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박완수 창원시장
[인물포커스] 박완수 창원시장
  • 김용환 기자
  • 승인 2009.03.26 17:50
  • 호수 1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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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효친 사상 밑바탕으로 시정 추진"

30년 전만해도 창원은 눈에 띄지 않는 대한민국 남쪽의 조그마한 중소도시 중 하나였다. 그동안 성장동력이 준비되지 않은 창원시가 긴 침체기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게 된 것은 계획도시로서 인프라에 걸 맞는 소프트웨어를 갖추면서부터다.
‘기업사랑운동’으로 산업기반을 탄탄히 다졌고, 세계적 공통과제인 환경경쟁력을 높이면서 도시공간을 재창조한 결과 이제 창원시는 지방정부의 자치교본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가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창원시는 관내 300여곳의 전 경로당에 에어컨을 설치한 것도 모질라 전기요금 걱정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헤아려 별도로 전기요금까지 지원할 정도로 효를 실천하는 자치단체다. 창원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는 박완수 창원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 박완수 경남 창원시장.
창원은 도전과 창조의 도시다. 그 영향을 받은 것일까. 청년 박완수는 자취생활을 하며 마산공고를 나와 한 기업에 취업한 뒤 독한 각오로 주경야독해 대학을 마쳤고,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다. 입지전적인 인물의 전형인 박완수 시장이 ‘도전과 창조’의 진원지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궤적이 아닐 수 없다.

창원시는 2006년 11월 ‘환경수도’를 선포하고, 자전거 특별시 추진을 비롯해 생태하천 복원, 신재생 에너지 도입 등 발 빠른 행보를 선택했다. 이를 통해 창원시는 △지속가능한 튼튼한 경제 △사람 중심의 편리한 도시 △삶의 질이 높은 행복한 시민 등 3대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박완수 시장을 중심으로 전 공직자가 팔을 걷고 나섰다.

가시적인 성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창원시민의 거주 만족도가 95.3%에 달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생명친화적이자 진취적인 시정의 밑바탕에는 어르신을 충심으로 모시는 ‘경로효친’ 사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인들과 이 지역 어르신들의 한결 같은 증언이다.

Q. 창원시는 ‘계속 살고 싶은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어르신들은 창원시가 노인들을 극진히 모신다고 입을 모은다. 노인공경에 적극 나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93세의 모친을 모시고 있다. 고교시절 자취할 때 어머니께서 갖은 고생을 하시며 뒷바라지 하신 것을 잊을 수가 없다. 나의 어머니만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다. 1960년대 국민총생산 80달러에서 시작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현재의 어르신들이 얼마나 고생했는가. 지금 이만큼의 풍요를 누리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아버지 세대’에 감사해야 한다. 따라서 어르신들은 대접 받을 만하고, 대접 받아 마땅하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부의 복지시책은 단편적이고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발 벗고 나서서 이를 보완해야 한다. 창원시도 독자적인 노인복지시책이 없었다. 그래서 연구기관에 특별히 용역을 맡겨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노인복지 시책을 펴 나가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경남 통영 출생
마산공고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과 졸업
경남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남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제23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합천군수
경상남도 농정국장·경제통상국장
김해시 부시장
가야대학교 행정대학원장
제19대 창원시장
제20대 창원시장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세계위원 선임

Q. 창원시가 전국 최초로 각 경로당 회장들에게 활동비로 월 5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 다른 지자체도 곧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창원시가 특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노인시책은 무엇인가.


A. 창원시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홀몸어르신을 위해 1인당 1만500원을 들여 요구르트를 배달시켜 드리고 있다. 배달원을 통해 건강을 비롯한 안부를 여쭙고 생활 상태를 수시로 파악해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8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장수수당으로 매달 3만5000원씩 지급하고 있다.

