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무궁무진한 한국의 ‘문화자원’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무궁무진한 한국의 ‘문화자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1.26 14:16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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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옥’이 ‘오징어 게임’에 이어 또다시 전 세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22일에는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의 정규 3집 앨범 ‘Formula of Love(포뮬러 오브 러브, 사랑의 공식)가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 3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모든 시청기록을 갈아치운 ‘오징어 게임’과 앨범만 내면 1위를 하는 ‘BTS’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기록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놀라운 성과이며 한국발 문화 콘텐츠가 더이상 변방이 아니고, 세계 주류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20세기 이후 영화‧음악‧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중심지는 누가 뭐라 해도 미국이다. 미국에서 통하는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다. 세계 각국의 대중예술인들은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미국시장을 두드렸고 성공한 이들은 실제 월드 스타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비, 전지현, 이병헌 등이 헐리우드에 진출하면서 시작을 알렸다. 이병헌의 경우 어느 정도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한국배우들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역할이 조연에 그치며 한계가 분명했다.

그리고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된 2010년대 접어들어 문화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 대중예술인들은 기회를 잡는다. 미국 기업들의 온라인 문화 플랫폼인 ‘유튜브’, ‘넷플릭스’가 득세하면서 기존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영상을 해당 플랫폼에 올리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이 볼 수 있게 됐고 광활한 미국을 돌며 홍보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등장한다. 신명나는 곡 분위기에 맞춰 코믹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이를 유튜브에 게시했는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금은 깨지긴 했지만 한때 세상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동영상이기도 했다. 싸이는 유튜브의 인기를 발판으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100’ 2위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싸이가 보여준 가능성을 BTS가 이어받았고, 역시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아 결국 세계 최대 음악시장에서도 성공하게 된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의 강세도 미국 기업의 플랫폼이 구축한 환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는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하지만 언어와 공간의 제약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최근의 성공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이상 천연자원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소설, 만화 등 아직 우리나라가 가진 ‘문화자원’은 무궁무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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