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의 꿈
억척스레 머리악을 쓰던
속울음 같은 붉은 응혈
담장 오르던 집념 접은 채
바람이 묻어 있는 구멍 난 잎들
저리도 깡그리 털고
몸피 줄여
돌담장
천의 검은 손가락으로 꽉 부여잡고
겨울 햇살에 담벼락 베고
혼곤히 잠든 담쟁이
까칠한 심줄
이 순간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보릿고개
절구질하는 시집간 누나가
서럽도록 보고 싶은가
아릿한 그리움
돌담장 넘어야 할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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