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강원 등 단계적 일상회복 힘입어 경로당서 식사 속속 재개
전남·강원 등 단계적 일상회복 힘입어 경로당서 식사 속속 재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1.12 11:26
  • 호수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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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옥 강진군수(왼쪽)가 운영을 재개한 한 경로식당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이승옥 강진군수(왼쪽)가 운영을 재개한 한 경로식당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전남 목포‧강진, 강원 삼척‧강릉‧동해‧영월 등 백신 접종 완료자 중심

‘10명씩 나눠 식사’ 등 지침 마련… 서울 등 수도권은 “정상화 이르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취사 도구를 준비하고, 식사당번도 정하느라 바쁘지만 마음은 즐겁네요.”

임대수 강원 삼척시 오저1리경로당 회장은 지난 11월 10일 이렇게 말했다. 8일부터 강원 삼척시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일환으로 경로당에서 식사를 허용하면서 임대수 회장도 식사 준비를 위해 분주해진 것이다. 임 회장은 “80, 90대 연로하신 회원들이 식사를 위해 20분씩 걸어서 외부 식당을 가는 등 고생을 많이했는데 식사 재개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고 경로당 운영 제한이 완화되면서 전국의 경로당들이 정상화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운영시간이 기존보다 늘어나고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지역이 빠르게 늘어나는 한편, 코로나 확진자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점심식사가 재개되고 있는 것.

현재 경로당 운영 방침은 정부 가이드라인 내에서 시‧군‧구 상황에 맞춰 지자체장이 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 방침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함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존 오후 1시~5시로 정했던 운영시간을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화하고 방역지침 준수 하에 대면 프로그램 운영도 길을 열어둔 상황이다. 다만 식사에 대해서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지양하는 분위기고 강원, 전남 등 확진자가 적은 지역에서는 재개하는 움직임이 확연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 이후 도서산간지역에 위치한 경로당을 중심으로 꾸준히 경로당 식사 제공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도시와 달리 고령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해결할 곳이 마땅치 않고, 택배로 식재료를 주문해도 일주일에 한 번밖에 받지 못해 결식의 위험에 노출됐다. 하지만 이번 식사 재개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들의 숨통도 다소 트이게 됐다. 

김윤중 전남연합회 경로당 광역지원센터장은 “도서산간지역의 경로당을 이용하셨던 분들은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힘들어했다”면서 “이런 어려움 때문에 확진자가 적은 지역에서는 철저한 방역 하에 경로당 식사를 재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남도의 경우 목포시지회, 강진군지회 등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강진군은 관내 경로식당 16개소, 경로당 320개소, 노인대학 3개소에서 지역 어르신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었으나 노인여가복지시설 내 음식 섭취가 제한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300여명의 어르신들께 대체식을 직접 배달하고 노인시설 방문자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대안을 마련했지만 결식 문제의 완전한 해결법이 되지는 못했다. 

이에 강진군은 위드 코로나에 맞춰 11월 1일부터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백신 예방접종 완료 어르신과 미접종자 중 코로나19 PCR검사 음성판정 받은 어르신들이 경로당 식사를 이용할 수 있으며 안전한 식사 제공을 위해 식사 장소 소독, 출입명부 작성, 손소독제 비치 및 이용예정자 예방접종 확인 등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박종득 강진군지회장은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경로당을 찾지 않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이번 조치로 다시 예전처럼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곧 다가올 한파에 대비해 한파쉼터로서 제기능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역시 확진자가 비교적 적은 삼척시지회를 비롯해 강릉시지회, 동해시지회, 영월군지회 등에서 식사를 재개했다. 다시 경로당에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게 됐지만 달라진 점은 있다. 예전에는 옹기종기 모여서 먹었다면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는 10명 내외로 그룹을 지어 시간대별로 식사를 진행한다. 

예컨대 회원이 40명일 경우 A‧B‧C‧D 네 팀으로 나눠 A팀은 11시에서 11시 30분, B팀은 11시 30분에서 12시까지로 나눠서 하는 식이다. 또한 식사 중에도 회원간 1미터 이상 간격을 띄워 앉아야 하고 매번 식기를 소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로당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영수 삼척시 청솔2차아파트경로당 회장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경로당에 모여서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든 회원들이 기뻐하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이 예전처럼 경로당에서 식사도 하면서 프로그램을 즐기며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 지회에서는 원활한 식사 진행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삼척시지회 관계자는 “경로당에서 안전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경로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식사 가이드라인을 교육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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