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계절병 ‘춘곤증’ 제대로 알자
봄철 계절병 ‘춘곤증’ 제대로 알자
  • 연합
  • 승인 2009.03.23 10:25
  • 호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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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제철 채소나 과일 섭취 좋아
▲ 춘곤증을 예방하는 데는 비타민 섭취가 쉬운 제철 채소와 과일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 <연합>
이상 고온으로 한낮 온도가 섭씨 15도를 웃돌면서 일찌감치 '닭병'에 걸린 듯 꾸벅꾸벅 졸거나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통 이런 현상을 '춘곤증'으로 부르는데 이는 겨울 동안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라고 할 수 있다.

봄철의 대표적 계절질환인 춘곤증과 이와 구별되는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해 알아보자.

◇ 춘곤증은 왜 생길까 = '춘곤증'은 사실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의학교과서 어느 곳에서도 춘곤증이라는 단어는 없다고 한다. 다만 봄철에 많은 사람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용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이 봄에 피로증상을 느끼는 걸까? 그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전문의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로 생리적 불균형 상태를 꼽는다.
우리 몸은 겨울 동안 추위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코르티솔'을 왕성하게 분비하게 되는데 봄이 되고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추위에 적응하던 코르티솔 분비 패턴이 봄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2~3주)이 필요하고 이 기간에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활동량의 변화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지만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피로를 느끼게 된다.

셋째는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대개 봄이 되면 졸업, 취직, 전근, 새로운 사업의 시작 등 생활환경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겨울 동안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섭취의 부족에서 비롯된 비타민 결핍 현상이나 기온차이등에 의해서도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 춘곤증과 만성피로증후군은 다르다 = 춘곤증의 경우 2~3주 동안 피로 증상이 지속됐다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만큼 만성피로증후군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하거나 반복되는 만성적인 피로 증상이 있으면서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검사를 해보아도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해당한다.

또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서 △피로 증상 때문에 이전에 비해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일단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환자들이 △기억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인두통 △목 부분이나 겨드랑이 부분 임파선의 비대 및 통증 △근육통 △관절통(관절 부위가 붓거나 발적 증상이 없는)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두통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증상 △평소와 다르게 운동을 하고 난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피로감 등의 8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6개월 이상 지속적, 반복적으로 느낄 때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과 만성피로도 다르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교수는 "만성 피로 증후군은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일 뿐이고 '만성 피로'는 피로 증상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만약 피곤감이 4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단순한 춘곤증이 아니라 다른 질환일 수도 있는 만큼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 면역력 약한 노인은 더욱 주의해야 = 봄철이 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일반인에 비해 피곤함이 더욱 증가해 무기력증을 호소할 수 있다. 특히 저혈압이나 빈혈증세가 있는 노인은 그 증상이 더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또한 결핵, 만성간질환,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부전증, 심부전증 등에 의해서도 피곤함이 생길 수 있다.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노인의 경우 춘곤증이 우리 몸에 잠복해 있는 다른 피로를 일으키는 질환(감기, 결핵, 간염, 갑상선 질환, 당뇨병, 고혈압, 빈혈 등)과 혼동될 수 있는 만큼 증세가 심하거나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또 흡연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흡연은 비타민C를 파괴해 피곤한 상태를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은 것도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섭취가 쉬운 제철 채소와 과일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계속 하면 춘곤증 극복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최소 하루 5∼15분정도로 시작해 매주 1∼2분씩 30분까지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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