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담쟁이덩굴의 꿈
[시] 담쟁이덩굴의 꿈
  • 박기주 시인‧수필가
  • 승인 2021.11.26 14:28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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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시인‧수필가
박기주 시인‧수필가

담쟁이덩굴의 꿈

억척스레 머리악을 쓰던

속울음 같은 붉은 응혈

담장 오르던 집념 접은 채

 

바람이 묻어 있는 구멍 난 잎들

저리도 깡그리 털고

몸피 줄여

돌담장

천의 검은 손가락으로 꽉 부여잡고

 

겨울 햇살에 담벼락 베고

혼곤히 잠든 담쟁이

까칠한 심줄

이 순간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보릿고개

절구질하는 시집간 누나가

서럽도록 보고 싶은가

아릿한 그리움

돌담장 넘어야 할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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