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강사들[2] 경북 경로당 행복도우미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강사들[2] 경북 경로당 행복도우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22 13:09
  • 호수 7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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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상담과 프로그램 운영 등 1인 3역
2019년부터 시작한 경로당 행복도우미는 1인 3역을 수행하며 경로당 어르신들의 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행복도우미가 어르신들과 ‘요일별 약통’을 만드는 모습.
2019년부터 시작한 경로당 행복도우미는 1인 3역을 수행하며 경로당 어르신들의 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행복도우미가 어르신들과 ‘요일별 약통’을 만드는 모습.

이철우 경북지사 공약, 2019년 시작… 연 138억원 투입 전국 최대규모 

17개 시‧군지회서 500여명 활동… 주1회 이상 방문 경로당 운영도 지원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전쟁,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헌신과 희생으로 오늘을 있게 한 어르신들의 노후를 잘 돌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입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을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19년 7월 열린 ‘경로당 행복도우미 시범운영 평가 및 운영방안’ 최종보고회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은 이철우 지사가 선거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내걸었던 핵심공약 중 하나로 당선 직후부터 사업 추진에 착수, 1년만에 본궤도에 진입시켰다.

2019년과 2020년 성장기를 거친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은 올해 전체 23개 시‧군지회 중 사업 진행이 어려운 6개 지역을 제외한 17개 지회가 수행기관으로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인 약 138억원의 사업비(도비 30%, 시비 70%)가 투입돼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올해 사업에서는 500여명의 행복도우미 및 시간제강사를 선발해 경로당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경로당 행복도우미는 크게 상담을 중심으로 경로당 미이용자 어르신들과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을 발굴해 챙기는 ‘복지 코디네이터’, 비품관리‧회계 등 경로당 운영 전반에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경로당 코디네이터’, 여가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등 1인 3역을 한다. 

선발 과정도 까다롭다. 사회복지사 등 기준 자격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로당 프로그램을 시간제 강사들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행복도우미는 전일제로 일한다. 즉, 기존 방식보다 행복도우미 개개인에게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만큼 강한 책임감도 요구된다.

행복도우미는 1인당 20개 내외 경로당을 전담하며 각 경로당을 주 1회 이상 방문한다. 지역마다 약간씩 운영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오전에는 복지‧경로당 코디네이터로서 활동하고 오후에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역할을 전환해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영주시지회(지회장 황기주)의 경우 21명의 행복도우미들이 각각 18~20개소의 경로당을 맡고 있다. 행복도우미들은 오전에는 각자 맡은 경로당 2곳을 방문해 경로당 안전점검과 회원들의 상담 등을 진행한다. 이때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거나 귀농‧귀촌 후 적응 못하는 어르신들의 고민들도 들어주며 경로당 회원가입을 독려한다. 

오후에 2~3곳의 경로당을 순회하며 경로당 상황에 맞춰 개발한 여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지병이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도 챙기면서 공예품을 만드는 재미까지 주는 벽걸이형 ‘요일별 약통’ 만들기 활동을 한다.

이명화 영주시지회 경로부장은 “여러 프로그램을 하기보다는 각자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라면서 “도우미들 모두가 열정과 책임감이 강해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완성도 높은 사업 수행을 위해 경북행복재단과 경북연합회와 각 시‧군지회에서도 행복도우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건강체조, 한궁, 풍선아트, 스마트폰 활용법 등의 교육을 진행해 행복도우미들이 경로당 현장에서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월선 경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경로당 행복도우미를 대상으로 경로당 운영 및 회계 관련 지도 방법 등에 대해 꾸준히 교육을 실시해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복도우미들의 활약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 상황으로 경로당의 휴관 및 재개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휴관 중에는 회원들 개개인에게 안부전화를 하며 우울증을 달래줬고 재개관에 대응해 수시로 경로당 방역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많은 미담 사례를 쌓고 있다. 낡은 경로당 현판을 리폼해주는 것은 물론 지역봉사단체와 연계해 경로당의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해주는 환경 개선 사업을 실시했다. 또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6월 경북 경산에서는 한 행복도우미가 시설물 점검차 경로당에 방문했다가 코피를 쏟고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 침착하게 응급조치를 한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조치해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매주 경로당 내‧외부 방역 활동을 하는 것을 비롯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을 방문해 개별 상담을 진행하고 행정적 지원이 필요할 경우 지자체와 연계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폐의약품 수거 활동, 일손부족 어르신들에 대한 영농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경북연합회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금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재가어르신 1745명에게 밑반찬을 제공하는 사업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찬을 배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양재경 경북연합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도 경로당뿐만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까지 아우르는 행복도우미들을 통해 경북 어르신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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