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막걸리, 특산물을 원료로 사용… 맛‧향 개성 넘쳐
지역별 막걸리, 특산물을 원료로 사용… 맛‧향 개성 넘쳐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1.26 15:03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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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류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 높아… 생막걸리 유통기한은 10일 이내

물맛 좋은 경기 막걸리… 강원 옥수수 막걸리, 담양 대대포 막걸리도 특색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막걸리엔 쌀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색다른 맛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에 맞게 막걸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양조장에서는 과일·채소·임산물 등 각종 특산물을 첨가한 막걸리를 선보이며 일반 막걸리와 차별화하고 있다. 

최근 뜨는 막걸리의 공통점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지역 특산 막걸리’라는 점이다. 지역 원재료를 활용하고 고유의 제조방식으로 빚는 덕분에 맛과 향이 확실하다. 이에 막걸리의 효능과 다양한 지역별 막걸리를 소개한다.

◇막걸리의 종류

막걸리는 크게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로 나뉜다. 살균막걸리는 효소와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와 달리 다양한 살균 처리 방법에 의해 효모가 사멸된 상태로 유통하는 막걸리를 말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좋은 균 역시 죽어버리므로 본래의 맛과 향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다. 

생막걸리는 살균막걸리와 달리 효모와 유산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 효모가 발효하다보니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완전 밀봉을 하지 않는다. 종종 상온에 보관된 생막걸리 병이 부풀어오르거나 내용물이 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점은 살균막걸리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인데 냉장 보관을 하더라도 열흘을 넘지 못한다.

◇막걸리의 효능

발효식품인 막걸리는 다른 주류에 비해 영양성분이 많은 편이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혈관을 청소하는 작용을 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 함유량도 높다. 막걸리에는 약 1.5~1.9%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는데, 우유의 단백질 함유량이 3%인 것과 비교했을 때 적지 않은 양이다. 다른 주류와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하다. 맥주의 단백질 함유량은 0.4%이고, 소주와 양주에는 단백질이 들어있지 않다. 

이 외에도 막걸리에는 항암 효과와 피로회복을 돕는 유산균, 피부 재생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B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건강한 음주를 위해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막걸리는 상하기 쉬운 식품이다. 따라서 막걸리를 섭취하기 전에는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더운 곳에 오래 두는 것을 삼가야 한다. 

◇지역별 막걸리

▶서울= 모든 막걸리의 경합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럽고 깔끔한 막걸리를 선호하며 대표적인 막걸리로는 ‘서울 장수 생막걸리’가 있다. 단맛, 신맛, 쓴맛이 조화를 이룬 대중적인 맛으로 막걸리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한 탄산에서 나오는 청량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또한 침전물이 거의 없어 입에 맴도는 이질감이 적은 게 매력이다.

▶경기= 전국에 있는 약 800개의 막걸리 양조장 중 200개가 경기도에 모여 있다. 특히 포천과 가평, 양평 지역의 물은 미네랄이 풍부한 경수로 질 높은 생수가 생산돼, 술 빚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경기 지역의 대표적인 막걸리는 양평의 ‘지평 생막걸리’로, 다른 막걸리에 비해 투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얗고 투명한 색을 띠며,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이 적어 깔끔함과 청량감이 일품이다. 다른 막걸리에 비해 단맛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강원= 전체 면적의 불과 4%에서만 벼농사가 이뤄져 쌀이 귀한 대신 밭작물이 풍부하다.  이런 지역 특성에 따라 옥수수, 감자, 메밀 등을 사용한 막걸리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막걸리로는 강원주조의 ‘사임당 옥수수 생동동주’로, 옥수수의 달콤함과 구수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충청=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막걸리는 공주의 밤으로 만들어진 막걸리다. 공주의 정안 면에서 생산되는 밤은 특히 유명하다. 막걸리 제조에 사용하는 밤은 알이 굵고 육질이 좋으며 단맛이 강한 품종을 사용한다. 은은한 밤 향과 막걸리의 고소함이 감미롭게 어우러지며, 탄산과 산미는 강하지 않다. 꾸덕꾸덕하고 진한 맛의 밤 막걸리를 상상한다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전라=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호남평야로 대표되는 곡창지대이다. 그만큼 유기농 농산물로 빚은 막걸리가 가장 많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담양의 ‘대대포 막걸리’가 있다. 각종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한 지리산 벌꿀과 댓잎을 첨가해 감칠맛을 더 살렸으며, 인공 감미료 대신 자연 재료로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 

▶경상=  지역이 넓은 만큼 다양한 막걸리를 만들어 왔다. 전체적인 맛은 남과 북이 좀 다른데, 남쪽으로 갈수록 약간씩 더 달고, 새콤해지는 면이 있다. 대표적인 막걸리는 ‘금정산 누룩막걸리’로, 술 빚기 적합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해발 400m의 청정 환경을 갖춘 금정산성 마을에서 제조됐다. 특히 막걸리 제조 시 사용되는 누룩은 일반 누룩처럼 도톰하지 않고 전통방식을 고수해 둥그렇고 납작하게 만든다. 맛은 은은하고 구수하면서 사과나 배 등의 과일 향이 독특하다.

▶제주= 감귤이나 보리, 땅콩 등을 이용한 막걸리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전의 제주도 막걸리는 조나 쌀을 이용한 막걸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개발로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한 술들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국내산 쌀에 우도의 땅콩을 녹여 담근 ‘땅콩 막걸리’가 있다. 제주도 최초 지역 특산주이며,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향이 진하고 당도는 낮으며 땅콩 색이 스며들어 옅은 갈색을 나타낸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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