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이젠 두렵지 않다 ⑦
파킨슨병 이젠 두렵지 않다 ⑦
  • 김영동
  • 승인 2009.03.07 11:30
  • 호수 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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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받고 정신적 충격… 이 악물고 운동

   
▲ 김영동
어르신들 최대 관심사는 단연 건강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은 필수. 이에 따라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병을 이겨내는 이야기 및 국내 체육학자들이 개발한 다양한 운동법을 소개한다. 본지는 간암을 이겨내고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자신이 직접 개발한 운동법과 식이·약물요법 등을 담은 김영동씨의 ‘파킨슨병 이젠 두렵지 않다’(마음풍경·감수 파킨슨병전문의 이원용 박사)를 발췌,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①파킨슨병의 초기증상       ②파킨슨병의 정체
③식이요법과 약물요법       ④스트레칭이 파킨슨병 진행을 지연시킨다
⑤일상생활은 자력으로       ⑥변비퇴치요법                      
⑦투병 1년 회고                ⑧다른 질병관리
⑨온천욕이 파킨슨병 치료에 좋은가
⑩환자의 노력으로 증상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까?

파킨슨병 진단을 받기 전 적어도 2년 이상 앓으면서도 나는 그것이 파킨슨병인지 정말 몰랐다. 2005년 10월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서야 비로소 파킨슨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그 즉시 치료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이 되는 날, 그간의 경과를 약술했다. 

치료를 막 시작할 당시 내가 처했던 상황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였다. 특히 정신적으로 받은 타격이 컸다. B병원과 C병원의 유능한 두 의사에게 파킨슨병이라는 확진을 받은 다음 참담했던 심정은 무엇에 비할 수 없이 컸다. 마치 졸지에 무인고도(無人孤島)에 유배된 것 같기도 했고,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처지로 전락한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는 촌각을 다퉈 할 일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마음부터 가다듬었다. 먼저 정신적으로 현실을 지혜롭게 극복하겠다는 다짐부터 했다. 그리고 흐트러졌던 마음을 안정시키는 노력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속으로는 치료계획을 준비해 나갔다. 이를테면 앞으로는 오직 파킨슨병 치료만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파킨슨병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며, 의사 지시를 잘 지킨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 그것이었다.

지난 1년간 치료하면서 파킨슨병의 증상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365일은 끊임없이 이어진 스트레스 속에서 그저 힘들고 고달팠던 하루하루로 기억될 뿐이다.
치료 초기에는 병세가 그리 심하지 않아 솔직히 견딜 만했다. 시일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지내기도 힘들었다. 그러다 한동안 다시 초기증상 상태로 되돌아간 적도 있었다.

그런 호전 기간은 잠시였고, 전반적으로는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했던 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다른 세계에서 나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기간 중 증상이 가장 심했을 때를 한두 가지 예시해 본다.

먹은 것이 뱃속에서 치밀어 올라 금방 토할 것만 같아 쏜살같이 화장실로 달려간 적고 있고, 어지러움 때문에 들고 있던 물 컵을 떨어뜨려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내게는 밤이 괴로웠다. 자다가 빈뇨 때문에 3~4회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쩌다 잠이 깊이 들었는데 갑자기 양다리가 경직돼 두 다리가 동시에 비틀어지면서 통증이 올 때는 죽을 것 같았다.

이때는 이른바 군의 5분 대기조보다 빠른 동작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서서 다리에 있는 힘을 다 줘야 그 순간을 넘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 것 같았다. 더딘 시간과 함께 멀리 달아난 잠을 청하느라 애를 쓰다보면 어느새 진땀으로 속옷까지 젖곤 했다.

기나긴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밝아오면 아침 햇살은 창문을 뚫고 내 잠자리까지 스며든다. 그때까지 잠에 취해 있던 나는 순간 눈을 뜨면서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간밤에 겪었던 악몽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는 스트레칭이라는 ‘양반운동’을 시작한다. 침대에 누운 채 또는 침대에 앉은 채 몸의 일정 부분만 움직이는 운동이기 때문에 내가 ‘양반운동’이라 이름 붙였다. 내 병 치료에 희망을 주는 이 운동은 첫 동작부터 시작해서 30개 동작을 모두 끝내면 대략 30분 걸린다. 1년 가까이 반복 실시해 온 여러 동작은 한 동작이 끝나면 무의식 중에 다음 동작으로 이어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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