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모빌리티 관리 노인일자리…청년 애용 공유자전거‧킥보드, 관리는 노인세대가
공유 모빌리티 관리 노인일자리…청년 애용 공유자전거‧킥보드, 관리는 노인세대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2.28 10:55
  • 호수 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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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세대가 애용하는 공유 모빌리티 관리에 노인일자리를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따릉이지킴이에 참여한 어르신(왼쪽)과 한 공유킥보드 기업이 노인일자리 참여자에게 킥보드 사용법을 설명하는 모습.
최근 젊은 세대가 애용하는 공유 모빌리티 관리에 노인일자리를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따릉이지킴이에 참여한 어르신(왼쪽)과 한 공유킥보드 기업이 노인일자리 참여자에게 킥보드 사용법을 설명하는 모습.

서울시 따릉이, 전동킥보드 등 관리 맡겨… 노인 경제 활동 도와

불법주차, 고장 등 문제 해소… 기기 소독 등 방역 업무도 맡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와 함께 서울 도심 대표 단거리 이동수단으로 자리잡은 공유킥보드. 이동 시간을 줄여주며 MZ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부 사용자가 아무데나 주차해 보행을 가로막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불법 주차된 킥보드 단속이 진행됐고 서울에서만 두 달 만에 견인료와 보관료만 3억원 넘게 부과됐다.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법이 등장했다. 바로 노인일자리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공유 모빌리티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관리 문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따릉이에 이어 공유킥보드 업계도 노인일자리에 손을 내밀어 관리에 나선 것이다. 

공유 모빌리티란 이동수단에 공유경제를 결합한 것으로 직접 이동수단을 구매하지 않고 도심 곳곳에 배치된 자전거, 킥보드 등을 자유롭게 타고 이용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되는 공공자전거 사업과 공유킥보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유킥보드 ‘킥고잉’을 운영하는 올룰로는 최근 송파구와 손을 잡고 2월부터 ‘시니어 전동킥보드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12명을 선발해 잠실역 등 전동킥보드 사용이 많은 6개 구역에 킥보드 관리를 맡긴 것이다. 

참여자들은 주 3일, 하루 2시간30분씩 킥보드 정리를 한다. 인도 위 점자블록이나 자전거 전용도로, 횡단보도 근처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면서 넘어져 있거나 주차 구역이 아닌 곳에 세워진 킥보드를 이동시키고, 재배치한다. 통행에 불편을 주고 안전사고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조치를 취한다. 

참여자에게 시간당 1만원의 인건비가 지급되는데 복지부와 서울시, 송파구의 노인일자리사업 예산으로 지원된다. 총 22시간 근무할 수 있고 이를 다 채우면 킥보드 업체 측에서 10만원의 장려금을 지원해 1인당 최대 33만원을 지급한다.

송파구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송파구 내 지하철역은 전동킥보드 숫자도 많고 방치된 비율도 높다는 점에 착안해 나온 정책”이라면서 “건당 4만원씩 부과되는 견인 조치가 한 달에 400건 넘게 이뤄지고 있어 업체 입장에서도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지쿠터’를 운영 중인 지바이크도 지난해부터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지쿠터 실버스타즈’를 도입했다. 지쿠터 실버스타즈는 킥보드 재배치와 위생‧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주차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킥보드를 주차구역에 재배치하고 코로나를 막기 위한 기기 소독 등 관리업무를 맡는다. 지쿠터가 운영 중인 서울, 광주,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50개 지역에 100여명의 실버스타즈를 배치했다. 

지바이크 관계자는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함과 동시에 전동킥보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더욱 위생 관리가 중요해진 서울시 따릉이의 경우도 노인일자리를 통해 해결하는 자치구가 늘어나고 있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서울시의 따릉이는 대중교통보다 적은 비용으로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남녀노소가 애용하는 이동 수단으로 성장했다. 허나 자전거 숫자가 늘어날수록 고장난 자전거가 장시간 방치되거나 대여소 주변 쓰레기 문제등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2018년부터 마포구, 동작구 등이 노인일자리 시범사업을 통해 ‘따릉이지킴이’를 운영했고 현재는 22개 자치구에서 1600여명이 활동 중이다. 마포구의 경우 대한노인회 마포구지회(지회장 박규철)에서 선발한 100명의 따릉이지킴이가 90여개의 대여소를 관리한다. 집과 가까운 대여소를 배정받아 주변을 청소하고 망가진 자전거가 있나 없나 확인한다. 이때 고장난 자전거가 발견되면 즉각 공단에 알려 수리를 요청하고 해당 자전거에는 스티커를 부착해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방역 업무까지 추가돼 손잡이와 안장을 소독하고 대여소에 비치된 손 세정제도 관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규철 마포구지회장은 “따릉이의 관리 고민을 덜어주고 여전히 일을 하며 사회에 헌신하고 싶어하는 마포구 어르신들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일거양득의 사업”이라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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