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쏙:모두의 그림책’ 전, 손주들과 함께하는 환상의 그림동화 속 여행
‘내맘쏙:모두의 그림책’ 전, 손주들과 함께하는 환상의 그림동화 속 여행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1.17 13:29
  • 호수 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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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지은을 비롯해 안녕달, 서현 등 국내 유명작가의 주요 작품과 원화를 소개해 손주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진은 전시에 안녕달의 ‘수박 수영장’.
이번 전시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지은을 비롯해 안녕달, 서현 등 국내 유명작가의 주요 작품과 원화를 소개해 손주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진은 전시에 안녕달의 ‘수박 수영장’.

‘아동문학의 노벨상’ 수상한 ‘이파라파냐무냐무’ 등 동화책 원화 전시

 안녕달의 ‘수박 수영장’, 암투병기 담은 윤지회의 ‘사기병’ 등 눈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출간된 어린이도서 중 각 부문별로 최고의 아동 도서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코믹스-유아 그림책 대상’ 부문은 우리나라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가 수상한다. 귀여운 괴물 ‘털숭숭이’와 ‘마시멜롱’의 갈등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이 동화 속 신비한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동심까지 자극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았다. 

볼로냐 라가치상의 그림책 부문에서 입상한 국내 작가의 작품 등을 비롯, 한국 창작 그림책 작가 7명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3월 27일까지 계속되는 ‘내맘쏙 : 모두의 그림책’ 전에서는 김지영·서현·안녕달·윤지회·이수지·이지은·정진호 등 한번쯤 들어봤거나 책을 읽어봤을 법한 작가들의 그림책 18권을 선정해 원화와 디지털 원작 2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 직접  체험형 전시물을 배치해 전시의 몰입도를 높였다.   

작품 속 세계 구현한 전시물로 상상력 자극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상상 랜드’부터 시작한다. 고(故) 윤지회 작가의 ‘우주로 간 김땅콩’, 서현 작가의 ‘호라이’,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 등의 원화를 소개한다. 먼저 거대한 수박을 수영장으로 만든다는 참신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수박 수영장’이 눈여겨볼 만하다. 뮤지컬로 제작될 정도로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의 원화들은 마치 한여름 원두막에 앉아 수박을 쪼개 먹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전시장 한켠에는 수박 볼풀장을 마련해 아이들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간 듯한 체험도 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계란후라이를 형상화한 캐릭터 ‘호라이’의 모험을 다룬 서현 작가의 작품들도 신선한 재미를 준다. 

이어지는 ‘나의 세계’에서는 윤지회 작가의 ‘사기병’,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 등을 통해 가족·친구 등 나를 둘러싼 주변과 관계를 이야기한다. 특히 위암 투병 중 2020년 작고한 윤지회 작가의 ‘사기병’은 어른들에게도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위암 4기 선고를 받은 작가가 월별로 자신의 투병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각종 병을 안고 꿋꿋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놀이극장’에서는 네 권의 그림책에서 뽑아낸 ‘선’, ‘한글’, ‘벽’, ‘그림자’를 놀이의 소재로 풀어냈다. 선으로만 구성된 이수지 작가의 동화책 ‘선’을 벽면과 바닥에 재현하고 중앙에 양말 스케이트장을 마련해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작품 속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또 김지영 작가의 ‘내 마음 ㅅㅅㅎ’를 통해 ‘ㅅㅅㅎ’라는 초성으로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지 재기발랄하게 묻고 내 마음과 통하는 ‘ㅅㅅㅎ’를 찾아보는 공간도 마련했다. 미디어그룹 에브리웨어의 체험형 작품인 ‘더 월’(벽)에서는 모니터에 털주머니를 던지면 여기에 반응하는 영상을 보여줘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와 함께 이수지 작가의 ‘그림자놀이’와 함께 선보인 그림자 극장에서는 토끼, 악어, 뱀 등 다양한 동물을 형상화한 팻말을 나둬 직접 그림자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재미를 높였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도 다양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이야기 숲’에서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을 소개한다.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 ‘팥빙수의 전설’, ‘친구의 전설’ 등 작품의 주요 배경을 전시장에 꾸며 놓아 마치 동화 속으르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할 수있다. 정진호 작가의 ‘별과 나’ 속 세상을 풀어낸 공간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밤하늘의 별빛을 재현해 어린 시절 가로등 없는 시골길에서 별빛을 따라 집에 가던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 연계 교육도 마련됐다. 1월 2일부터 시작되는 ‘생각하는 박물관’과 ‘내맘쏙 키즈아틀리에’ 프로그램은 전시 관람과 함께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미술 실기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은 유아반과 유아·초등 통합반 등 두 개로 나누어 진행되고 네이버에서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다. 교육비는 4만5000원이다. 이 밖에 설 명절 기간과 새 학기 등에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국내 그림책 작가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면서 “코로나로 아이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했던 관람객들이 그림책 전시를 통해 즐거움을 얻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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