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77] 핼러윈 데이, 10월31일
[알아두면 좋은 지식 77] 핼러윈 데이, 10월31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29 14:10
  • 호수 7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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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31일 유령‧괴물 분장하고 즐기는 축제

“‘오겜’ 분장 하지마세요.”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일부 학교에서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주요 복장을 따라 입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려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에 나온 녹색 운동복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대유행 조짐이 일자 학교에서는 자칫 학생들이 복장을 따라입은 채 드라마 속 부적절한 행동을 모방할까봐 규제에 나선 것이다.

핼러윈 데이는 미국 전역에서  매년 만성절(가톨릭에서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축일, 萬聖節) 전날인 10월 31일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축제를 말한다.

핼러윈 데이는 기원전 약 500년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인’ 축제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1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기념하는 켈트족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귀신 분장을 하던 것이 핼러윈 데이 분장의 유래다.

로마가 켈트족을 정복한 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교황 보니파체 4세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만성절)’로 정했고 그 전날인 10월 31일은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가 됐다. 핼러윈(Halloween)에서 ‘핼러우’(hallow)는 성인(聖人)을 가리키는 고대영어로, 만성절에 올리는 미사를 ‘올 핼러우스 마스’(All hallows’ mass), 그 전날 밤을 ‘올 핼러우스 윈’(All Hallows’ e'en)이라고 불렀다. 즉, 모든 성인의 날 전야제를 뜻하는 ‘올 핼러우 윈’이 줄어 ‘핼러윈’(Halloween)이라는 명칭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서도 핼러윈 축제가 자리잡았고 국민적 축제로도 발전했다. 

매년 핼러윈 데이가 되면 각 가정에서는 호박에 눈‧코‧입을 파서 핼러윈의 상징인 ‘잭 오 랜턴’ (Jack-O’-Lantern)이라는 등을 만들고, 검은 고양이나 거미 등 핼러윈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장식물로 집을 꾸민다. 아이들은 괴물이나 마녀, 유령으로 분장한 채 이웃집을 찾아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는데, 이때 외치는 말이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야’라는 의미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다. ‘트릭 오어 트릿’은 중세에 특별한 날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아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풍습에서 기원한 것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러한 풍습은 외국인을 통해 서서히 우리나라에도 전파됐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핼러윈 데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2010년대 초부터 증가했고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도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가족 단위로 파티를 즐기는 이들도 늘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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