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정 대한노인회 인천 중구지회장 “경로당에 반신욕 시설 만들어 어르신 행복지수 높일 터”
박길정 대한노인회 인천 중구지회장 “경로당에 반신욕 시설 만들어 어르신 행복지수 높일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0.29 13:54
  • 호수 7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회장 활동비 경로당 회장 봄·가을 여행 경비로 내놔 

중구청장, 노인회에 전폭적 지원…전 경로당 보수 착수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을 다 지어놓고 개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10월 26일, 박길정 대한노인회 인천 중구지회장은 “구도심의 노후한 경로당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경로당 신축사업으로 매년 2곳씩 짓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준비를 다 해놓고도 문을 못 열어 안타깝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지회장은 이어 “중구의 하늘신도시 같은 새 아파트단지에 들어서는 아파트경로당은 지회장실보다 훨씬 넓고 깨끗하다”며 “선거 공약의 하나인 경로당 신축사업이 구청의 도움으로 착착 진행되고 있어 보람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인천 중구 제물량로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에서 박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인천 중구지회는 87개 경로당에 회원 4380명이 있다. 박 지회장은 2018년 7월에 취임했다.

-코로나19 방역은 잘 되고 있는지.

“우리는 지난 10월 25일에 경로당을 개방했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시의 방역정책이 엄격했기 때문에 좀 늦어졌다. 구청서 남녀 4인조로 구성된 팀을 보내 경로당 청소와 소독 등을 해주었고 지회는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서 경로당 회장을 대상으로 경로당 생활 방역 수칙 등을 교육했다.”

-인천 중구는 어떤 도시인가.

“인천공항과 항만을 둔 인천의 중심도시로 자립도가 높은 구 중 하나다. 구민 14만여명 중 노인은 2만여명이다. 인구 수는 옹진군, 강화군 다음으로 많지만 면적은 넓은 편에 속한다. 인천의 10개 구·군 중 경로당활성화나 사업 수행 능력 면에서 상위 수준이라고 본다. 중구의 유일한 섬 무의도에도 경로당 4곳이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집기류는 물론이고 편의시설이 무척 잘 돼 있다.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정수기를 전 경로당에 보급했다. 특이한 건 인천공항 측에서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여 전 경로당에 56인치 TV수상기 및 대형 전기밥솥까지 보급해준 점이다.”

-경로당 개보수도 잘 되고 있는지.

“중구청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 구청장께서 전 경로당 보수 실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있으면 미리 메모해두었다가 구청에서 보내는 용역업체에 전달하면 바로 해결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어 “경로당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욕조를 설치할까 했으나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아 원적외선 건식 반신욕 시설로 바꿔 설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길정 인천 중구지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박 지회장 왼편이 김순철 사무국장.
박길정 인천 중구지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박 지회장 왼편이 김순철 사무국장.

-중구청만의 노인복지 시설이라면.

“어르신 야외문화 공간인 ‘쌈지놀이터’를 들어 보았는가. 3년 전 답동 소공원을 시작으로 현재 영종지역 2곳, 시내지역 3곳 등 5곳을 운영 중이다. 복지관과 연계해 공원에서 가죽공예교실, 원예프로그램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노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성 어르신들이 화분을 만들어 집에 들고 가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 놀이터를 이용한 노인 수가 3000여명에 이른다. 코로나19가 확산 될 때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정상 운영했다.”

-취임 3년째이다. 그간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선거에 당선되면 대부분 축하 난을 주고받는다. 저는 취임식 초대장에 ‘화분은 사절하고 쌀을 보내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고 적었다. 그랬더니 20kg 쌀이 120여개가 답지했다. 꽃이란 게 시들면 치우는 것도 번거롭지 않나. 회원이 많은 곳은 두 포대씩, 적은 곳은 한 포대씩 전 경로당에 나눠 드렸더니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하더라.”

-꽃 대신 쌀…신선한 발상이다. 또 다른 업적이라면.

“이중근 전임 중앙회장이 지원한 지회장 활동비로 어르신들 봄·가을, 일년에 두 차례 여행을 보내드렸다. 관광버스 4대를 동원해 강화도, 홍성 등지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한우, 장어를 대접했다. 다녀온 회장들이 단합과 소통의 소중한 시간이라며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그 지원은 끊겼는데.

“그래서 구청장께 말씀 드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경로당 회장 워크숍에 2000만원, 봄·가을 여행에 750만원의 예산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작년에 실시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웃음).” 

박 지회장은 “그밖에도 중구지회장배 게이트볼대회를 비롯 한궁대회, 척사대회 등을 유치해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는 어떤가.

“지회가 노인복지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경로당 급식 도우미, 학교 앞 교통지킴이 등 330명을 관리하고 있다. 16명의 사회복지사가 당구·탁구·에어로빅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박길정 지회장은 인천토박이로 중구에 거주하며 새마을운동 인천시지부 관리부장과 중구생활체육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퇴임 후 중구의회 4대 의원에 당선됐다. 의원 시절 구도심 지역 재래 신흥시장 일대에 구비 45억을 투자해 아켓트 공사, 지중화 공사, 가로등 설치 등 시설 완비로 깨끗한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이 지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후 신흥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4년), 경로당 회장(3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구의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복지관 건물이 원래는 보건소였다. 의원 시절 보건소를 새로 짓고 이 건물에 노인회가 들어오도록 했다. 그리고 경로당 2곳도 신설했다. 신흥동에 1만3000평 부지를 확보해 550억원을 들여 대규모 종합체육시설도 만들었다. 축구장·농구장·수영장과 시설공단이 다 들어가 있어 구민들의 체력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노인회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사회활동을 끝낸 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선배 구의원의 권유로 경로당 회장을 맡았다. 지역의 경로당 회장들이 저를 지회장 후보로 내세웠다.”

-당시 현 지회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비결은.

“제가 여기 터줏대감으로 마을 자치위원장서부터 안 해 본 봉사가 없다. 그만큼 인맥이 두텁다는 얘기다. 구의원 선거 두 번 치르면서 체득한 것도 있고… 특히 새마을부녀회장을 지낸 집사람이 대리기사(?)로 많이 도와줬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지회가 있는 중구노인복지관 건물이 낡고 주차장이 협소하다. 지회 옆에 있는 행정복지센터가 내년 이주하면 그 건물을 별관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박길정 인천 중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우리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회가  사정이 다 비슷할 텐데 지회장 활동비 지급, 직원 처우 개선 문제 등이 시급하다”며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의 공약인 대한노인회법이 통과돼 이런 현안들이 하루 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