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26] 쉬운 것부터 조금씩 개선하라
[채근담 다시 읽기 26] 쉬운 것부터 조금씩 개선하라
  • 백세시대
  • 승인 2022.01.10 09:22
  • 호수 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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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것부터 조금씩 개선하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계발(啓發)하려는 자는, 마땅히 그 밝은 데서부터 차츰 통하도록 해야만 하지, 막힌 데를 억지로 열어젖히려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풍습을 개혁하려는 자는, 마땅히 그 쉬운 일부터 시작해서 차츰 근본에 미치도록 해야만 하지, 어려운 일을 마구 바로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善啓迪人心者, 當因其所明而漸通之, 毋强開其所閉.

선계적인심자  당인기소명이점통지  무강개기소폐

善移易風化者, 當因其所易而漸及之, 毋輕矯其所難.

선이역풍화자  당인기소역이점급지  무경교기소난


◆만해 강의

우매한 사람의 마음을 계몽하여 현명해지게 하려면, 마땅히 그가 가진 밝은 면을 바탕으로 하여 차차 열리게 할 것이요, 그 막혀 있는 지혜를 억지로 열어 주려 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아무리 우매한 사람이라도 그 마음에 밝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그 마음의 밝은 점을 바탕으로 하여 차차 가르쳐 인도해 가면 그 노력의 결과가 쉽게 나타나지만, 만일 그 굳게 닫힌 지혜를 억지로 열고자 하면 끝내 그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예컨대, 어린 아이에게 어린이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먼저 철학이나 화학과 같은 깊고 어려운 학문을 가르치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과 같다. 

또 오랜 습관을 깨뜨리고 새 법을 주창하여 일반의 풍습을 고쳐 바꾸게 하려면, 마땅히 그 사소하고, 쉬운 일부터 먼저 개량하고 차차로 어려운 일도 고치도록 해야 하며, 경솔하게 고치기 어려운 일을 억지로 바로잡으려 해선 안 된다. 

다른 나라에 속해 있다가 최근 새로 본국에 편입된 국민을 동화시키기 위해 정치가가 이전 국가의 고유한 습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줄 생각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차근차근 추진력 있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사람의 마음은 상처 입기 쉽고, 일단 마음이 상하면 설득하기 어려워진다. 단숨에 눈에 확 띄는 성과를 내려다가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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