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희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장안구지회장 “뮤지컬단 창단 공연 성황리 마쳐…어르신들 노래로 힐링”
정관희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장안구지회장 “뮤지컬단 창단 공연 성황리 마쳐…어르신들 노래로 힐링”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2.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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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활성화·재능나눔·회원확대 등 우수기관 선정… 남다른 지회 운영 성과

26년 넘게 대학에서 제자 가르쳐… 도내 중·고교 컴퓨터 교사 대부분이 제자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정관희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장안구지회장의 이름 앞에는 수식어가 여럿 붙는다. ‘노래하는 지회장’, ‘교수 출신 지회장’, ‘정치 꿈을 간직한 지회장’이 그것이다. 정 지회장은 “대한노인회 사상 처음으로 뮤지컬단을 창단했고, 대학에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게 삶의 보람”이라며 “노인회와의 인연도 정치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이 노인에 대한 봉사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20일. 수원시 장안구 수성로에 위치한 장안구지회에서 정 지회장을 만나 뮤지컬 창단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장안구지회는 122개 경로당, 회원 9000여명이 있다. 정 지회장은 2018년 6월에 취임했다.

-경로당의 코로나 방역은 잘 되고 있는지.

“어르신 대부분이 3차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다. 경로당 문을 열었지만 식사가 안 되니까 잘 나오지 않는다.”

-뮤지컬단을 창단했다고. 

“재능나눔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3월에 ‘장안별뮤지컬단’(단장 박영채)을 창단했다. 코로나로 인해 경로당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재능나눔을 하지 못하게 돼 어르신들을 힐링하는 다른 방법을 찾다가 만들게 됐다. 다시 말해 노래와 안무로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삶을 풍부하게 하자는 취지다. 코로나가 좀 수그러지면 5명이 한 조가 돼 경로당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노래교실’은 많지만 뮤지컬단은 생소하다.

“대한노인회 대부분 지회가 ‘노래교실’을 하고 있고, 지역에만도 합창단이 20개에 달한다. 남들 다하는 걸 따라하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뮤지컬단은 우리가 최초일 것이다. 평균 연령 70대 후반의 여성 단원 중 10여명이 합창단 활동을 했고, 대학 성악과를 나온 분도 있다. 80대 어르신도, 경로당 회장님도 단원이다.”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 지회 강당에서 모스크바대 음대 출신의 지휘자,  피아노 반주자와 함께 화음을 맞춘다. 운영비용은 각자가 갹출해 해결하고 있다. 재능나눔 활동비로 받는 10만원 중 5만원을 지휘·반주비와 연습장 사용료로, 나머지는 교통비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이틀 후인 지난 12월 22일, 장안별뮤지컬단은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창단 뮤지컬 공연 ‘사랑․희망 나눔 콘서트’를 열었다. 총 3부로 구성된 콘서트에서 단원들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살짜기 옵서예’ ‘댄싱퀸’ 등을 불러 어르신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노래하는 지회장’이란 말도 듣는다.

“제가 진도 바로 옆 신안 출신이다. 진도에선 아기가 걷기 시작해 ‘엄마’ ‘아빠’ 다음으로 배우는 말이 ‘진도아리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노래를 좋아하고 또 잘 한다. 저도 합창단 경력이 4년 가까이 된다. 지난 10월에 경기연합회 주최 시니어슈퍼스타G 노래경연대회에 나가 신유의 ‘일소일소 일노일노’를 불러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웃음).”

정관희 수원시장안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 지회장 오른편이 황민웅 사무국장.
정관희 수원시장안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 지회장 오른편이 황민웅 사무국장.

-수원시 장안구를 소개해 달라.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도시로 사람이 거주하는 유일한 성이란 점에서 페루의 천년된 성곽과는 차별화가 된다. 문화도시이기도 한 수원에는 장안구를 비롯해 권선·팔달·영통 등 4개 구가 있다. 4개 지회 가운데 우리가 경로당이 두 번째로 많다. 장안구지회 노인회관이 과거 수원시지회 노인회관이었다. 바로 이 자리가 수원시 노인회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건물을 9년 전 리모델링을 해 쓸 만하다. 한일합섬, SK케미칼의 공장들이 외부로 빠져나간 자리에 아파트들이 새로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경로당이 많이 생겨나겠다.   

“그렇지도 않다. 아파트 대단지가 생기더라도 경로당은 한두 개 신설에 그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체로 양호한 편으로 자연부락경로당은 아주 좋다. 기로경로당을 비롯 5개 경로당이 2019년 수원시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모범경로당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로당활성화가 잘된다는 말을 듣는데.

“경로당 프로그램이 분야 별로 다양하고 수도 많다. 요가·국학기공·수지침(건강), 실버댄스·노래교실·민요(오락), 교통·정보화교실(교육) 등 20개가 넘는다. 장안구청과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경기도교통연수원, 시각안마사협회 등 지역의 기관·단체에서 어르신들의 건강과 여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장안구지회는 경로당 활성화 관련 사업의 탁월한 성과로 대한노인회 중앙회와 경기연합회로부터 경로당활성화사업 우수기관(2019년), 노인재능나눔활동사업 우수기관(2020년), 경로당 회원확대운동 최우수기관(2019년)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임기가 끝나간다. 그간의 성과라면.

“첫째가 뮤지컬단 창단이고 두 번째가 선거공약으로 내건 경로당 입식 개조이다.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단번에 입식 전환으로 가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곳 당 120만원 상당의 예산이 소요된다. 마사회에서 찬조를 해주기로 했지만 그 역시 코로나로 경기를 열지 못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정관희 지회장은 동국대 통계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서 응용통계(이학 석사), 전산통계(이학박사)를 전공했다. 경기대 정보과학부 교수로 26년 넘게 제자를 가르쳤다. 경기대 중앙도서관장, 경기대 초대 정보통신대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노인회 중앙회 효사상 강사, 수원 지방법원 조정위원, 하동정씨 대종친회 명예회장, 경기대 명예교수로 있다. 장안구지회 노인대학 강사를 거쳐 자문위원 부위원장을 지냈다. 

-노인회에선 드물게 ‘교수 출신 지회장’이다. 

“1980년에 경기대학교 교수로 나갔다. 일반인이 컴퓨터를 잘 모르던 때 이미 그 대학에 컴퓨터학과가 생겼고 매년 100여명의 학생들이 입학했다. 경기도의 중·고교 컴퓨터 교사의 절반이 경기대 컴퓨터학과 출신이다. 그만큼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는 자긍심이 있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40대 후반, 교수 재직 시 아칸소주지사이자 변호사로서 미국 대통령에 선출된 클린턴을 보고 자극을 받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가 11표를 얻은 게 첫 정치 입문이었다. 이후 수원시장,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장안구지회의 전 사무국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장안구지회 자문위원 부위원장을 맡았다. 전임 지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인한 지회장 선거에 주변 권유로 나가게 됐다.”

정관희 장안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경로당을 어르신들이 어울려 맛있는 식사도 하고 여가와 취미생활도 즐기는 ‘낙원’으로 만들고 싶다”며 “정부가 부식비 지원을 좀 더 지원해주고, (코로나로 인해)미사용 예산도 다른 명목으로 쓸 수 있도록 유연한 복지정책을 집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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