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있는 어르신께도 식사 지원을” 거동 불편해도 지원 못 받아
“소득 있는 어르신께도 식사 지원을” 거동 불편해도 지원 못 받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29 13:31
  • 호수 7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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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에서 진행하는 식생활 지원 사업을 신청한 어르신이 배달된 도시락을 받고 있다.
춘천시에서 진행하는 식생활 지원 사업을 신청한 어르신이 배달된 도시락을 받고 있다.

화성시‧춘천시 등은 기초연금 수급자로 대상 확대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 포천시에 사는 최선례(가명‧95) 어르신은 현재 올해 65세가 된 둘째 딸의 도움을 받아 식사를 하고 있다. 최 어르신은 국가유공자였던 남편의 연금과 모아둔 재산 덕분에 형편은 어렵지 않지만 허리가 굽고 거동이 불편해 직접 음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요양보호사가 하루 3시간씩 방문해 여러 도움을 주지만 세끼 식사를 챙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딸이 왕복 두 시간을 할애해 식사를 돕게 된 것이다. 최 어르신은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고, 노인이 된 자식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 어르신의 사례처럼 건강 등 여러 형편상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는 이유로 외면 받는 노인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 화성시와 강원 춘천시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만 지원하던 것에서 탈피, 기초연금 수령자에게 식생활 지원 사업을 벌여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473만2000가구이고 이중 35.1%인 166만1000가구가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홀몸노인)였다. 특히 홀몸노인은 증가하는 추세로 2037년에는 2배 수준인 335만1000가구, 2047년에는 405만1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홀몸노인 6명 중 1명(17.1%) 만이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해 식생활 지원을 통해 건강에 필요한 영양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실제 대다수 지자체에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반찬 및 식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 사업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노인에게 몰리면서 최 어르신의 사례처럼 식생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정 금액을 받더라도 가족에게 지원을 받기 어려운 비저소득층 어르신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회복지학 박사인 임헌우 대한노인회 경기 안양시동안구지회장은 “실제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데도 형편이 나쁘지 않다는 이유로 식사지원에서 제외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면서 “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만든 음식을 포장해 배달해주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신설하는 등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끼 식사 중 일부 본인부담

이러한 가운데 경기 화성시와 강원 춘천시가 기초연금 수급자로 대상을 확대해 식생활 시범사업을 벌여 주목받고 있다. 경기 화성시는 잠시 중단됐던 식생활 지원 사업을 10월부터 재개했다.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어르신 중 식사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하루에 한끼 식사를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본인 부담금 2000원을 내면 화성시가 4500원을 추가로 지원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한 끼의 식사를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총 460명이 이용한 바 있다. 

강원 춘천시도 지난 4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제외한 기초연금 수급자 중 장기요양서비스 미이용자를 위한 식생활 지원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 1500원만 내면 주말을 제외한 평일 5일간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로 만든 점심 도시락을 받게 된다. 외곽지역인 북산면, 사북면, 동산면, 남면, 남산면 5개 지역은 배송 거리를 고려해 주 1회 영양식 반찬을 제공한다. 또한 도시락 배송원들이 매일 배달을 하면서 어르신의 건강 상태도 확인해 고독사 예방 효과도 얻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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