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진일보한 생활가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진일보한 생활가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1.24 09:54
  • 호수 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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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건조기를 산 후 삶의 질이 높아졌어.”

얼마 전 필자의 추천으로 의류건조기를 구입한 지인이 한 말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지인은 매일 쏟아지는 4인 가족의 빨래 때문에 주 2~3일은 세탁기를 돌려야 했다. 더러워진 옷은 세탁기가 씻어낸다고는 하지만 젖은 빨래를 널고 개는 것은 지인의 몫이었다. 헌데 의류건조기를 구입한 이후 빨래를 너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든 것만으로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었다. 필자 역시 다른 친구의 추천으로 건조기를 샀지만 효과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직접 효과를 체험한 후 ‘의류건조기 전도사’가 돼 주변에 추천하고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생활가전제품 역시 진일보하고 있다. 생활가전의 역사는 20세기부터 시작된다. 바티칸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지난 2009년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세기 여성 해방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먹는 피임약’도 아니고 ‘근로의 권리’도 아닌 ‘세탁기’”라고 보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08년 전기로 돌아가는 세탁기가 개발될 당시만 해도 가사는 여성의 전유물이었기에 이런 평가가 나온 것이지만 사실 생활가전의 발전은 ‘인류 가사노동 해방’을 촉진시키고 있다.

결혼하기 전만 해도 살림에 큰 관심이 없던 필자는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여겼다. 그러다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준 것이 결혼 6개월 차에 구입한 의류건조기였다. 좁은 신혼집에서 부부의 빨래를 너는 일은 매번 작은 스트레스였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 빨래할 타이밍을 놓쳐 옷과 수건 등을 건조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의류건조기 구입 후 이런 스트레스는 단박에 사라졌고 세탁물에 남아있던 먼지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얼마 뒤 미국 D사의 무선청소기를 선물 받은 뒤로는 생활가전을 맹신하게 됐다. 무선청소기는 1990년대에도 있었다. 다만, 당시 제품들은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흡입력과 배터리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대부분 애물단지가 됐다. 유선청소기도 큰 소음이 신경쓰이는데다 매번 선을 정리하고 먼지통을 비우는 게 어려워 사용하기 번거로웠다. D사의 제품은 ‘청소혁명’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을 받을 정도로 강력한 흡입력으로 도태됐던 무선청소기 시장을 일으킨 데다가 가정 내에서 빠르게 유선청소기를 몰아냈다. 먼지와 씨름하느라 늘 청소가 고통이었지만 고성능 무선청소기를 사용하고 강한 흡입력에 중독되면서 즐거움으로 변했다.

최근 필자는 생활가전제품 몇 개를 두고 구매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즐거움을 줄지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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