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스테이션-같이, 우리’ 전…갤러리로 변신한 서울시 44개 버스정류장 광고판
‘서울 아트스테이션-같이, 우리’ 전…갤러리로 변신한 서울시 44개 버스정류장 광고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15 15:22
  • 호수 7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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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서울시내 44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광고판을 갤러리로 삼아 진행되는 전시로 오가는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사진은 작품 ‘아버지’가 설치된 한 버스정류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번 전시는 서울시내 44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광고판을 갤러리로 삼아 진행되는 전시로 오가는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사진은 작품 ‘아버지’가 설치된 한 버스정류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도봉미아로~종로대로 정류장서 천체사진작가 권오철 작품 등 155점  

은평구 통일의주로엔 환경보호의 중요성 알리는 대학생들 작품 선봬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0월 12일 서울 도봉구 ‘도봉소방서, 방학남부역’ 버스정류장. 하루에도 수백명의 사람이 버스를 타기 위해 찾는 이곳에 국내를 비롯해 미국, 캐나나 등을 돌며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기록하는 천체사진작가 권오철의 작품 5점이 내걸려 시선을 사로잡았다. 첨성대를 중심에 두고 회전하는 별을 포착한 사진, 캐나다의 오로라 등을 담은 풍경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선사했다. 광고 대신 미술작품이 설치된 버스정류장은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서울시내 44개 버스정류장이 갤러리로 변신한 것이다.

버스정류장 광고게시판에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서울 아트스테이션-같이, 우리’ 전이 오는 11월 30일까지 도봉미아로, 종로대로 등에 설치된 44개 버스정류장에서 진행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오늘의 천문학 사진’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된 천체사진작가 권오철을 비롯해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들,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노세환 작가 등의 작품  155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같이, 우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이웃들과 함께 이겨내고, 행복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는 크게 ‘주제전’, ‘협력전’, ‘오픈전’으로 구성된다. 먼저 ‘주제전’은 2017년부터 4년간 진행된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는 2017년 개통된 우이신설선 역사(驛舍)에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였다. 도봉미아로에서 종로대로로 이어지는 28개 정류장에서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도시 속 풍경을 통해 치유와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강병섭 작가, 작은 낙원을 보여주며 마음의 평화를 이야기하는 계남 작가, 고요한 도시를 통해 사소한 아름다움의 감동을 전하는 박효빈 작가 등 23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중 인상적인 작품은 따뜻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유지별이 작가와 명민호 작가의 일러스트이다. 유지별이 작가는 “많이 힘들었구나”, “속상해 하지마” 라는 문구가 적힌 난간에 기댄 청년의 모습을 그린 ‘어떤 날’, 눈 내리는 고즈넉한 운동장에 나란히 앉아 지난 학교생활을 돌아보는 남녀의 모습을 그린 ‘졸업식’ 등을 선보였는데 그림을 보면 절로 지친 마음이 위로된다.

화장실 한구석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누군가와 통화하며 미소 짓는 여성 청소부를 그린 ‘마음한구석’, 중년의 남성이 노년의 아버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을 그린 ‘아버지’ 등 명민호 작가의 일러스트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명 작가의 ‘아버지’는 중년 남성이 아이였을 때 아버지가 우산을 들고 있는 장면이 함께 표현돼 발길을 머물게 한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수영장‧바다를 그린 황다연 작가의 작품들과 자유의 여신상, 맨해튼 다리 등 뉴욕의 주요 명소를 파스텔톤으로 재기발랄하게 표현한 강병석 작가의 작품들도 코로나19로 여행을 자제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통일의주로(은평구) 일대의 버스정류장에서 진행되는 협력전에서는 네이버의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인 네이버 그라폴리오 협력작가와 대학생의 작품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환경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이며 자연 보호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한 여성이 지구를 아이처럼 보듬고 있는, 신연교(이화여대) 학생의 ‘지구 아이’와 4컷 만화처럼 물고기들이 가득한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한 바다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박세영(동덕여대) 학생의 ‘바다 가득할 때까지’는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망우왕산로(중랑구), 통일의주로(은평‧서대문구) 일대에 펼쳐지는 ‘오픈전’에서는 시민 공모전에서 선발된 36점의 사진을 소개한다. 도시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시민들이 출근길, 단조롭고 익숙한 풍경 및 사물을 각각의 신선한 시각에서 새롭게 재발견하여 촬영한 사진들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우이신설선 문화예술철도 홈페이지’나 공식 SNS채널 등을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전시는 시민들에게 버스정류장이라는 일상의 공간 속 예술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함께 하는 삶의 행복과 희망을 나누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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