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9] 70% 손상 전까지 자각증상 없는 ‘간암’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9] 70% 손상 전까지 자각증상 없는 ‘간암’
  • 김범수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
  • 승인 2021.12.10 14:38
  • 호수 7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
김범수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

간암은 폐암에 이어 암 사망률이 2위인 무서운 질환이다. 간의 70% 이상이 손상되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간암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우상복부 통증 ▲우상복부 종괴 만져짐 ▲복수, 황달, 간성혼수, 정맥류 출혈 ▲체중감소 및 피로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있더라도 간암은 만성 바이러스간염, 간경변증 등 간 질환 병력이 있던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을 혼동해 암이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이라면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간 질환 검사(혈액·초음파)를 받아봐야 하는 이유다. 

간암은 단순 지방간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는다. 주로 간염과 간 섬유화가 누적될 때 발생한다. 환자군을 살펴보면, 약 80% 정도가 이미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간경변증 환자 100명 중 연간 3~8명 정도에서 간암이 발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만성간염 단계에서 간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미 간경변증을 앓고 있다면, 추가적인 간 손상을 피해야 한다. 즉, 반드시 금주하며 정기적인 간암 감시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 2003년부터 국가암검진 사업에 간암이 포함되어 있어 간경변증 환자라면 부담 없이 연 2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간경변증이 없는 만성 B·C형 간염 환자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2cm의 작은 결절 단계에서 간암을 발견하는 것이 완치 가능성이 가장 높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조기 진단법은 간 초음파 검사와 알파태아단백 혈액검사다. 복부비만이 있거나 간경변증으로 간이 매우 작은 경우, 간 전체를 자세히 볼 수 없을 때는 CT나 MRI 검사를 추가 진행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간암을 떼어내는 절제술과 간이식이 있으며, 비수술적 치료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 고주파 열 치료,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간암의 수술적 치료는 가장 효과적 치료법이나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간 절제술은 간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고 암세포가 일부에 국한돼 있어야 한다. 또한 간경변증이 심하지 않고, 암세포가 혈관을 침범하지 않았을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간암의 조기 진단율을 고려해볼 때, 약 10~ 20% 정도만 간 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간암 환자는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다보니 간 기능이 떨어져 있어 만성간염,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간암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간이식이다.

간이식은 정상인의 간을 옮겨 붙이는 수술로 기존의 손상된 간을 모두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간암과 함께 간경변증 등 동반된 간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간 절제술과 마찬가지로 제한이 있다. 간 외부 전이가 없으며 종양의 크기가 작고 갯수가 적어야 한다. 

간암 예방을 위한 유일한 답은 바로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다. 자신이 고위험군(B·C형 간염, 간경변증 등)에 해당된다면,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금주, 적절한 운동·식습관을 통한 당뇨·지방간 관리 등으로 간 건강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