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무 대한노인회 서울 서초구지회장 “대한노인회는 연합회장들 중심으로 가야… 밖으로 돌게 해선 안 돼”
김정무 대한노인회 서울 서초구지회장 “대한노인회는 연합회장들 중심으로 가야… 밖으로 돌게 해선 안 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2.14 10:17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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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수당 지급·지회 회비 납부 면제·직원 처우개선 등 해결

여성들 주로 경로당 이용… 지회 임원·경로당 회장에 여성들 포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관내 경로당 회장의 50%가 여성 회장님들이다.”

지난 2월 초, 김정무(77) 대한노인회 서울 서초구지회장은 “경로당에 나오는 어르신 대부분이 여성”이라며 “그런 점에서 지회 임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 서초대로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 내에 있는 서초구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서초구지회에는 136개 경로당, 회원 6000여명이 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코로나19 사정은 어떤가.

“경로당 내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회원 대부분이 부스터 샷까지 접종을 마쳤고 구청에서 방역과 소독 등 관리를 잘 해주고 있다. 경로당 문을 닫는 시간은 회장의 재량에 일임했다.”

-취임 4년째이다. 지회장 해보니 어떠신가.

“새로 선출돼 지회를 방문하신 경로당 회장님께 임명장을 전달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린다. ‘노인 회장은 힘주는 자리가 아니고 일생 마지막으로 노인과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자리이므로 만약 큰 소리 치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자리에서 그만 두시는 게 낫다’고. 우리 경로당 회장님들은 누구 못지않게 사랑과 봉사로 노인들을 돌보는 분들이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지난 4년간 이 자리를 지켰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지회 사업은 크게 우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구청이나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야 가능한 일로 나뉜다. 전자의 일 가운데 상조와 관련, 근조기를 비롯해 물품 등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노인회 조직의 인적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노인회 조직에 변화를 주었다면.

“경로당 회원의 남녀 비율은 비슷하지만 실제로 경로당을 이용하는 분들은 70~80%가 여성들이다. 거기에 착안해 여성 회장님들을 많이 배출하도록 교육도 하고 환경도 만든 결과 현재 여성 경로당 회장님들이 70명에 달한다. 여성이 회장이면 경로당 총무도 거의가 여성들이다. 부회장, 이사, 감사 등 지회 임원에도 여성이 대거 포진했다.”

-여성 경로당 회장의 장점이라면.

“경로당이 더 활성화 되는 것 같다. 노인회장이란 자리가 과거와는 달리 심부름하는 자리지 않는가. 회원들 얘기도 들어주고 심부름도 해주고 음식도 같이 해 먹고 그런 것들을 하니까 (여성 회장이)인기가 좋다.”

서초구지회는 노인대학이 활성화됐다. 매년 250명이 수료한다. 김 지회장은 “분기별로 등록금(3만원)을 받는데 전체 학생의 10%에 한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선거공약을 내걸었다”며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도 참석하는 등 격식을 갖춰 장학증서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장학증서의 의미가 크겠다.

“그렇다. 어르신들이 노인대학에 나가는 것도 좋은데 거기다 장학금까지 받으니 손주 등 가족들에게도 자랑거리가 되는 셈이다.”

김정무 서초구지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앞줄 맨 왼쪽부터 최성희 사무국장, 강임순 노인대학장.
김정무 서초구지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앞줄 맨 왼쪽부터 최성희 사무국장, 강임순 노인대학장.

김 지회장은 선거공약의 하나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등을 약속했다. 김 지회장은 “구청장의 협조로 공약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운영비 10만원 인상액에서 일부를 경로당 회장의 교통비로, 일부는 지회에 납부하는 회비 등으로 사용토록 명문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처우개선에도 노력했다”며 “최저임금에도 못 미쳤던 직원들의 대우를 복지관 직원 수준으로 높이려 했지만 구청장께서 단번의 수직 인상에 난색을 표명해 직원 모두 일정액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회원배가운동은 어떤가.

“있는 사람들은 경로당에 나갈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반포·잠원·방배·서초동 등 4개 권역은 여러 환경면에서 잘 사는 동네라 경로당이 활성화가 잘 안 된다. 그 밖의 양재, 청계산 일대에서 회원이 증가하고 있다. 경로부장이 서울연합회가 주는 회원배가운동 상을 받기도 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인근의 지회장들이 우리 일자리가 250명이라고 하자 믿지를 못하더라. 기초연금을 받아야만 (노인일자리) 자격이 되는데 앞서 말한 4개 권역에선 연금 수급자가 거의 없다. 우리가 하는 일자리는 급식도우미, 경로당 청소·환경도우미 그리고 학교안전지킴이, 노노케어 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회 사업이 위축된 가운데도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코로나 이전에 150여명이 일본 히로시마 일대를 3박4일간 돌았다. 식구들하고 가는 것도 좋지만 노인들이 친구가 돼 해외여행 하는 걸 정말 좋아하시더라. 나이를 먹고 그러지만 어르신들만의 세상이 또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김정무 지회장은 동아생명(주) 서울본부장, 고려통상(주) 사장 등 금융계에 오래 종사했다.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선거관리위원장, 서초구지회 부지회장을 지냈다. 서울연합회 부회장으로 있다. 1988년 올림픽기장을 수상했다.

-말단 직원에서 사장의 자리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동아생명 서울본부장 시절 런닝 차림으로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걸 우연히 보신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께서 저를 잘 봐주셨나 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강남의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살다 서초동 네이처힐1단지로 이사 왔다. 퇴직 후 할 일이 없던 터라 관리소장에게 ‘아파트 주민을 위해 봉사할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입주자대표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걸 좀 하다 ‘경로당을 운영해줬으면 좋겠다’고 해 가봤더니 호텔처럼 근사하게 지어놓고는 활용을 안 하고 있었다. 입주자들에게 경로당에 나오라고 설득해 회원도 30명 모으고 하자 회장을 시켜주더라.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 이사, 부회장을 하다 전임 지회장의 임기 만료로 선거를 치르게 됐고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했다.”

-중앙회에 하고 싶은 건의는.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인을 위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노인회가 연합회장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처럼 시·도연합회장협의회를 만드는 등 밖으로 돌게 해서는 안 된다. 중앙회 임원 위촉도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노인 관련 전문지식이 풍부한 이들에게 맡겨야 한다.”

김정무 서초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회가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이 독립회관 마련”이라며 “경로당 회장님들이 한 번 더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그 숙원사업을 성사시키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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