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치매 어르신들 꽃 만지면 표정 밝아져”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치매 어르신들 꽃 만지면 표정 밝아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1.12 15:23
  • 호수 7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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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회원들이 요양시설에서 화분에 꽃을 심는 어르신들을 도와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회원들이 요양시설에서 화분에 꽃을 심는 어르신들을 도와주고 있다.

퇴직 공무원들, 원예치료 배워 경로당 등서 봉사  

공원 조경수 전지 등 우리 동네 아름답게 가꾸기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수년 전 서울시가 흥미로운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저소득층 홀몸 어르신 2000여명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한 결과 만족도를 100으로 환산했을 때 우울감 해소 92점, 외로움 해소 93점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실내환경개선 93범, 식물에 대한 관심증가 93점이 나왔다. 서울시는 반려식물이 적은 비용과 수고를 들여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도 발표했다.

이런 일을 하는 노인자원봉사클럽이 바로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의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산클럽(코치 신노우)이다.

신노우(68·달성군 화원읍)코치는 “공무원연금공단 대구지부에서 실시하는 원예치료 과정을 이수한 퇴직 공무원 중 봉사의 뜻을 가진 이들 20명이 모였다”며 “60대 후반~70대 중반의 교사, 소방관, 시청 공무원을 지낸 분들”이라고 밝혔다.

신 코치는 4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다 마지막에 고령군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퇴임했다. 고려대 대학원서 석사, 안동대 대학원서 박사를 받았다. 평생 공부한 식물을 이용한 봉사활동을 하자고 맘먹고 원예치료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원예치료사는 일종의 꽃을 통해 인간과 교감하는 사회복지사이다.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회원들이 화분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대경상록원예치료봉사클럽 회원들이 화분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2018년 출발한 이 클럽은 지금까지 총 200여회 봉사를 펼쳤다. 둘째·넷째 주 화요일 요양원, 경로당, 복지관 등에서 어르신들을 꽃으로 위로해주고 있는 것이다. 꽃을 화분에 심고 더 큰 화분으로 옮기고 물을 주는 등 식물관리를 옆에서 도와준다. 그에 앞서 건강체조, 건강박수, 지압 등으로 어르신들의 경직된 몸을 풀어주기도 한다.

신 코치는 “치매 어르신들의 공통점은 단순·집착”이라며 “이분들의 기억력 유지를 위해 물을 언제, 얼마나 주었는지를 계속 묻는다”며 “처음 봉사를 나간 날 한 어르신이 화분에 까는 마사토를 손으로 집어 먹으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이들은 그밖에도 꽃바구니, 수반 꽃꽂이, 생수병 화분걸이, 압화 액세서리 만들기 등을 가르치기도 한다.

교사 출신으로 창단 때부터 함께 해온 김귀순(70·대곡동)씨는 “정성스레 만든 작품을 가족이나 동료에게 선물하고 가끔은 우리에게 주기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즐겁고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실내에서 봉사를 못하게 되자 거리로 나가 공원 등 공공시설의 조경수를 관리하며 아름다운 우리 동네 만들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클럽은 위와 같은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20년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주최한 은퇴 공무원 사회공헌활동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장기 대구연합회장은 “연합회 산하 112개 클럽 가운데 가장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지역 발전에 헌신하는 클럽 중 하나”라며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봉사 날엔 빠짐없이 나와 땀을 흘리는 등 공직에 있을 때 이상으로 사회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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