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모두 덮어버렸다 안심하지 마라
한순간, 지문 드러나 꼬리 잡힌다
흰 눈이 쌓여 길뿐만 아니라 지상의 많은 것들이 지워져버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이 녹고 길이 드러난다. 그런데 유독 눈이 녹지 않아 도드라진 부분이 지문처럼 보인다. 그리고 누군가 지나가면서 슬쩍 발자국을 찍어놓았다. 꼬리가 밟히고 만 것일까.
프로파일러들은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흔적을 남긴다’라는 로카드 교환 법칙을 적용해 범죄를 추적하고 범인을 잡아낸다. 로카드 교환 법칙은 프랑스의 범죄학자 에드몬드 로카드(Edmond Locard, 1877~1966)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으로, 로카드는 ‘접촉한 두 물체 사이에는 반드시 교환이 일어난다’라고 발표하였다. 죄가 있으면 죄를 만든 범인이 있다는 말이고 증거는 존재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을 덮었다고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범행은 언젠가는 밝혀지고 범인은 반드시 그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 이 사회를 떠받치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다. 기본이 잘 지켜지는 나라여야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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