”
김연규 대한노인회 경기 시흥시지회장 “어르신들 의식 긍정적으로 변해야 경로당도 활성화 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0.15 13:47
  • 호수 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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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코로나 방역 잘해 노인의 날 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적극 지원해주는 시흥시장께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선 코로나 확산 방지와 방역에 솔선수범한 지회장에 대한 표창이 눈에 띈다. 그 중 김연규(74) 대한노인회 경기 시흥시지회장은 남다른 방역 시스템을 가동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 지회장은 “코로나 백신 접종 초창기, 질병본부의 한 통제관이 ‘어르신 접종률이 낮아 어려움이 많다’며 저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해 접종 인증 스티커를 제안했다”며 “다행히 효력을 봐 오히려 접종률이 목표치를 상회했을 정도였고 나중에 감사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접종을 마친 노인에게 제공한 A4용지 크기의 인증서는 소지하기 번거로웠다. 주민등록증 뒷면에 접종 인증 스티커를 붙이는 김 지회장의 아이디어가 접종률을 끌어올린 배경이 된 것이다. 

지난 10월 중순 경기도 시흥시 장현능곡로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20년 4월에 취임했다.

경기 시흥시지회는 19개 분회, 293개 경로당, 회원 8933여명이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다 마쳤는지.

“일부 회원들의 개인적인 사정을 제외하곤 1·2차까지 다 마쳤다. 이번 기회에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 경로당 식사 패턴을 바꾸려 한다. 뷔페식으로 각자의 식판에 음식을 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식판으로 바꾼 경로당도 일부 있다.”

-식탁 등도 따라서 입식으로 바꾸는데 비용이 들 텐데. 

“경로당 냉장고, 에어컨 등 집기류는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노후 집기 교체 비용을 식탁, 의자 구입비로 전용하면 된다.”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소감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경로당 운영을 더 잘해 더 큰 상을 받도록 하겠다(웃음).”

-수상의 배경은.

“시에서도 방역을 하지만 자체적으로 팀을 만들어 5월부터 12월까지 방역과 경로당 관리를 해오고 있다. 이른바 어르신복지서포터즈사업단이다. 제가 팀장이 돼 분회장 19명 등 20명이 조별로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씩 경로당을 순회하며 방역 지침을 전달하고 소독을 한다. 경로당 운영비의 올바른 집행과 회계 정산 교육도 병행했다.”

김연규 시흥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김진미 사무국장
김연규 시흥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김진미 사무국장

경로당 휴관일 때는 ‘찾아가는 경로당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도 했다. 복지서포터즈의 전신인 셈이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방문이 불가능해 경로당 주변의 적합한 장소에서 경로당 회장들과 대면해 경로당 주변 소독,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주지시키기도 했다”며 “더운 날씨에 다소 힘들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봐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분회장들이 노고가 많다.

“그렇다. 서포터즈 활동 기간 동안 활동비(20만원)를 지급하고 있다. 흔쾌히 사업 예산을 지원해준 시흥시장께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시청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젊고 패기 있는 시장께서 부모님 공경하듯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가능하면 노인회 관련 예산을 깎지 않고 그대로 지원을 해주신다. 이곳에도 찾아오시고 저도 (시청에)들어가서 뵙고 그런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얘기가 많이 나온다.

“매월 분회장에겐 15만원, 부지회장(5명)에겐 2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는 제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시장께 요청해 이번 11월부터 경로당 회장들에게도 활동비를 지급하게 됐다. 아무리 무보수 봉사라지만 최소한의 예우로 능동적인 봉사가 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본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노노케어, 경로당 돌보미, 클린도시지킴이 등에 350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흥시지회는 2007년 140명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2015년부터는 줄곧 350명 선을 지키고 있다. 김 지회장은 “노인이 일을 하면 건강 유지, 사회적 유대감 지속 등 그 가치가 초기 비용에 비교가 안 된다고 일자리 예산 확대를 시장께 건의한다”고 말했다.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는 치렀는지.

“코로나 때문에 열지 못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 예산 1000만원을 받아 조촐하게 선물을 마련해 전달했다.”

지회는 마스크와 스트랩, 손소독제, 핸드워시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예방 세트와 참치세트를 담은 ‘건강꾸러미’를 경로당 회장들과 임원들에게 전했다.

김연규 지회장은 LG전선에서 32년 근무했다. LG연수원장을 마지막으로 사회활동을 끝낸 뒤 65세에 경로당 회원에 가입했고 이듬해 경로당 회장이 됐다. 이후 과림동분회장, 시흥시지회 부지회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LG전선 근무 시 기억에 남는 일은.

“1987년 전국적으로 노사분규가 확산됐는데 제가 일하던 LG전선 공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총무과장이었던 저는 처음엔 제 잘못으로 노사분규가 생긴 줄 알았다. 1차 노사분규는 열흘 만에 끝났는데 2년 후 다시 2차 노사분규가 발생했다. 그러자 부사장이 그 많은 부장들을 건너뛰고 저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제가 ‘1차 분규 때 노조 측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었지만 이번에는 회사가 힘들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대답했는데 그 말이 부사장의 심중과도 일치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 공장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됨에 따라 2차 사태가 진정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치러야 했던 힘들었던 시간들이 나름 보람으로 남아 있다.”

-66세 경로당 회장이라면 이른 나이인데.

“어머니가 경로당을 다녀오실 때마다 뭔가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나 해서 직접 경로당 나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 경로당 총무가 난방장치에 테이프를 붙여 온도를 더 이상 높이지 못하게 하는 등 통제가 심했다. 그런 걸 보고 ‘내가 회장이 되면 저런 걸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지회 단독건물이 없다. 목감 신도시에 짓고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을 ‘노인회관’으로 하고 우리가 복지관처럼 운영했으면 좋겠다. 이번 임기 내에 발의하고 (재임이)가능하다면 실현도 보고 싶다.”

김연규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경로당 순회하며 노인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며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라’는 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조건’ 저자)의 말을 실천하면 개인의 삶도, 경로당 분위기도 밝고 희망적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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