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87] 소프트파워
[알아두면 좋은 지식 87] 소프트파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1.17 10:44
  • 호수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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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준 ‘BTS(왼쪽)’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준 ‘BTS(왼쪽)’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

군사‧경제력이 아닌 문화·예술 등에 의한 영향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국회입법조사는 최근 발간한 ‘2022 국회입법조사처 올해의 이슈’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소프트파워’의 확장을 꼽았다. ‘소프트파워’(Soft power, 연성권력)란 교육‧학문‧예술 등 인간의 이성 및 감성적 능력을 포함하는 문화적 영향력으로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즉, 군사력 등을 사용해 상대를 강제로 순응시키는 것과 달리 문화적으로 감화시켜 자발적 순응을 유도하는 힘을 말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세계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한 연성국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BTS(방탄소년단) 등을 앞세워 대중문화 분야에서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0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소프트파워’가 한국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긍정적인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칸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게임’까지 한국 문화 콘텐츠가 연속적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가 다른 차원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한류(hallyu)와 ‘K팝’, ‘K드라마’ 등에 붙는 접미사 ‘K’(한국에서 만들어진)가 붙은 26개의 한국어 단어가 새롭게 등재됐는데 주로 문화 관련 단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옥스퍼드 사전은 ‘한류’에 관해 “한국의 음악, 영화, TV, 패션, 음식 등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한국과 대중문화에 관한 국제적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이라고 매우 호의적으로 정의했는데 이 역시 소프트파워의 효과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년 한류 콘텐츠 수출액이 115억 달러(약 13조7253억원)로 전년보다 7% 늘었다고 추산했다. 또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국의 전체 상품 수출은 5.4% 감소했지만, 영화‧TV‧출판‧음악 등 문화 상품의 수출액은 같은 기간 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2020년과 2021년에는 미국 영화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과 윤여정 배우가 주요 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 BTS는 지난해 발표한 ‘버터’를 통해 미 빌보드 핫100에서 10주 이상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내부보고서를 통해 ‘오징어 게임’에 253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약 1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고무된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30여편의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고 후발 주자인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도 지원에 나서면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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