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신속 치료 안하면 신경 손상돼 후유증
‘안면마비’ 신속 치료 안하면 신경 손상돼 후유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2.17 15:09
  • 호수 7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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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마비의 증상과 치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이 원인… 입 비뚤어지고 눈 아래 떨림 발생

뇌졸중이 원인이면 입 주변만 마비… 꾸준히 치료하면 후유장애 줄여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갑자기 한쪽 얼굴에 힘이 빠지게 되는데, 대부분 눈을 깜박이는 것이 부자연스럽거나, 세수할 때 한쪽 눈에 물이 들어간다거나, 입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얼굴의 이상을 눈치채게 된다. 

그러나 ‘피곤해서 그런가’,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얼굴의 마비가 점점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안면마비는 초기 3~7일까지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진행성 양상을 보이며,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마비의 원인

안면마비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에 종양이 발생하면서 신경을 압박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중이염에 걸린 환자 중 안면신경마비에 걸리기도 하는데, 중이 근처를 지나가는 안면신경에 염증이 옮겨져 발생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되거나 추위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백신 접종이나 심한 감기, 불면, 고령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면신경이 지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안면마비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안면마비는 특정 한 가지 요인에 노출되어 갑자기 발생한다기보다는 여러 요인으로 인한 우리 몸의 면역력 저하가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안면마비의 증상

마비가 시작된 시점부터 발병 초기에는 신경 손상이 계속 진행되며 이로 인해 짧게는 1~2일, 길게는 5일 이상까지 마비 증상이 점점 심해지다가 일정 기간 멈춰있는 경과를 보이게 된다. 

안면마비가 나타나면 눈 아래 떨림이 생기고, 갑자기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눈을 치켜뜨기 어려워진다. 입이 비뚤어지고, 제대로 오므라들지 않아 음식을 먹을 때 흘리거나 불편을 겪기도 하며, 마비가 발생하기 전 귀 뒷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보통 안면마비가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기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뇌졸중이 동반된 안면마비는 입 주변 근육에서만 마비가 나타나며, 이마와 눈에는 마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안면마비가 발생했을 때 뇌졸중으로 인한 것인지를 알아보려면 이마에 주름이 잡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이마에 주름이 잡히면 뇌졸중이 원인인 경우로 의심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안면마비는 정체기를 지나면 회복이 시작되는데 손상된 신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떨어진다. 결국에는 신경재생이 멈춰 마비의 불완전한 회복과 함께 이차적인 후유증이 남기도 하는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집중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안면마비는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마다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 신경 손상률이 70~80%가 넘는 심한 경우에는 안면 비대칭이 남거나 경련, 구축, 연합운동(원치 않는 부위까지 함께 움직여지는 것), 악어눈물(음식물을 섭취할 때 눈물이 나는 증상) 등 이차적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안면마비 환자 중 29~33%에서는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남으며, 이로 인해 환자가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안면마비의 치료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가 있다.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나타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적 치료를 추천하지 않는데, 심한 경우 신경을 둘러싼 골관을 제거하는 안면신경 감압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회복이 빠르고, 80~90%의 환자가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다. 

이처럼 안면마비는 치료 기간이 길고,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 및 후유증의 정도가 환자마다 다르므로, 환자 대다수가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다. 

이에 치료 전 신경 손상률을 측정하기 위한 신경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이, 기저질환 등을 종합한 치료계획을 세우면 완치율을 높이면서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보통 ‘안면마비는 3개월 또는 6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좌절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있다. 

김정현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는 “마비의 회복 속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느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률적으로 3개월 혹은 6개월까지만 회복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안면신경의 손상 정도 및 여러 요인에 따라 환자들의 예후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특히 마비가 심한 환자들의 경우 수개월이 지난 이후에서야 회복이 시작돼 치료를 지속할 경우 1~2년이 지난 이후에도 조금씩 더 회복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안면마비가 완치되지 못하고 후유증까지 남은 상태에서 다양한 불편감을 안고 생활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피곤하거나 날씨가 추울 때 얼굴이 뻣뻣하다는 가벼운 후유증부터 경련, 구축으로 인해 얼굴 한쪽이 찌그러진 안면 비대칭 등 크고 작은 안면마비의 후유증도 치료를 통해 일정 부분 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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