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장 “서울연합회관 신축 등 서울시 협조 계속 이끌어 내겠다”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장 “서울연합회관 신축 등 서울시 협조 계속 이끌어 내겠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1.05 13:39
  • 호수 7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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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복지파트너 양성 등 다양한 성과… 최연소 연합회장에

‘경로당 박사’…“경로당서 여가·복지·교육·일자리 실현해야”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신임 서울연합회장에 관해 ‘될 만한 인물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0월 25일 치러진 제19대 서울연합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고광선(69) 서울연합회장이 노인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개인적 능력 등이 그 자리에 오르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효창동에 위치한 서울연합회에서 고 연합회장을 만났다. 넓지 않은 사무실에 각계에서 보내온 축하난이 가득했다. ‘어느 난이 가장 의미가 있냐’고 묻자 “김호일 중앙회장님이 보내주신 난을 비롯해 제가 강의 나가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의 총장님과 이사장님 그리고 교수로 지냈던 경복대학교의 교수 일동이 보내온 축하난들”이라고 대답했다. 

공무원 출신의 고 연합회장은 대한노인회 서울 도봉구지회 사무국장, 서울연합회 사무처장·상임 이사·상임 부회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실버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있다. 녹조근정 포장, 국무총리 표창 외 모범공무원상 다수, 모범한국인상(시민단체) 등을 수상했다. 

서울연합회는 25개 구 지회, 3400여개 경로당, 회원 23만여명이 있다.

-대한노인회 전국 연합회장 중 최연소이다. 나이차가 많아 처신하기가 좀….  

“어제 중앙회에서 김호일 중앙회장님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국 시도 연합회장 간담회에서 인사를 드렸다. 연합회장님들을 형님처럼 모신다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 분들 중에는 사무처장을 같이 했던 분도 계시다.”    

-얼굴이 반쪽이 됐다. 선거가 힘들었나 보다.

“저 혼자 맨몸으로 뛰었다.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관내를 7번 정도 돌았다. 몇 분이 저를 보고 ‘나는 안 찍겠다’고 말씀해준 분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였다. 그 분에게 들일 시간과 노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쏟을 수 있었으니까(웃음).”

-당선의 배경이라면.

“가장 큰 건 역시 서울연합회 회관 신축을 이끌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에 없던 사업이나 조직을 새로 만들고 확대했다. 경로당광역지원센터를 신설했고 도시농업프로그램,  치매예방 및 건강걷기 같은 특화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회장 수당도 일체 없었던 걸 ‘지역봉사지도원’ 항목을 처음 만들어 20만원에서 시작해 현재 80만원까지 받게 했고, 서울의 3400명 경로당 회장에 대한 방역관리수당도 월 10만원씩 드리게 됐다.” 

이어 “사무국장 인건비도 증액했고 25개 지회에 한 명씩이던 경로부장을 배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고 연합회장은 경로당 수준으로 치르던 대외적인 행사도 크게 확대했다. 그는 “효창구장에서 1만3000명이 모여 전국노인건강대축제를 크게 했다”고 기억하기도 했다.

고 연합회장의 선거 팸플릿에 전임 회장과 함께 이룬 성과가 일목요연하게 나열돼 있다. 그 중 경로당복지파트너 220명 양성, 경로당지도사 100명 양성이 눈에 들어왔다. 

-경로당복지파트너는 무슨 일을 하는지.

“경로당복지파트너는 50~67세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직접 시연하는 반면 경로당지도사는 경로당 회장을 역임한 분들로 경로당 운영·관리·회계 지도와 인생노트 작성을 돕는 일을 한다.”

-회관 신축 계획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임 서울시장이 세계일보사의 광화문 건물을 매입해주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자 시 심의위원회가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노인회 사업을 떨어트린 것이다. 청천벽력 같았다. 제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수차례 찾아가 전임 시장이 약속한 것이니 꼭 지켜달라고 간곡히 부탁해 회관 완공을 확약 받았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월 30일,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25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대문구 제기동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연합회 회관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고광선 서울연합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고 연합회장은 5명에 불과했던 사무처 직원을 29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고광선 서울연합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고 연합회장은 5명에 불과했던 사무처 직원을 29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서울시의 지원은 잘 되고 있는지.

“과거보다는 지원이 잘 된다고 볼 수 있다. 조만간 우리가 요구하는 여러 사항을 메모해 갖고 들어가 협조를 구하려 한다.” 

고 연합회장은 교육학 박사이자 사회복지전문가이다. 경로당에 대해 그만큼 학문적, 체계적, 체험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한 이가 드물다. ‘경로당 이용 만족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경로당 기능 개선 위한 평가연구회’ 등 그의 주요연구 목록에서 보듯 그만큼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도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의 경로당을 어떻게 보는가.

“한 마디로 열악하다. 오늘의 경로당은 쉼터, 사랑방 역할에 그치고 있다. 경로당이 이원화 돼야 한다.”

-경로당 이원화라면.

“올드 시니어(75세 이상)에겐 지금의 경로당으로 가고 전후에 태어난 영 시니어에겐 기능성을 갖춘 경로당을 제공해야 한다. 탁구·당구·헬스 등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샤워실과 식당, 회의실, 프로그램실을 갖춘 경로당을 각 주민자치센터 별로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경로당이 여가·복지·교육·일자리가 실현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종합복지관에서 일부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지 않나.

“복지관은 투자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 복지관 한 곳 당 관리직원이 40~60명인데 반해 일일 이용자수는 150~200명에 그친다. 서울 전체 복지관 하루 이용자는 2만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경로당 회원 빼면 거의 없는 셈이다. 반면에 경로당 일일 이용자수는 6만~8만명이다. 경로당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예산이 문제인데.

“크지 않게 작게 지으면 된다. 경로당보다는 크게, 복지관보다는 작게.”

고 연합회장의 말에 따르면 경로당이 저출산 문제와 노인일자리 확충 등 두 가지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젊은 엄마가 장보러 가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려 해도 아이를 맡겨둘 곳이 마땅치 않다. 탁아 교육을 받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를 맡아주면 육아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또 어르신들은 소득도 올리고.”

-양질의 노인일자리가 드물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도로변 휴지나 줍는 노인일자리는 ‘공짜일자리’라는 혹평까지 듣는다. 수요자맞춤형 일자리가 돼야 한다. ‘애완견 보호’도 노인에게 적합하다. 그밖에도 치매 경증 노인들을 위한 장봐주기, 약타주기, 병원 같이 가주기 등 얼마든지  많다.”

고 연합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스마트폰, 사물인터넷을 모르는 어르신들은 한글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과 다를 바가 없다”며 “가장 시급한 일이 ‘교육’이고, 그 중 하나가 교육을 통해 노인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 가족을 돌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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