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이젠 두렵지 않다 ⑨ 온천욕이 파킨슨병 치료에 좋은가
파킨슨병 이젠 두렵지 않다 ⑨ 온천욕이 파킨슨병 치료에 좋은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3.16 17:49
  • 호수 1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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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천여행(2007.2.6~9. 3박 4일)

평소 우리 가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가까이 지내고 있는 김옥조 교수 내외분과 일본 중서부 지역의 다카야마시 오쿠히다의 히라유 온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가 간 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중부지방 기후 현의 최북단으로 나가노 현과 하마께 일본의 지붕이라는 이른바 북알프스 지방의 중부 산악 국립공원 안에 있다. 4, 5월 이후에는 3000m가 넘는 북알프스의 산들을 오르는 알피니스트들의 등산로 입구이기도 하다.

차창 밖 흰눈으로 덮인 산야의 설경이 한층 아름다웠다. 설경 감상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버스는 어느새 숙박지인 오카다 여관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지 약 5시간 30분 소요됐다.
우리가 4일간 머물 숙소는 건립된 지 100년 가까이 되는 전형적인 일본 료칸이었다. 이 방면에 해박한 김 교수 부인이 인터넷을 뒤져 침실, 목욕탕, 노천탕, 음식 서비스 등을 죄다 점검하고 난 뒤 잡은 여관이라 첫 인상부터 호감이 갔다. 한마디로 공기 좋고 수질 좋은 외딴 온천마을에서 조용히 쉬고 싶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이 지역은 해발 평균 1000m 이상의 고산지대로 눈이 1m 이상 쌓인 채 겨울철을 보내게 되고,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섭씨 15도 전후여서 에어컨은 물론 모기 구경도 할 수 없다고 한다.

3층에 자리 잡은 여관의 창문 밖 설경은 홋카이도 지방의 풍경을 연상케 했다. 공항에서 히라유로 오는 길은 양쪽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노폭이 좁고 굴곡이 심해 마치 함경도 길주에서 혜산진 쪽으로 연결된 험한 산간로를 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많이 닮았다.

머무는 기간 중 온천욕을 되도록 많이 하기로 하고 아침, 저녁 그리고 자기 전 하루 3회를 매일 실시했다. 마침 비수기라 그 넓은 목욕탕에 혼자 있었던 적이 많았다. 언제나 탕 안이 한가해서 목욕하기 전에 내가 개발한 스트레칭도 했다.

이번 여행은 온천을 하면서 쉬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옥외활동은 자제하는 가운데 숙소 가까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3박은 너무 짧았다. 아쉬움을 안고 예정대로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역시 잘 갔구나” “내 병 치료에 도움이 되었음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느꼈다.

먼저 파킨슨병 치료는 △증상에 알맞은 적절한 약물복용 △적절한 운동 △긍정적 사고와 심리적 안정이 잘 조절·배합됨으로써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필자(왼쪽) 부부와 김옥조 교수 부부.

약물복용은 집에 있으나 외국에 있으나 관계없이 준비만 돼 있으면 잘 이행할 수 있다. 운동 역시 마음먹기에 달렸다. 온천여행을 하면서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탕 안을 걷기도 했다. 몸의 유연성을 기르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긍정적 사고와 심리적 안정이다. 이번 여행이 나의 지병 치료에 도움이 됐다고 확신하는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 이유를 간략하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온천 지역은 대개 한적한 곳이다. 그래서 공기가 좋다. 이번에 여행한 오쿠히다 지역은 특히 공기가 좋은 곳이었다. 오염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시에서 공기 오염원으로 최고로 꼽히는 것이 자동차 매연이다. 대도시를 떠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좋은 일이다. 우리가 여행한 곳은 일본에서도 오지 중 오지였다.

둘째, 좋은 물을 마실 수 있었다. 펄펄 살아있는 6각수, 아니 생수를 마시고 또 마셨다. 목욕하면 목이 마르고 물맛은 배가 된다. 모르긴 해도 몸속의 노폐물이 이 활수에 녹아 몸 밖으로 다 배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셋째, 매일 목욕을 몇 차례나 하면서 심신의 찌꺼기를 털어버릴 수 있었다. 온천욕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너그럽고 여유있게 해주는 것 같다. 몸도 확실히 유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온천의 천질(泉質)이 우리 몸에 어떤 생리적, 화학적 작용을 하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조용한 분위기에서 탕 속에 몸을 담그고 여유 있게 쉬는 것만으로도 파킨슨병의 여러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그 효과가 있음은 물론, 특히 긍정적 사고와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좋았다고 본다.

넷째, 좋은 분위기를 꼽고 싶다. 김 교수 내외와 함께한 분위기는 한마디로 안락 그대로였다. 그분들처럼 마음이 잘 통하는 동반자라면 여행을 더 자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밖에도 좋은 음식, 청결한 시설, 종업원의 친절, 조용한 환경 등 그 어느 것 하나 내 건강에 손해가 될 만한 요소가 없었다. 이번 여행을 주선한 김옥조 교수 내외의 공으로 생각한다. 또한 이번 여행이 나의 파킨슨병 치료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확신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내가 가진 상식과 이번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2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좋은 친구와 한적한 온천여행을 떠나는 것이 파킨슨병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란 느낌이다. 또 하나는 이번처럼 질 좋은 여행을 할 수만 있다면 자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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