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강사들[3] 경기 어르신 복지서포터즈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강사들[3] 경기 어르신 복지서포터즈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1.05 13:21
  • 호수 7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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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회계 알려주는 경로당 팔방미인들
2020년 시작된 경기의 어르신 복지서포터즈는 올해 인원을 두배로 늘리며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일산동구지회의 한 경로당에서 복지서포터즈와 함께 색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2020년 시작된 경기의 어르신 복지서포터즈는 올해 인원을 두배로 늘리며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일산동구지회의 한 경로당에서 복지서포터즈와 함께 색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미술‧체조 등 경로당별 특화 프로그램도 진행해 어르신들 좋은 반응

올해 20개 시‧군‧구지회서 60여명 활동… 개선사항 보완해 확대키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0월 20일 경기 고양시 별빛8단지경로당에서는 작은 미술전이 열렸다. 92세 최고령자 백완자 어르신을 비롯해 지순덕, 윤순희 어르신이 지난여름 갈고닦은 미술 실력을 뽐내는 자리였다. 빼어난 그림은 아니었지만 고령의 어르신들이 정성스레 주변 풍경을 담은 그림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게 세 어르신이 늦게나마 작은 미술전을 개최할 수 있었던 건 대한노인회 고양시 덕양구지회(지회장 우일덕)의 ‘어르신 복지서포터즈’ 덕분이었다. 박현숙 서포터즈는 “6개월간 어르신들이 갈고 닦은 그림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행사였고 향후에도 어르신들이 보다 즐겁게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경기연합회 ‘어르신 복지서포터즈’의 시작은 202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30명을 선발해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 사업은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는 인원을 두 배로 늘려 고양시, 수원시, 의정부시 등 20개 시‧군‧구지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만 50세 이상 경기도민 가운데 재무 분야 경력자, 여가 프로그램 운영 경험자, 사회복지사 등 경로당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인력을 선발, 양성해 경로당 운영을 지원하는데 목적을 둔다.

서포터즈는 주 5회 이상 하루 3시간씩, 월 65시간 가량 활동하며 1인당 5~10개 경로당을 관리한다. 급여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90만원 상당이며,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을 지원하고, ‘경기도 생활임금 조례’에 따라 2021년 경기도 생활임금(시급 1만540원)을 적용한다.  

서포터즈는 경로당에 파견돼 회계 관리, 방역 관리 등 행정 지원과 시설 관리, 여가 프로그램 운영, 취약노인 발굴·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경기연합회에서 개발한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 사용법을 집중 교육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기연합회는 2016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산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해 포천시지회 205개 경로당에 보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보조금정산의 전산화를 시도했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하고 손으로 쓰고 계산할 필요없이 숫자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또한 경로당 회원 명부 및 비품 관리 등도 유용하고 연말 보조금 정산도 투명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로당에 여전히 PC 보급이 되지 않는 한계 때문에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 이후 경기연합회는 복지서포터즈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전산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집중 교육하고 있다. 

김용웅 경기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전산회계프로그램 사용법 외에도 경로당 안전을 저해하는 환경 개선 등에도 적극 나서면서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지서포터즈의 진가는 전문화된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에서 나타난다. 서포터즈들은 경로당 어르신들의 요구에 맞춰 건강‧오락‧취미‧예술‧교양‧정보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천시지회(지회장 원종성)에서 활동하는 유현숙 서포터즈는 어르신들이 실내에서 하는 건강 체조프로그램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을 반영해 동네를 산책하며 건강을 챙기는 ‘다함께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닌 지역마다 설치된 실외운동기구를 활용하면서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수원시장안구지회(지회장 정관희)의 김영주 서포터즈는 전문요리 강사로 활약한 경험을 살린 경로당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영양을 챙기면서 빵 같이 어르신들이 평소 만들어 먹기 힘든 음식의 레시피를 상세히 알려주고 실제 실습까지 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영주 서포터즈는 “요리는 이론보다 체험학습이 더 중요하다”면서 “어르신들의 건강과 함께 요리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연합회는 올해까지 사업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보완해 향후 보다 많은 시군에 복지서포터즈를 파견할 계획이다. 

이종한 경기연합회장은 “어르신 복지서포터즈 사업을 발전시켜 보다 많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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