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김지영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인물포커스] 김지영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3.18 08:24
  • 호수 1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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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대 아닌 내실있는 협회 다지는데 주력”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봉양에 국가가 나서 고통을 분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생활 편의를 제공하며 노인복지를 도맡아 온 민간 노인복지시설이 있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어르신들 가운데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지원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이다. 이들 시설은 어르신 가정에 방문해 가사업무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가정도우미 파견사업을 비롯해 단기 및 주간보호, 소규모 노인 홈 등을 운영하며 노인복지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제6대 회장에 당선된 김지영 회장을 만나 재가노인복지계의 현황과 비전을 들어봤다.

▲ 김지영 신임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 재가노인복지시설이란.

김지영 회장은…

한양대학교 신문학과(학사, 석사)
일리노이 주립대 대학원 Mass Communication 전공(M.A)
강북 여성인력개발센터 운영위원
사회복지법인 영산 사무국장
강남노인복지센터 소장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이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회장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수발을 자녀들이 맡아야 할 의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맞벌이 부부가 늘고,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고령의 자녀가 몸이 불편한 초고령 부모님을 모시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어르신들의 부양이 큰 과제가 됐다. 그래서 국가가 치매나 중풍 등 몸이 불편한 어르신의 부양에 동참하게 된 것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다.

그러나 현재 시행초기에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아래서 국가가 몸이 불편한 모든 어르신들을 요양시설에 수용할 수도 없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중장기 요양시설 중심의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재가노인복지시설은 상대적으로 경증이나 중등증 어르신들에게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장애를 가진 어르신의 경우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장기요양보험 대상 어르신은 전체 노인인구의 4% 정도에 불과하며, 이 중 제도의 혜택을 받는 어르신은 60% 남짓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전체 노인인구의 2% 남짓의 어르신만이 장기요양보험제도의 혜택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가노인복지사업은 전체 어르신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포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장기요양보험제도에 편입되기 이전 단계 어르신들에 대해 예방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의료비와 복지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 있다.

▶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으로 주간보호센터나 재가노인복지센터 등이 크게 늘었다. 중복 개설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 서비스 부실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협회 산하의 사업소들은 원칙적으로 공공부조가 목적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전국의 사업소는 최근 1만200개까지 늘었다. 그 중 협회에 가입된 사업소는 100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9000여개의 사업소에 대한 관리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소들은 영리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하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다보면 부당청구, 서비스 질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 날 수 있다. 우선 협회 소속 1000여개 사업소가 노인복지 서비스를 확고히 다져가면서 미가입 사업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협회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총회에서 정관도 바꿨다. 기존에는 재가복지기관만 협회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장기요양기관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의 수가가 인상되지 않는 한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모두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사회 안전망 확충을 위해서라도 지혜를 짜내 노인복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 김지영 신임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 정부가 2010년부터 장기요양보험 3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도 요양기관의 시설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시설의 수급문제에 대한 대안은.

현재 요양기관 병상 수의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대기자가 많은 형편이다. 따라서 연간 최대 180일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단기보호센터를 요양기관처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러나 오는 6월부터는 이 같은 편법이 철저히 차단될 예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4월부터 장기요양 대상자에 대한 재등급 판정이 시작된다. 복지부는 중증 대상자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협회의 예상은 다르다. 건강이 가장 좋지 않은 1등급 환자의 경우 사망자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 것이고, 상대적으로 건강이 양호한 2, 3등급 어르신들은 적절한 돌봄 서비스로 인해 훨씬 양호한 등급 판정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급문제는 4월 이후 재등급 판정결과에 따라 새로운 원칙과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협회의 중점 추진 사업과 비전은?

솔직히 전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돼 얼떨결에 추대됐다. 현재 열심히 공부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사명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내실을 기하면서 공공성을 가진 협회와 재가노인복지시설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현재 요양기관 병상 수의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대기자가 많은 형편이다. 따라서 연간 최대 180일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단기보호센터를 요양기관처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러나 오는 6월부터는 이 같은 편법이 철저히 차단될 예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4월부터 장기요양 대상자에 대한 재등급 판정이 시작된다. 복지부는 중증 대상자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협회의 예상은 다르다. 건강이 가장 좋지 않은 1등급 환자의 경우 사망자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 것이고, 상대적으로 건강이 양호한 2, 3등급 어르신들은 적절한 돌봄 서비스로 인해 훨씬 양호한 등급 판정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급문제는 4월 이후 재등급 판정결과에 따라 새로운 원칙과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전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돼 얼떨결에 추대됐다. 현재 열심히 공부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사명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내실을 기하면서 공공성을 가진 협회와 재가노인복지시설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모든 재가노인복지시설들이 정체성을 갖고 공공부조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심부름을 도맡아 할 준비가 돼 있다. 특히 올해는 요양보호사 교육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 그동안 복지부는 빠른 시간 내에 요양보호사를 양성하기 위해 제대로 훈련시키지 못한 채 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어르신들과 보호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올해 추진되는 요양보호사 재교육은 호스피스, 노인학대, 처치 등 실질적 기술과 직업윤리, 커뮤니케이션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한 내용 등 두 가지 방향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 어르신과 재가노인복지사업자들에게 한마디.

경제가 어렵다. 이런 때 사회안전망이 더욱 공고해지지 않으면 피부에 와 닿는 고통은 배가 된다. 재가노인복지사업자들도 모두가 힘들 수 밖에 없는 때다. 그러나 우리는 공적부조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여년 전, 재가노인복지사업이 처음 태동하던 때를 떠올리며 정말 어렵고 힘든 어르신들께 밥 한끼 따뜻하게 대접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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