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경로당을 에너지 덜 드는 ‘그린 경로당’으로
오래된 경로당을 에너지 덜 드는 ‘그린 경로당’으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1.10 14:28
  • 호수 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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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등 그린리모델링 통한 노후 경로당 대대적인 보수   

폐열회수형 장치 등 적용해 기존보다 에너지 70% 이상 절감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노원구는 2020년 9월 중계본동 불암초 근처의 한 노후화된 단독주택을 대대적인 보수했다. 해당 지역은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단독‧연립주택 밀집지역이지만 그간 경로당이 없어 어르신들이 신설을 호소했던 곳이다. 이에 노원구는 노후주택을 매입, 리모델링해 ‘편백경로당’을 신설했다. 

헌데 이 주택의 리모델링 과정이 조금 색달랐다. 일반적인 보수가 아닌 ‘그린리모델링’을 적용해 제로에너지 주택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박서상 편백경로당 회장은 “냉난방비 걱정도 없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편안히 쉬다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경기 등이 노후경로당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이란 에너지 소비가 많은 노후 건축물을 단열 보완, 창호 교체 등을 통해 녹색건축물로 전환시켜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건축물의 에너지효율 등급은 연간 단위 면적당 1차 에너지 소요량(kWh/㎡, 년)에 따라 가장 적은 ‘1+++’ 등급부터 가장 많은 7등급까지 10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린리모델링의 경우 ‘1++’ 이상 등급을 받도록 설계한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서울시는  노후 경로당과 국공립 어린이집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5년간 총 1196억 원을 투입해 517개소를 대대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도봉구의 경우 준공된 지 20년 이상 노후화된 구립경로당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함께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시공여건, 노후도, 에너지절감 효과 등을 분석해 구립경로당 6개소를 사업대상으로 선정했고 방학1동 윗들경로당(1997년 준공), 방학2동 청학경로당(1996년 준공), 창3동 초헌약수경로당(1996년 준공) 3개소를 1차 사업지로 선정해 지난 12월 보수를 마쳤다.

도봉구 3개 경로당과 노원구 편백경로당은 에너지 효율을 올리기 위해 먼저 내·외벽 단열을 보강했다. 이와 함께 폐열회수형 환기장치와 친환경 보일러도 설치했다. 폐열회수형 환기장치는 내부의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데워 실내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장치로 창문을 여는 등 자연환기 방식에서는 걸러낼 수 없는 유해물질을 걸러 집 내부를 쾌적하게 하면서 동시에 실내온도도 유지시켜줘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친환경 보일러는 배기가스 배출 때 방출되는 높은 온도의 열을 흡수 재활용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질소산화물 저감효과를 높인다. 

이를 통해 편백경로당의 에너지 사용량은 공사 이전 연간 1만6995kWh(3등급)였으나 공사 이후 2703kWh로 줄었다. 감축률만 84%에 달한다. 태양광 설비 등을 적용해 자립률을 ‘0%’에서 ‘98.9%’로 끌어 올렸고 에너지 등급도 6계단 상승한 ‘1+++’ 등급 판정을 받았다. 도봉구 3개 경로당 역시 에너지효율등급을 기존보다 월등히 높은 ‘1++’ 등급으로 끌어올렸다. 

도봉구 관계자는 “경로당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사용량을 약 70%가량 절감하고,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연간 약 22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는 2월 준공을 목표로 시립 경로당 4개소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노후 건축물의 부분 또는 전체를 바꿔 에너지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그린리트로핏 기술을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후주택의 경우 단열재 시공이 아예 누락됐거나 난방효율이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인 열에너지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노후주택 특성상 구조적 안전성 등의 문제로 인해 창, 문, 벽체, 천장을 전면 철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리모델링은 엄두도 내지 못한 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기술은 창과 문에 기밀 방풍재를 시공해 소음과 먼지, 벌레 등의 유입을 막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단열 덧유리 시공을 통해 열손실을 줄인다. 벽체와 지붕 주위에는 분무식 단열재를 시공해 단열성능도 향상시킨다. 

고양시 관계자는 “에너지 성능 개선 기술을 적용해 그린리모델링을 진행, 어르신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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