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차량서 사망사고… 안전·재발 방지책 필요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차량서 사망사고… 안전·재발 방지책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21 09:50
  • 호수 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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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 차량에서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강원 지역의 유세 차량에서도 운전기사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나 여야 선거대책위별로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1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 도로에 정차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유세차량인 40인승 버스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같은 당 논산·계룡·금산지역 선대위원장인 A(63)씨와 버스기사 B(50)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오후 강원도 원주시 평원동 사거리에 있던 국민의당 유세 차량의 버스기사 C(67)씨 또한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 에 빠졌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6일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문제의 천안 지역 유세 버스 화물칸에서 30분간 발전기를 가동한 결과, 운전석 부근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0ppm, 뒷좌석 농도는 2250ppm으로 나왔다.

숨진 2명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병원에 이송된 직후 250ppm이었는데, 버스 내부에서 9배에 달하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것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전원을 공급한 발전기가 있던 화물칸의 농도는 4080ppm에 이르렀다.

이에 경찰은 사고가 난 유세 차량을 김포의 한 업체가 불법 개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업체를 찾아 발전기 설치 관련 설계도면과 작업일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한편, 버스 외부에 설치한 대형(LED) 화면, 45인석인 좌석을 25석으로 줄이면서 구조변경 허가를 받았는지 조사 중이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가스로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석탄이나 석유 등 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한다. 체내로 들어온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 운반 기능을 떨어뜨려 저산소증을 유발시키는데, 일산화탄소 농도가 1600ppm인 곳에 머물면 2시간 이내에 숨질 수 있고, 3200ppm이 넘는 곳에서는 30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유세 차량의 경우 통상 사용하는 트럭 개조형과 달리 내부가 밀폐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세 차량에서 발전 장치를 가동할 경우 일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문을 열고 버스 유세 차량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것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세 차량 사고는 비단 안 후보 진영만의 일이 아니다. 임시로 개조해 만든 차량인 데다 차체도 높고 스피커 등 각종 장비도 실려 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15일에는 부산의 한 지하차도에 진입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유세 차량이 굴다리 천장과 부딪히며 전복돼 두 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번 유세 차량의 예기치 못한 사고는 여야 후보 진영에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이에 각 당에서는 유세 차량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안전 수칙과 교육을 통해 인명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더불어 현재 전국의 유세 현장은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라는 측면에서 안전하지 않다. 코로나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 선거 직전인 3월 초엔 확진자가 하루 30만명이 된다는 예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대선 투표 참여를 위한 별도의 투표 시간을 마련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법률개정안 공포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는 기존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이후 1시간30분 동안 투표소를 열고 확진자와 격리자가 별도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전국 각지의 유세장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기름을 끼얹는 현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각 후보 진영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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