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80세 어르신 전성시대 열어야…나라에 바른 소리도 해주시길”
[신년 특집]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80세 어르신 전성시대 열어야…나라에 바른 소리도 해주시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2.31 11:17
  • 호수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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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의 대표 노인복지 ‘경로당행복도우미’…부모님 떠올리며 구상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확정 큰 성과…어르신들이 적극 도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80세 어르신들의 전성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말,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 도청에서 만난 이철우(67) 경상북도지사의 말이다. 이 지사는 “유엔이 정한대로라면 79세까지 장년이고 80세부터가 노인이라는데 실제로 주위를 보더라도 80세 어르신들이 아주 건강하시다. 이분들이 파크골프도 치시며 사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우리 도가 만들어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인이라고 뒷방에 물러나 있지만 말고 활력을 가지고 일도 하시고 후세 교육도 하시고 나라에 바른 소리도 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2018년 6월에 취임해 4년 가까이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1년 전국 시도 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평가’에서 공약이행률 전국 2위를 달성했다.

경북도에는 8164개 경로당이 있으며, 전체 노인 인구 59만4500여명 중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회장 양재경) 회원은 32만여명이다.  

-경북도의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어떤가.

“우리는 선제적으로 지난해 3월부터 4개월여 간 경로당 운영을 중지했는데 이때도 어르신들이 자제와 희생의 정신으로 적극 협조해줘 다행히 잘 극복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종이 발생하면서 경로당 별로 감염병 책임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경로당 행복도우미를 통해 예방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손소독제나 마스크 등 방역물품도 구입해 어르신들에게 지원해드리고 있다.”

-경로당행복도우미들이 코로나 방역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맞다.”

-경로당행복도우미에 대한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공무원 시절, 부모님이 겨울을 따듯하게 보내시라고 보일러에 기름을 가득 채워드렸지만 나중에 보면 그걸 하나도 쓰지 않으셨다. 부모님을 비롯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를 겪은 어르신들은 근검절약과 자기희생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훌륭한 분들이다. 이분들이 경로당에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언가를 찾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사진 중앙)가 경로당행복도우미들과 기념촬영했다. 이 지사 오른편이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사진 중앙)가 경로당행복도우미들과 기념촬영했다. 이 지사 오른편이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경북도는 2019년 10월부터 23개 시·군에 500명의 경로당행복도우미들을 채용해 1인당 15~20개의 전담 경로당을 지정, 주 1회 정기적으로 방문해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지사는 “마을의 어르신 중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 복지서비스를 연계해주기도 하고, 경로당의 회계 처리와 시설관리 등의 운영을 지원하기도 한다”며 “새해에는 경로당을 어르신 복지의 거점으로 잡고 5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로당 문을 열지 않을 때는 무얼 하는가.

“정기적인 안부전화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방문상담을 통해 어르신의 우울증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경로당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경로당을 잘 활용해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로당의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깔끄미사업에도 8500여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도지사께서도 노인의 반열에 들어섰다. 경로당 회원에 가입했는지.

“요즘 어르신들이 다들 건강해 75세도 경로당에선 젊은 축에 속하고 심부름한다는 말을 들었다(웃음).”

-‘경북도민행복대학’도 노인사회에서 호응이 높았다는데.

“전국에서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경북도민행복대학은 차별화된 평생학습모델이다. 특히 60대 이상을 위한 마스터 과정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북도민행복대학은 2021년 4월에 통합 입학식을 갖고 19개 시·군에서 수준 높은 강의와 현장학습 세미나 등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첫 학위수여식을 갖고 1100여명의 명예학사를 배출했다. 

이 지사는 “졸업생 대상의 학습 수기를 공모한 결과 최우수상을 받은 성주군의 71세 어르신의 경우 서울서 식도암 수술을 받은 후 수업을 듣기 위해 치료병원도 바꾸고 택시로 성주까지 달려왔다고 한다”며 “이게 바로 배움의 기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노인복지를 소개해 달라.

“도의 어르신 핵심 키워드가 ‘더 든든하게! 더 가깝게! 더 활력 있게!’이다. 어르신 대부분이 소득감소, 건강악화, 외로움을 많이 겪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 안정적 소득 보장, 일자리 제공, 공립요양병원 확충, 돌봄 체계 구축, 경로당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경북도는 새해 어르신복지 분야 예산을 전년도보다 5.8% 증액된 2조 796억원을 책정해 노후생활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정 소득 이하 어르신 47만 3200여명에게 기초연금 1조 5228억원을 지급하고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에 1894억원을 투입, 5만1813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치매환자 및 노인성 질환 증가에 대비해 공립요양병원 치매환자지원 프로그램 운영 및 치매거점병원 관리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맞춤형 돌봄 서비스, 무료급식, 재가노인 식사배달, 응급안전안심서비스, 경로당 운영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교사생활을 하다 국가안전기획부(현재 국가정보원)로 자리를 옮겨 20여년 근무했다. 경북도 부지사를 잠시 하다 국회의원을 지낸 뒤 경상북도지사에 선출돼 현재에 이르렀다.

-교단을 지키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1970년~1980년대 교사들 대부분이 대학 졸업의 학력 소지자들이다. 교사 생활을 재밌게 했지만 주변에서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다른 직업을 자꾸 제의해 우연히 기회가 닿아 안기부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도 재밌게 근무했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을 했다.”

-의원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연금개혁은 역대 정부들에겐 힘든 분야였다. 문재인 정부는 손을 못 댔고 박근혜 정부는 개혁을 했다. 제가 공무원들이 많이 내고 적게 받는 내용의 연금개혁을 이끌었지만 사학연금·군인연금은 하지 못했다. 나중에 공무원들로부터 욕을 많이 얻어먹을 것 같다(웃음).”

-지난 4년의 도정 중 큰 성과를 꼽는다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부지 확정이다. 공항 이전에 어려움이 많았다. 양재경 경북연합회장님을 비롯해 어르신들이 현장에서 설득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우리도 엄청 싸웠다.”

이철우 지사는 인터뷰 말미에 “운동화에 점퍼 차림으로 4년 가까이 뛰어다니며 국회의원 10년보다 더 바쁘게 지낸 것 같다”며 “중앙부처의 국·과장한테 사정하러 다니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 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힘들었다는 느낌도 있지만 그로 인해 경북도민이 잘 살게 되고 나라가 발전한다는 희망의 차원에서 본다면 보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 도지사 프로필

•1955년 경북 김천시 감문면 출생

•1978년 김천고·경북대 수학교육과 졸업

•2005년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치학 석사

•1978~1985년 상주시 화령중고 등 교사

•1985~2005년 국가정보원

•2005~2008년 경북도 정무부지사 

•2008~2018년 제18·19·20대 국회의원

•2018년 6월~ 현재 경북도지사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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