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가 혼탁해진 ‘백내장’… 시신경 손상된 ‘녹내장’
수정체가 혼탁해진 ‘백내장’… 시신경 손상된 ‘녹내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1.26 15:17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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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과 녹내장, 어떻게 다를까?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왼쪽)과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진 녹내장(오른쪽) 환자의 눈에 보이는 풍경.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왼쪽)과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진 녹내장(오른쪽) 환자의 눈에 보이는 풍경.

백내장, 시야 뿌예지고 시력 저하 나타나… 인공수정체 수술이 기본

녹내장, 시야 좁아지고 실명까지 초래… 약물‧레이저 등 치료법 다양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몸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눈 건강은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눈은 우리 몸에서 노화가 가장 먼저 진행되는 기관 중 하나다.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각종 안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용찬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과 녹내장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 질환이지만 그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안질환은 무엇보다 적극적인 조기 검진을 통해 되도록 이른 시간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시력 저하 나타나는 ‘백내장’

백내장은 우리 눈 속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되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대개 50세 이후 발병한다. 

수정체가 뿌옇게 되는 이유는 자외선, 외상, 수술, 흡연, 포도막염,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등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수정체의 ‘노화’이다. 

눈이 침침해지는 노안의 초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근거리뿐 아니라 원거리도 시야가 뿌옇고 눈이 부시거나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시력 저하가 급격히 진행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상이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안구의 통증이나 분비물 등의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김용찬 교수는 “국내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백내장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기 때문에 실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다만, 심각한 전신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거나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있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어려워져 드물게 실명을 겪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시신경 손상이 주원인인 ‘녹내장’

녹내장은 백내장과는 조금 다르다. 시신경이 점차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질환으로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국내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안압 상승과 노화다. 안압 상승과 노화에 의한 안구의 구조적 변화와 시신경 세포의 노화 등으로 시신경의 손상을 초래해서다.

녹내장에 걸리면 시야의 주변부부터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증상은 점점 시야의 중심부로 확대된다. 그러나 증상이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자각하기 어렵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자각증상을 호소한다. 

특히 양쪽 눈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신경 손상 정도에 차이가 많아 상대적으로 건강한 눈으로 인해 손상이 심한 눈의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도 많다. 따라서 눈에 통증이 있거나 침침하고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 노안과 구분해야

백내장은 진행 정도와 시력 감소 등을 확인해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 안약을 눈에 점안하는 보존적 방법과 혼탁한 기존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한 경우에는 진행속도를 지연시키기 위해 주로 안약을 사용한다. 하지만 안약은 이미 진행된 수정체의 혼탁을 이전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고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

이에 백내장의 궁극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이라 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의 혼탁 정도, 환자의 불편감 등을 고려해 수술 시기를 정한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수술을 결정하며, 수술 후 시력의 회복 정도는 각막, 유리체, 망막 등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노인성 백내장은 노화 과정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고 해서 이를 노안과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노안과 백내장은 발생 시기와 초기 증상이 비슷하지만 엄격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백내장은 방치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조기 검진을 통해 되도록 이른 시간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녹내장, 조기 발견해 치료해야

녹내장은 발병하면 무조건 실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하지 않는다.

녹내장 치료를 위해서는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인 경우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고 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만성인 경우에도 안압강하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안압이 내려간 후에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눈 속 방수(눈 안에서 생성되는 물로,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영양분을 공급)의 순환을 돕고, 안압이 정상화된 후에는 시야 검사를 통해 시력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녹내장은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만약 약물이나 레이저로도 안압 조절이 힘들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안압은 정상인데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더 흔한 만큼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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