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5] 잘못된 식습관이 부르는 ‘위암’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5] 잘못된 식습관이 부르는 ‘위암’
  • 장재영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승인 2021.11.12 13:34
  • 호수 7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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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상이 있건 없건 위에 병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은 다름 아닌 위암이다. 위암은 남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1위이며, 여성의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만큼 흔하면서도 무서운 암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위암 호발국가다. 하지만 발생률만큼이나 완치율 또한 높다. 국가검진시스템과 치료기술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다. 위암 초기는 대부분 무증상으로 조기진단이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조기 위암 완치율은 95% 이상이다. 이는 환자의 ‘정기검진’이라는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수치로 조기발견 여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암은 의심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보니 조기발견이 어렵다. 체중감소, 출혈,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위암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수술이 불가능해 보존적인 치료에만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 

속 쓰림, 소화 장애 등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기 때문에 자가진단을 통해 약물을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질환별 주요증상, 자가진단법 등과 같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단순 정보에 의존해 자신의 질환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히 그리고 신속하게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심된다면 빠르게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위암에 걸린 환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탕이나 찌개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즉, 짜게 먹는다. 그다음으로 불에 바짝 태운 고기를 즐겨 먹는다. 위는 음식을 포함한 외부 물질을 직접 만나는 장기이므로 위암 발생은 대부분 식생활과 밀접하게 관계있다. 

그렇다보니 음주, 흡연, 짜고 자극적인 음식, 발암물질이 포함된 음식섭취 등 잘못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찌개나 국을 나눠 먹고 술잔을 돌리는 등 한국 특유의 식습관은 위암 발병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을 높인다. 주로 입(경구)을 통해 전파·감염되는 특성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은 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감염 시 위암 발생을 3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감염률은 약 60%로 미리 예방하거나 가능한 한 빨리 제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을 자극하는 독성물질을 분비해 위염을 유발한다. 염증이 지속될 경우, 위 세포가 파괴돼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위암을 유발하는 전암병변이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여부는 비교적 간단한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요소 호기검사, 피·대변 검사로 식별이 가능하다. 

소화성궤양 환자, 조기 위암 내시경 절제술 대상 환자는 제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위산분비억제제와 고용량 항생제를 포함하여 통상 7~14일간의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항생제가 고용량으로 사용되다 보니 복용 환자 중 약 30%는 속 쓰림,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제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할 경우, 헬리코박터균은 죽지 않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 협의하여 끝까지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제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약 5% 정도는 재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지 말고, 평소 잘못된 식습관 등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산화 효소와 식이섬유 등이 다량 함유돼 있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수적이다. 특히,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밥을 물이나 국에 말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소화를 돕기 위한 위산 분비가 더욱 활발해져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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