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5] 목 앞쪽에 혹이 만져진다면…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5] 목 앞쪽에 혹이 만져진다면…
  • 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 승인 2022.01.28 13:24
  • 호수 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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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목 앞쪽에 무언가 만져진다면? 갑상선 결절을 우선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혹이 만져지거나 우연히 거울을 보다 발견되어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새는 건강검진으로 시행한 초음파에서 혹이 발견되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절은 쉽게 말해 ‘혹’이다. 양성이라면 다행이지만, 악성, 즉 ‘갑상선암’이라면? 갑상선 세포의 과증식으로 조직의 어느 한 부위가 커져서 혹을 만드는 경우 이를 갑상선 결절(종양, 혹)이라 한다. 

갑상선 결절은 흔한 질환으로, 정상적인 갑상선 조직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며 초음파 검사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성인의 20~40%에서 발견되며, 이 중 10~20%만이 만져진다. 갑상선 결절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그 발생도 함께 증가하고, 대개 여자에게서 남자보다 3~4배 더 잘 발생한다. 

일부 유전성 질환과 방사선 노출에 연관된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갑상선 결절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양한 환경적 소인과 유전적 소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갑상선 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증상이 없다. 특히,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빈도가 높다. 갑상선 결절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 검사로 결절의 크기, 모양, 개수, 위치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고 갑상선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감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목소리 변화가 동반되거나, 목의 측면에 림프절이 만져진다면 그 결절은 암일 가능성이 높다. 

초음파 검사에서 결절의 모양이 악성으로 의심되거나 결절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세침흡인세포검사는 가느다란 주사바늘로 결절의 세포를 빨아들여, 현미경으로 세포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으로서, 결절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결과가 ‘암’이거나 ‘양성’으로 명확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결론을 내리기에 모호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며, 이런 경우에는 재검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혈액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해 갑상선 기능을 판정하고 추후 치료에 필요한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한다. 일반적인 결절은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결절 환자들의 갑상선 기능은 정상이다.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성요오드 치료, 드물게 외부 방사선 조사 등이 있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수술이다. 갑상선암은 완치율이 높지만, 그 전제는 수술이 잘 되었다는 것이다. 암세포를 남김없이 제거하면서, 갑상선 주변의 중요 구조물은 다치지 않도록 정교한 수술이 뒷받침되어야 장기적인 후유증을 피할 수 있다. 

갑상선은 기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식도, 경동맥, 성대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부갑상선 등 중요한 구조물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갑상선 수술은 목 앞 아래쪽에 가로로 5cm 내외의 피부 절개창을 통해 시행하며, 목의 주름을 따라 절개하여 흉터를 최소화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미용적, 심리적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때에는 재발 가능성과 수술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로봇수술로 갑상선 수술을 시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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