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대한노인회 전남 순천시지회장 “지회장 재밌게 하고 있어…공약 조기 실현에 보람도 느껴”
김영수 대한노인회 전남 순천시지회장 “지회장 재밌게 하고 있어…공약 조기 실현에 보람도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2.03 14:15
  • 호수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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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장, 노인회 요청 잘 수용… 취임하자마자 노인일자리 50개 지원도

웰다잉 지도사 양성교육에 문화원장 등 지역 유지들 참여…반응 뜨거워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덜 받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노인회가 더러 있다. 대한노인회 전남 순천시지회도 그 중 하나다. 지난 11월 29일, 순천시 장천안길에 위치한 노인회관은 많은 어르신들의 방문으로 생기가 넘쳤다. 

1층의 실버카페 ‘쉼터 휴(休)’에 어르신 몇몇이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고, 한켠에선 지회 직원이 책상을 갖다놓고 내년도 노인일자리 참여자 접수를 받고 있었다. 휴게실에도 마스크를 쓴 남녀 어르신 서너 명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김영수(73) 순천시지회장은 “(코로나로 인해)정상적이지 않은 때이지만 그럼에도 공약들을 하나씩 실천해 이미 대부분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2020년 10월에 취임했다. 순천시지회는 24개 읍·면 분회, 680여개 경로당, 회원 2만2000여명이 있다.

-고령층의 코로나 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우리도 최근에 경로당 문을 다시 닫았다. 어르신들이 갑갑해하실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 지금까지 경로당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어르신들 백신도 다 맞았고 방역과 소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

-노인회관이 장날 분위기이다. 

“오늘 마침 지회 부회장님들 간담회가 있다. 올해 순천시가 두 개 조례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순천시의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인증 조성을 위한 조례이다. 그 일환으로 어르신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또 다른 조례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품위 유지에 필요한 건강 바우처 지원을 위한 것이다. 순천시는 2022년부터 이·미용, 목욕비를 월 1만원씩, 연 12만원을 지원해줄 예정이다.

-카페도 활기가 넘친다.

“지난 4월에 오픈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10명이 하루 2명씩 번갈아 근무한다. 커피 값이 저렴한데다 바리스타들이 친절해 점심 때 시청 직원들도 많이 찾아온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을 순천시인재육성장학재단, 권분운동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권분운동은 조선시대 고을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재물을 나누는 미풍양속이다.”  

-취임 1년이 넘었다. 해보니 어떠신가.

“저는 재밌게 하고 있다. 선거공약의 조기 실천에 보람도 느끼고.”

김 지회장은 지난해 9월에 있은 지회장 선거에서 ▷관행으로부터의 탈피 ▷사회공헌수당 지급 기반 마련 ▷경로당 지도사 활동 지원 ▷직능별 이사 제도 도입 ▷웰다잉 지도사 양성 ▷권역별 좌담회 강화 ▷자원봉사단 활성화 ▷경로당 운영지침 제작 배부 ▷어르신 생애 기록 만들기 추진 등 9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경로당 지도사는 무엇인가.

“일부 분회장님들이 연금을 받는 관계로 일자리 참여 기회가 제한돼 있다. 분회장과 부회장, 총무 등 50명을 경로당 지도사로 임명해 그분들로 하여금 경로당운영지침을 숙지하여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계 등 운영 전반을 교육하도록 한다. 순천시장께서 제게 취임 선물(?)로 순천형 일자리 50개를 주었는데 그게 바로 경로당 지도사이다.”

-경로당 운영 지침이란 무엇인가.

“제가 취임하고 과거 대한노인회 중앙회가 제작한 것을 참고해 현실에 맞는 경로당 운영 지도 지침서를 만들었다. A4 크기에 총 156쪽 분량으로 경로당 운영 규정부터 코로나19 경로당 이용 준수 사항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안내해놓았다.”

김영수 순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서정숙 사무국장.
김영수 순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서정숙 사무국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도 예정돼 있다. 사회공헌수당 지급이 그것이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수당이란 개념은 아니다”라면서도 “경로당이 여름에는 쉼터로, 겨울에는 여가 선용의 공간으로 노인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경로당 회장에게 사회공헌수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출직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공약사업에 넣되 노인회가 조례 안을 만들면 시의회가 통과시켜 관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관행으로부터의 탈피’는 무슨 뜻인가.

“정부 정책의 반복적인 집행 과정에서 우려되는 권력화·세력화를 경계하기 위해 순환보직을 시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의 전담요원도 분야를 바꿔가며 하고 있다. 생각을 조금 달리하면 사업의 효과가 커진다. 코로나로 사업이 중단돼 쓰지 않은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초 라면을 구입해 경로당에 전달했고, 지난 11월 16일에는 노인회관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김장김치 1500kg(300박스)을 담아 100세 이상 어르신과 독거노인, 저소득층 300가구에 전달하기도 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올해 경로당 급식 및 청소도우미, 노노케어, 버스승강장지킴이 등 660개 일자리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110개 더 늘릴 예정이다.”

김영수 지회장은 철도청에서 36년여 근무하고 서기관으로 퇴임했다. 순천시지회 사무국장, 노인대학장을 지냈다. 녹조근정훈장,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고 저서로는 ‘순천만의 행복’, ‘웰다잉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예절지도사, 노인심리상담사, 웰다잉심리상담사 등 노인복지 관련 자격증을 다수 취득했다. 호남일보 논설위원, 대한호스피스웰다잉협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퇴직 후 광주의 철도대학에서 6년여 교수 생활을 지냈다. 전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에 들어와 사무국장을 3년여 하고 정년을 맞았다. 이후 노인대학장으로 있던 중 지회장 선거에 나섰다.”

-선거 관련 기억에 남는 일은.

“투표 전날 경로당 회장님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와 ‘내일이 투표 날인데 후보 얼굴을 못 봤다’고 하시더라.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 바로 찾아뵙고 비전도 소개했다. 그분이 저를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거의 필요성을 느낀 순간이기도 했다(웃음).” 

-웰다잉 전문가이다. 웰다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웰다잉과 웰빙은 같은 말이다. ‘9988234’란 말이 가장 잘 표현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았다는 건 그만큼 건강관리를 잘 했다는 것이고, 2~3일 사이에 죽는다는 건 그 사이에 주변 정리도 하고 가족들과 작별의 시간도 보낸다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노인회관 4층에서 8주간 진행되는 웰다잉 지도사 양성 교육에 순천시문화원장, 순천시문화재단 상임이사 등도 참여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김영수 지회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기자에게 ‘순천시노인회소식지’를 건네주며 “지난여름 노인회 각종 활동을 비롯해 시 정책 홍보, 건강·문화·농사 정보, 지역 예술인 작품 소개 등을 담은 소식지를 창간했다”며 “3000부를 발행해 지회 산하 각 경로당에 2부씩, 전남의 22개 지회와 중앙회, 유관기관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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