경로식당의 경우 1인1식 기준 2300원씩 복지회관 5개소, 사회복지시설 4개소, 경로당 28개소 등 37개소에서 매주 5~6일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여름철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견디시는 어르신들이 마음에 걸려 시가 300여개 전 경로당에 에어컨을 설치해 드렸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전기요금이 무서워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따라 6~8월 3개월 동안 전기세 5만원씩 총 15만원을 별도로 지원해 드리고 있다. 올해는 노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5개 기관에 12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14개소의 경로당 신축 및 개보수를 위해 29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복지예산 비중이 2006년 10.7%에서 2009년 26.5%로 2배 이상 늘었다. 올 11월에는 창원시에서 복지박람회도 열리게 될 것이다.

Q. 창원시청 정문 우측에 자리한 경차전용 주차장에 꽉 들어찬 경차들이 인상적이다. 경차를 우대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환경개선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창원에서 대우자동차의 경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인 기 살리기 일환으로 구상한 것이다. 창원시는 공단 장기발전전략수립 등으로 전체 기업체의 29%에 해당하는 480개 업체가 늘어났고, 근로자도 9000여명이 늘어났다. 또한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최고경영인상과 근로인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명품도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신바람이 나야 산업기반이 탄탄해 질 것이다. 그래서 창원시는 대대적으로 ‘기업사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주관 제1회 '섬김이' 대상에서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것도 창원시의 ‘기업사랑운동’이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 93세의 노모를 모시는 박완수 시장은 노인복지에 대해서는 재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자치단체장으로 정평이 났다. 박 시장이 어르신들과 어울려 몸소 즐거운 율동을 선보이며 위문하고 있는 모습.
Q. 창원시는 지난해 지식경제부로부터 전국 산업정책 평가 최우수상을 받았고, 세계보건기구(WHO) 정책개발상, 창조적 개발상, 발전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주요 성과를 짚어 본다면.

A. 창원시는 지난해 토월로를 시범디자인 거리로 지정하고, 간판과 테마 등 여러 모습을 새롭게 하는 도시공간 리모델링에 착수해 큰 성과를 거뒀다. 또한 장미·국화공원 등 테마 공원을 조성했고, 세계 140여개 나라가 참가한 람사르 총회 또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람사르 총회는 학술행사만 73건이나 됐고, 50만명의 내외국인이 창원시를 방문했다. 람사르 총회 등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로 도시 브랜드 가치가 크게 향상 됐다.

또한 창원부 탄생 6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 창원의 역사와 얼을 되찾는 한편, 도시의 쾌적성과 행복지수를 높여 국내 최고의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났고, 도시경쟁력이 가장 높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시민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Q. 창원이라면 자전거를 빼놓을 수 없다. ‘자전거 특별시’ 구상에 따라 전국의 자전거 모델도시로 급부상 하고 있는데.

A. 전국 평균 자전거 수송 분담율은 3%다. 그런데 창원시는 2007년 5%에서 올해는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창원시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도 적잖다. 시민 공영자전거 ‘누비자’가 이미 430대 설치됐으며, 2012년까지 500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시민 자전거 보험 가입은 물론 근로자가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수당을 지급하도록 조례를 제정해 놓고 있다. 자전거 문화센터 개소를 비롯해 무료수리비 지원 등 자전거 보급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1개 차로를 축소하고 분리대를 복원해 도청~성주광장까지 대방로에 자전거 전용도로 4.3km를 이미 조성했다. 또 주거지역~공단 연결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는 등 연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8km의 생태탐방 자전거 도로도 정비하게 된다.

특히 4월에는 전국 자전거 동호회 및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2009 전국자전거 창원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Q. 창원시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제회의 도시로 지정 받아 산업·환경분야 뿐만 아니라 컨벤션 허브 도시로도 탄력이 붙게 됐는데.

A.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이번 평가에서 국제회의 개최를 위한 인프라, 첨단산업과 연계한 컨벤션, 기업회의, 산업분야 컨벤션 유치활동, 2008람사르총회의 성공적 개최, 2011년 UN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 국내개최지 선정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내년에 개최될 세계생물올림피아드와 2011년 UN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 2012년 국제환경협의회, 제15차 국제적조 및 유해플랑크톤회의 등 산업 비전에 걸맞은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에 유리한 입장에 있는 만큼 더욱 노력할 것이다.

김용환 기자 efg@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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