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건강관리거점 된 경로당…보건소 등서 고혈압‧구강‧정신건강 집중관리
어르신 건강관리거점 된 경로당…보건소 등서 고혈압‧구강‧정신건강 집중관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2.03 13:27
  • 호수 7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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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이 여가복지문화공간을 넘어 건강관리 거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남구의 한 경로당에서 방문간호사의 구급함 사용법을 듣는 어르신의 모습.
경로당이 여가복지문화공간을 넘어 건강관리 거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남구의 한 경로당에서 방문간호사의 구급함 사용법을 듣는 어르신의 모습.

체지방측정기, 자동혈압계등 설치… 주민들도 이용

방문간호사 경로당 정기방문… 낙상시 응급처치 교육도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11월 26일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경로당에는 체지방측정기(인바디), 자동혈압계 등이 설치됐다. 산수경로당이 마을건강거점으로 선정되면서 어르신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 누구나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혈압·체지방·체중 점검뿐만 아니라 뇌심혈관계 질환 및 당뇨 등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운동능력, 영양상태 등 관련 의료상담이 가능한 곳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김화자 산수경로당 회장은 “경로당이 회원들과 마을주민들의 건강관리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책임감이 더 커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이 노인들의 여가복지문화공간을 넘어 건강관리거점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경로당은 어르신들이 하루에 한끼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고 문화프로그램을 즐기는 대표 노인여가시설로 농촌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하루에 한 번은 방문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경로당의 특성을 활용해 어르신들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제공하던 방문간호서비스를 경로당에 확대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여주시보건소는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방문보건팀에 등록된 대상자 중 고혈압 위험요인을 가진 220명을 선정한 후 경로당을 통해 소그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 1회 경로당을 방문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측정 수치를 보며 개인 상담을 진행했다. 리플렛과 동영상 등 시각 자료를 이용해 고혈압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이때 수치가 정상 범위를 초과한 어르신에 대해서는 병원진료를 강력히 권고했다. 또 근력 3종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한 운동교육도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했다.

여주시보건소 관계자는 “방문간호사가 정기적으로 경로당을 찾아 건강상태를 확인해 어르신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로당을 활용해 어르신 구강관리에 나선 곳도 있다. 경기 하남시는 오는 12월까지 관내 경로당 20곳을 대상으로 경로당 구강건강교실을 운영한다. 구강보건교육 전문강사가 경로당을 방문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노인을 대상으로 마스크 속 구강건강 관리, 구강근육 마사지, 입체조, 구강위생용품 사용법 등을 교육한다. 비대면 교육을 원하는 경로당에는 구강보건 교육자료, 구강위생용품 및 불소양치 용액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선영 하남시 건강증진과장은 “경로당 구강건강교실이 올바른 치아 관리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어르신들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겨울철에 접어들면서는 낙상예방 등을 위한 교육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는 11월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한파대비 무병장수 경로당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이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문간호사와 영양사 등 7명의 인력을 배치해 관내 경로당 242곳을 대상으로 응급처치법에 대한 순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겨울철에 온열용품을 사용하다 저온화상 발생 시 열 손상 원인 제거와 예방법을 알려주거나 눈길에 미끄러져 발목을 접질리는 등 관절 손상 부위에 얼음찜질법, 압박붕대를 감는 요령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급한 경로당 구급함에 화상 연고와 포비돈 스틱 등 응급의료 의약품을 보충하고, 새롭게 문을 연 경로당 21곳에 구급함과 함께 응급의료 소모품도 지급하고 있다.

광주 남구 관계자는 “겨울철 경로당 실내·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전 예방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로당은 코로나 장기화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경남 거창군은 노인우울예방관리를 위한 ‘찾아가는 경로당 정신건강상담실’을 운영한다. 12월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역 내 22개 경로당 이용 어르신 3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요원이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우울검사를 실시해 개별 결과 상담 및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할 방침이다. 

스트레스‧우울증 예방관리 교육,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심리 상담과 반려식물심기 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춰 1대 1 상담 및 영상자료 등을 활용해 알기 쉽게 구성했고, 우울 고위험군의 경우 정신건강간호사의 전문상담은 물론, 전문치료기관 및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 연계 등의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거창군 관계자는 “최근 늘어나는 노인 자살의 심각성 및 예방의 주요성에 대해 알리고 1차 예방자로서의 역할, 전문기관 도움 요청 방법 등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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