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장 “존경 받는 노인 되려면 아낌없이 남 대접도 잘해야”
김남현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장 “존경 받는 노인 되려면 아낌없이 남 대접도 잘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0.22 14:00
  • 호수 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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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회원배가 최우수지회…‘노인대학 프로그램’ 인기 덕 

분회 운영비 증액·경로당 입식 교체 사업 등 무안군수께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는 지역 어르신 복지의 중심에 서 있다. 노인일자리를 가장 많이 다루고, 노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글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김남현 무안군지회장은 10월 18일, “코로나로 인해 누구보다 어려움이 큰 독거노인의 식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고, 무안군 시니어클럽, 행정기관 등 5곳 중에서 지회가 가장 많은 노인일자리를 관리한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에게 취임 3년째를 맞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무안군지회는 9개 읍·면 분회, 410개 경로당, 회원 1만3000여명이 있다. 김 지회장은 2019년 4월에 취임했다.

-코로나로 지회 사업에 변화가 많겠다.

“맞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지회 1층 무료급식소에서 일주일에 세 번 점심을 제공했다. 지금은 한달에 두 번 정도 대체식품을 구입해 650개 박스에 넣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 일을 노인일자리와 연계해 일자리 확충 효과도 있다.”

-취임 3년째이다. 해보니 어떠신가.

“제가 경로당 회장, 분회장 등을 하며 노인회에 20여년을 관여해 노인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회장으로서 ‘노인회 봉사가 어렵구나’라는 걸 실감한다. 우리 조직은 보조를 받는 입장이라 분회, 경로당에서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지 못해 그런 점들이 아쉽고 안타깝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경로당 회비를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럴 경우 대신 메꿀 재원이 없다. 분회장 활동비(월 7만원)도 회비에서 나가기 때문에 지급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 부분과 관련해 군 지원을 받기위해 군수와 협의 중이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 상황은.

“군청에서 아주 잘해주고 있다. 60세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율이 98%이다. 전 경로당에 발열 측정기를, 분회에는 자동 발열체크 및 소독기를 지원했다. 마스크 6만2000장과 손소독제 3000개도 보급했고 용역업체가 소독도 다 해준다. 그런 노력으로 경로당에 코로나 확진자가 아직은 통계상 한 명도 없다.”

-무안군을 소개해 달라.

“전남도 22개 시·군 중 도시를 제외하곤 인구가 가장 많다. 전남 도청이 삼향읍으로 옮겨오면서 무안군민이 9만명을 넘어섰다. 작년까지만 해도 최고령사회였다가 올해 고령사회로 젊어졌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돌아갔다고. 어떻게 가능한가.

“오룡·남학지구 등 신도시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연령층이 낮아졌다. 신도시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경로당도 새로 생기고 있다. 올 7월부터 무안공항이 정상 운영됐고 2025년에 KTX역도 들어서 교통사정도 한결 좋아진다.”

김남현 무안군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현 사무국장.
김남현 무안군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현 사무국장.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경로당이 집보다 더 편하다. 전 경로당에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정수기를 설치했다. 군수께서 정수기 월 사용료 2만원을 지원해줘 실질적으로 경로당 운영비를 그만큼 증액해준 셈이다. 분회 운영비도 10만원을 인상해 월 60만원씩 지원해준다.”

-군청의 노인회 협조가 잘 되는 것 같다.

“무안군수께서 어르신 공경심이 대단하다. 가령 독지가가 물품을 기부하면 노인회가 배정 1순위다. 그밖에도 분회 비품(냉장고·팩스·청소기 등) 구입비 1억여원을 배정해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 지회장은 “무안군수를 역임한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 군 의장, 의원들, 지역사회 단체도 노인회를 적극 도와주고 있다”며 “최근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업에 응모해 지회 차량(스타렉스 12인승)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노노케어, 문화재 관리, 환경지킴이 등 483개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지회와 군에서 하는 한글교실 강사와 게이트볼·그라운드골프 강사도 그 중 하나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회원배가 최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 경로부장이 수시로 전화해 주민, 경로당 회원 수를 비교하며 협조를 구한다. 노인대학도 회원 증가에 일조를 했다.”

-노인대학이 회원 확보에 도움 된다고.

“무안군지회 노인대학을 다닌 이가 주변에 널리 홍보한다. ‘딱딱한 강의보다 노래교실 등 재밌는 프로그램이 많더라’, ‘봄·여름 문화답사도 가고 졸업여행으로 2박3일 제주·동해안 일대를 다녀온다’고 자랑을 한다. 노인대학 입학 대기자가 줄지어 설 정도이다.”

김남현 무안군지회장은 43년간 교육공무원을 지냈다. 해남에서 교감으로 정년퇴직 후 민방위 소양교육 강사, 한글교실 강사 등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했다. 주변의 권유로 노인회에 가입해 삼향읍 용포경로당 회장, 삼향읍 분회장, 무안군지회 노인대학장, 부회장을 지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목포 산정초 교무부장 시절 진학률, 교육시설 등이 보다 우수한 우리 학교로 자녀를 전입시키려고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학부형이 연초에 100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걸 교통 정리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고, 전교조 초기에 그들의 교육이념과 맞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한글교실 강사를 하며 노인들과 가까워졌다. 주변의 권유로 경로당 회장이 돼 8년간 봉사했다. 분회장 시절 분회 건물이 따로 없어 경로당을 사무실로 썼다. 당시 군수, 군 의장, 읍장 등의 도움으로 부지를 마련해 회관을 지었고 그 뒤로 게이트볼장도 근사하게 지어놓고 나왔다.”

-내년 중점사업은.

“사업비 4억원을 마련해 2022년부터 3년여에 걸쳐 경로당 한 곳당 100만원씩 들여 전 경로당을 입식으로 바꾸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안에는 노인종합복지관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 지회는 현재 단독으로 쓰는 노인복지회관에서 나와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고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 노인종합복지관으로 사용하는 걸 군수와 상의 중이다.”

-89세인데 정정하시다. 건강 비결은. 

“고혈압 약만 먹을 뿐 당뇨도 없고 눈·귀 다 괜찮다. 제가 키우고 있는 소 한 마리가 제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일찍 일어나 소 여물 주고 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만보를 걷는 것과 같다.”

김남현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회 운영 소신을 묻자 “노인대학에서도 강의 주제가 ‘존경 받는 노인이 되자’는 것이었다”며 “대접만 바라지 말고 입을 여는 대신 지갑을 열어 남도 대접해야 존경 받는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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