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 소속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 “우리는 ‘현역 농사꾼’…수로 청소도 깔끔하게”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 소속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 “우리는 ‘현역 농사꾼’…수로 청소도 깔끔하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2.17 15:24
  • 호수 7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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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 소속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양사면 꽃동네 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해 나눔잔치를 벌이고 있다.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 소속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양사면 꽃동네 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해 나눔잔치를 벌이고 있다.

평화전망대 청소, 칼갈이, 요양원 나눔잔치 등 봉사

2020년 자원봉사 우수사례 발표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우리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바로 마주하고 있어요. 조상이 지킨 땅을 물려받아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한다는 남다른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 소속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 이경진 코치(76)의 말이다. 이 코치는 이어 “마을 최북단서 북한까지 가깝게는 1.8km 떨어져 있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봉사를 이어가는 게 타 봉사클럽과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의 권유로 양사면 덕하1~3리에 거주하는 72~85세의 남녀 어르신 20명이 클럽을 결성했다. 교장으로 퇴임한 이 코치는 강화군지회 양사면 분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클럽의 회원 역시 모두 분회 회원들이다.  

이 클럽은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수로·등산로·강화평화전망대·농경지·공동묘지·마을안길 환경정화를 비롯 칼갈이, 독거노인 음식대접, 요양원 나눔잔치 등이다.

이 클럽의 서영은 코치(85)는 “하천의 폐기물들이 바다로 쓸려나가지 않도록 한 달에 한두 차례 걸러내는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며 “장대 끝에 낫이나 그물망을 매달아 폐기물들을 거둔다”고 말했다. 이어 “힘도 들고 요령도 필요해 보통사람은 힘들고 우리처럼 농사일을 오래한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클럽 회원 대부분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이 기술을 요하는 칼갈이 봉사를 할 수 있는 것도 ‘현역 농사꾼’이라서 가능하다. 

서 코치는 “낫이나 쟁기 같은 농기구를 늘 가까이 하기 때문에 칼날을 가는 일에 익숙하다”며 “덕하리 소재의 꽃동네를 한 번씩 방문해 주방용 칼을 갈아준다”고 말했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양사면 꽃동네 요양원에는 치매, 중풍,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80여명이 있다. 

클럽 회원들은 봉사를 계기로 이웃과 가까워졌고 삶의 보람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이 클럽의 김광복 회원은 “이웃으로 살지만 대화가 적었는데 클럽에서 같이 땀을 흘리며 친해져 서로의 농사일을 내 일처럼 돕기도 한다”며 “봉사를 한 날은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서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이 코치는 수상과 관련해 “우리에겐 이 상의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봉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천 강화군지회장은 “외지에서 많이 찾는 강화평화전망대의 주차장 등을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는 어르신들 덕분에 마을 위상도 높아지고 노인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며 “특히 양사노인자원봉사클럽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헌신적으로 수고를 해줘 봉사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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